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하는 ‘나’, ‘나’ 때문일까? ‘너’ 때문일까? (2) -좋은 습관은 행복으로 가는 지름 VIII-
보스톤코리아  2015-05-25, 11:22:50 
지난번 칼럼 ‘존 볼비’의 ‘애착이론’을 통해 어린아이들의 애착관계형성이 어른이 되었을 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피력했다. 장난감을 설치한 놀이방에서 떠났다가 돌아온 엄마를 보고 아이가 어떻게 반응을 하는가의 관찰을 통해 애착 형성을 네 가지로 나누었다. ‘안정 애착’, ‘회피 애착’, ‘양가-저항 애착’, ‘혼돈 또는 비조직화 애착’을 말한다. 아미르 레빈와 레이첼 헬러는 ‘그들이 그렇게 연애하는 까닭( Attached, 2011)’이라는 저서를 통해 어릴적의 애착관계 형성은 성인이 된 후 인간관계에서 강한 영향 미침을 설명했다. 어른이 되어서도 애착유형이 ‘불안형, 회피형, 안정형’으로 나누어진다는 것이다. (자신이 어떤 애착 유형인지 알고 싶다면, 보스톤코리아 웹사이트에서 지난번 칼럼을 참고하기 바란다.)
이십대 후반의 코드니는 호감이 가는 남자를 만나면 항상 자신이 겉잡을 수 없는 감정 기복에 빠져 힘들게 됨을 호소해왔다. 만난지 얼마 되지 않은 남자에게 이러한 감정을 너무 쉽게 느끼는 자신이 너무 싫은데 감정 콘트롤이 힘들다는 것이다. 직장에서 유능한 직원이고 친구들에게도 인기도 많은데 유독 연애 관계에서는 자신이 없다고 했다.  

어린 시절, 그녀의 부모님은 잠시 별거를 했다. 아버지는 내연녀와 동거를 하고 있었다. 아버지는 이혼을 원했고 어머님는 이혼을 수락하지 않으셨다. 어머니는 자식 셋을 뒷바라지 하기 위해, 식당을 하시면서 고생스럽게 생계를 꾸려 나가셨다. 어머니는 화를 잘 내셨고 가끔씩 자신을 혼내셨는데 왜 자신이 혼을 나는지 이해가 안갈 때가 많았다. 때로는 감정기복이 심한 어머니에게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어머니는 코드니에게 ‘남자는 절대 믿을 존재가 아니라면서, 당신처럼 살고 싶지 않으면, 너를 믿고 너가 잘 돼야 한다’고 누누히 말씀하셨다.

다섯 살에 떠난 아버지는 그녀가 국민학교 3학년이 되었을 때 집으로 다시 돌아 오셨다. 그 후, 어머니는 그렇게 모질게 떠나셨던 아버지에게 화를 내시기는 커녕, 왕을 모시듯 쩔쩔 매며 사셨다. 행여 내연녀에게 돌아갈까 두려워 눈치를 보시다가 미국 이민을 감행하셨다. 아버지는 자신의 위엄을 지키시려 식구들과 항상 거리감을 두셨고, 아무도 필요로 하지 않으시는 모습을 보이셨다. 자라면서 남자를 절대 믿지 말라고 하시던 어머님의 말씀과 다시 떠날까 두려워 아버지를 왕처럼 모시는 어머님의 순종의 나약함이 이율배반처럼 느껴졌다.

대학교 때 처음으로 연애를 했다. 첫 남친 팀과 가까와 지면서, 자신의 감정에 급격한 변화가 왔다.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은데 팀만 생각이 나고, 다른 일은 할 수가 없었다. 그의 연락에 민감해지면서 그의 반응에 점점 더 집착이 되어갔다. 그와 연락이 안되면 안절부절 되다가도, 그와 연락만 되면 안심이 되어 자신의 일을 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팀은 그녀가 너무 의존적이고 자신을 너무 필요로 한다며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보낸 소식에 답장해줄 것을 요청할수록 그는 더 자신의 요청을 무시했다. 그녀는 점점 불행해졌는데, 왜 자신이 불행한 이 관계를 지속하려 하는지 이유를 몰랐다. 결국 팀은 그녀를 집착녀로 몰아서 관계를 끝냈다. 그녀는 큰 상처를 받았다.

