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73
보스톤코리아  2015-03-23, 10:52:12 
오키나와에서 수련된 가라데, 이 당수唐手는 태평양 한가운데의 작은 섬에서 발생한 토착적인 무술인가? 아니면 중국에서 전래된 무술인가? 또는 토착적인 무술과 중국에서 유입된 무술이 융합하면서 발전하고 변화되어 온 것인가? 

김산호의 저서 ‘슈벽, 가라테 그리고 태권도’에 보면 우리나라의 무술이 오키나와로 전래되었다고 주장한다. 고려군 삼별초가 몽골의 침입에 항전하다가 제주도를 거쳐 일부가 오키나와로 망명을 하면서 당시 고려군들이 의무적으로 수련했던 ‘수박치기’를 토착인들에게 전수하였다. 그리고 그 수박이 나중에 자기방어술이 된 가라데(당수)라고 한다. 또한 신채호의 ‘조선상고사’에 보면 우리나라의 수박이 중국으로 가서 권법이 되었고, 일본으로 건너가서 가라데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김산호의 주장은 정확한 사료의 근거 제시 없이 하는 민족주의적인 주장이라서 태권도학계 뿐만 아니라 일반학계에서도 논란이 될 수 있는 ‘꺼리’를 제공할 수도 있다. ‘조선상고사’의 내용 역시 정확한 사료의 근거는 제시하지 않고 있다. 

오키나와의 가라데는 15세기경에 중국의 남방무술이 전래되었다고 보는 것이 정설이다. 중국의 남방무술은 손기술 위주의 무술이고, 북방의 무술은 화려한 발기술 위주의 무술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당수가 들어와서는 체계적인 신개념의 도장이나 ‘관館’의 창설 등은 일본의 그것을 베꼈지만, 기술은 우리의 고유 무예와 융합되면서 화려한 발기술에 능숙한 우리의 유전자에 맞게 발전하여 ‘태권도’라는 새로운 이름의 무도가 세계 무도계를 석권함은 물론 무도스포츠, 즉 올림픽에서도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오키나와의 가라데도 토착적인 무술(그것이 삼별초가 전래했던지, 그 이전에 존재했던지와는 무관하게…)과 중국 남방무술이 들어와서 융합되고 우수한 기술은 계승되어 발전되었고, 실전에서 비실용적인 기술은 퇴보되면서 또 다른 하나의 오키나와만의 독특한 무술인 가라데(당수唐手)가 만들어 졌으며 그것이 전수되어 내려왔다. 그리고 1920, 30년대에 일본 본토로 소개되었고, 1940년대에 우리나라로 전파되었다. 그리고 1950, 60년대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로 흘러들어 갔다. 

작은 섬 오키나와에서 발생하여 일본 본토와 우리나라, 그리고 미국으로 퍼져나간 것은 단순한 일개의 무술문화의 이동만이 아니라 인류문명의 큰흐름 속에서 복합적인 문화가 이동하면서 새로 만나는 문명과 충돌, 융합, 흡수 또는 제압을 하면서 별개의 문화로 발전되었다. 가령 미국에서는 가라데가 미국인들의 신체적인 삶에만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라 동양무술의 인식에 관한 제반 개념은 물론, 그들의 일반 용어인 ‘무술(Martial Arts)’ 보다는 ‘가라데’라는 고유명사가 ‘Martial Atrs’를 대체하여 ‘Karate, 커라디’ 라는 일반명사가 되어 모든 무술을 지칭하게 되었다.

근래에 와서는 우리나라 태권도인들의 많은 노력으로 인하여 ‘Martial Arts’가 사회적으로 더 넓게 통용되면서 태권도와 가라데에 대하여 제되로 인식을 해가고 있다. 상당히 아이러니칼하게도 미국에서 이렇게 ‘가라데’가 일반명사화 되고 그들의 일반생활에 까지 대단한 영향력을 끼친 사람은 바로 우리나라 사람, 배달민족이다. 그가 바로 최영의崔永宜(1923 – 1994, 일본명 오야마 마스타쯔, 大山倍達)라는 역사적인 인물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에는 ‘Mas Oyama’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가라데는 일본 본토에 소개되면서도 오키나와인들이 아닌 일본인들의 입맛에 맞게 변했다. 무엇보다 일본인들도 그 중국냄새가 물씬 풍기는 이름인 당수唐手(손기술 위주의 당나라 무술 – 오키나와인들은 중국을 통상 당나라라고 칭했다. 가령 우리도 역사적인 고증이나 그 어떤 특정 시대나 왕조의 구분해야 될시는 정확하게 나타내지만 일반적으로는 보통 중국이라고 칭하는 것과 같다.)를 공수空手로 개명하였다. 즉 오키나와무술(또는 중국무술)을 일본무술로 바꾼것이다. 당수는 맨손으로 하는 손기술 위주의 무술인 관계로 ‘빌 공空’자를 차용하여 자字를 바꾸면서 음은 같이 ‘가라데’라고 한다. 즉 ‘唐手’와 ‘空手’을 다르게 발음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둘을 별개의 무술로 오인할 수도 있지만, 가라데가 일본 본토에 상륙하여 일본화 하는 과정에서 개명을 한 것이다. 문자만 다르지 발음과 내용은 같다. 일본인들에게는 당수唐手와 공수空手는 발음이 같으며 그냥 같은 ‘가라데’이다.(唐手를 음독할 때 ‘토오데에’라고도 한다) 그것은 우리는 한자를 읽을 때 음독音讀을 하여 뜻을 풀이하지만, 일본은 그냥 뜻을 바로 읽는 훈독訓讀을 하기 때문이다.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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