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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의 세상 스케치 496회
보스톤코리아  2015-05-04, 11:56:54   
요즘은 뒷모습만으로 나이를 예측할 수 없어졌다. 그만큼 자신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시간과 정성을 들인다는 얘기이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남편과 아이들을 챙기며 열심히 일하고 노력하고 헌신하던 자리의 주인공이 바로 어번 그래니(Urban Granny)인 것이다. 그 나이쯤이면 아이들은 훌쩍 자라 엄마의 곁을 떠나고 곁에 있는 남편이 위로가 되는가 싶었는데 그것도 시원치 않고 뭔지 모를 외로움에 가끔은 울적해지기도 하는 것이다. 그 시기가 여성의 폐경과 함께 갱년기의 시작점이기도 한 이유이다. 이 시점을 어떻게 잘 극복하고 노년을 준비할 것인가.

"어번 ‘그래니(Urban Granny)’는 ‘도시의’라는 뜻의 ‘Urban’과 할머니의 줄임말인 ‘Granny’의 합성어이다. 직역하면 ‘도시의 할머니’ 또는 ‘도회적인 할머니’라는 뜻으로 자신을 위해 돈과 시간을 쓰는 50대 이상의 여성을 일컫는 신조어이다. 가정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 아닌, 경제력을 가지고 자신을 가꾸는 세련된 50대~60대 여성을 뜻한다. 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에서 ‘어번 그래니’를 2015년을 주도할 키워드 중 하나로 소개하며 알려졌다. 어번 그래니는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 붐 세대에 해당한다. 초등학교 의무교육과 중학교 입시 폐지, 고등학교 평준화의 첫 세대이기도 하다."

주변에 가깝게 지내는 몇 지인들이 있다. 물론 연배가 나보다는 몇 살씩 위인 까닭에 자식을 출가시킨 분들도 몇 계시고 손자 손녀를 본 분들도 몇 계신다. 가끔 할머니가 된 기분이 어떠하신가 물을 때도 있지만, 이미 할머니가 된 까닭에 그런 질문은 별 의미가 없다하신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자식을 키울 때는 모든 것이 여유롭지 못하니 제대로 아이를 챙기지 못했는데 손주는 어찌 그리도 예쁜지 엄마 아빠인 자식들보다 할머니인 당신이 더 챙기신다는 말씀이다. 참으로 옛 어른들의 말씀처럼 '내리사랑'이라는 말이 다시 떠올려지는 시간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손주들이 있어 할머니라는 이름으로 불리지만, 정작 그 할머니를 만나면 할머니의 모습은 간데없고 늦둥이를 둔 엄마의 모습이니 어쩔까. 멋쟁이 할머니를 둔 손자 손녀들도 그들에게는 축복일 게다. 바쁜 일손으로 분주할 엄마의 손길을 조금이나마 쉼을 줄 수 있고 마음의 여유를 줄 수 있는 것이 다른 사람이 아닌 '멋쟁이 할머니' 덕분인 까닭이다. 삶의 경험으로 무엇이든 머뭇거림이나 거침이 없고 씩씩하고 당당하게 일 처리하시는 모습은 정말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고 쫓아갈 수 없는 그들만의 삶의 노하우가 가득 담긴 특권이다.

물론, 이들에게는 그동안 열심히 일하고 절약하며 삶의 경제를 이끌어 온 이유로 경제적인 여유도 있다. 자식에게는 바쁘게 사느라 아니 여유가 없어서 마음만큼 물질적인 것을 해주지 못했다. 그러니 손자들에게는 무엇인가 해주고 싶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옛말에 '인심에서 광난다'라는 말이 있지 않던가. 요즘은 애나 어른이나 무엇이든 줘야 좋다는 세상이 아니던가. 그것은 웃자고 하는 얘기이고 아이들도 깔끔하고 정리정돈 된 할머니 집이 좋고 사위나 며느리도 깔끔하게 정리된 시어머니나 장모님의 집이라야 자신의 아이들을 마음 편안하게 맡기게 된다는 것이다.

요즘 '멋쟁이 할머니'들의 특징이라면 자신의 관리에 철저하다는 것이다. 그것은 자신의 건강으로부터 시작해 경제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계획을 철저히 세우며 산다는 것이다. 자신의 건강을 위해 시간을 준비하고 운동(헬스)을 하며 산에 오르고 들로 바다로 산책하며 자신의 취미를 하나씩 늘려가는 것이다. 참으로 멋지고 아름답지 않은가. 여자 나이 오십과 육심은 참으로 아름다운 나이라는 생각을 한다. 세상을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일들이 삶의 지혜가 되고 넓은 가슴으로 무엇이든 받아줄 수 있는 여유는 그들만의 영혼 깊은 곳에서 흘러넘치는 샘물인 까닭이다.

나도 그렇게 늙어가고 싶다. 몸과 마음과 정신이 멋쟁이인 그런 할머니로 남고 싶다고 그렇게 매일 주문을 외듯 기도를 한다. 제대로 잘 늙어가야 할 텐데 하는 그런 생각을 가끔 해본다. 그렇다면 어떻게 잘 늙어갈 것인가. 참으로 어려운 화두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늙음을 비켜갈 그 무엇도 없지 않은 것이 우리네 삶이 아니던가. 몸은 늙는데 마음만 늙기 싫다고 하면 그것도 어불성설(語不成說). 노년에 오는 신체의 변화도 삶의 한 부분이기에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이며 사는 것이 지혜라는 생각을 한다. 결국, 자신이 가진 것밖에 나눌 것이 뭐 있을까. 늘 나누고 베푸는 삶이길….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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