그녀의 첫 남친 팀과 그녀의 아버지는 ‘회피애착유형’이라는 비슷한 면을 갖고 있다. 스티브 롤스(Steve Rholes, Texas A&D University)는 그의 리서치를 통해 “회피 애착유형은 자신이 파트너로부터 무심해질수록 매력적이 되어간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즉, 회피애착유형은 다른 이들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 ‘자신감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회피 애착유형은 ‘자기 의지(Self-Reliance)’를 선호하는데, 자기 의지의 획득은 성관계의 친밀함과 가까운 관계가 주는 편안함을 방해하게 하는 요소가 있다고 보고한다. 회피애착유형이 너무 가까운 관계를 기피하고 ‘자기 의지’를 자립심이라고 혼동하는 경향이 있기에,  파트너의 요구나 필요는 자신의 필요에 집중을 하게 되는데 방해요소가 되므로 무시하게 된다는 것이다. (Levine & Heller, 2010) 

코드니의 첫 남친 팀은 그녀의 아버지가 그의 식구들이 간절히 원하는 애착의 감정을 무시하듯, 코드니가 절실히 감정적인 필요를 할수록 그녀를 더 무시하고 질책했다. 코드니의 어머님도 자신이 버림받은 상처로 코드니가 절실히 갈망하는 애착 친밀감에 민감하게 반응해 주지 못했다. 레빈은 상처많은 어린 시절의 애착형성이 ‘회피애착유형’을 만나면, ‘매조키스틱 경계 성격 형성(Masochistic Borderline Personality Traits)’이 일어나기가 쉽다고 한다. 이것을 레빈은 ‘활성화된 애착체계’라고 한다. 연구에 따르면 ‘불안 애착 유형’의 성급한 결론을 보이는 경향은 감정상태를 잘못 해석하기 쉽다고 한다.(Fraley & Lermont-Ferrand, ECT-R attachment style)

처음에 코드니가 팀과 가까와지고 했던 열망은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었다. 팀이 회피를 하기 시작하자, 애착을 갈망하는 코드니의 애착 체계가 다른 이들보다 많이 활성화하면서 불안, 몰두, 집착과 같은 순간적인 희열을 사랑으로 착각하게 되었던 것이다. 팀의 반응은 그녀에게 가끔씩만 맛보게 하는 기쁨일뿐, 팀과 연애를 하는 동안 ‘불안, 걱정, 집착’의 주된 감정으로 그녀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 아픔이 그녀에게 ‘매조키스틱 경계 성격형성’을 가져왔다.

만약 그녀가 팀을 만나기 전 ‘안정 애착 유형’을 갖고 있었다면, 그의 회피 행동에 거부 반응을 느껴 관계를 일찍 끝냈거나, 자신의 관계에 필요로 하는 요구를 당당히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팀과의 관계를 지나칠 정도로 귀하고 조심스럽게 여기면서 ‘실수’를 저지르지 않으려고 그녀의 모든 행동에 제약을 걸지는 않았을 것이다. 거듭되는 관계의 실패로 아물지 않은 깊은 상처를 갖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테라피를 통해, 그녀는 연애의 관계에서 거부를 너무 두려워하는 ‘불안 애착 유형’이라는 사실을 받아드렸다. 그녀의 아픔을 보듬어 줄 수 있는 대상을 만나기 위해서는 우선 그녀가 절실히 원하는 애착열망을 줄 수 있는 상대인지를 파악 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렸다. 그녀의 애착 형성에 영향을 준 가족 환경과 첫 남친에게 받은 상처를 인지하면서 그녀가 애정 결핍을 보이는 것은 그녀에게는 당연한 현상임을 인식하게 하였다. 그녀의 연락에 간절해하는 모습에 질책을 하는 남자는 회피 애착 유형임으로 그녀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하는 대상임을 직시하게 했다. 

새롭게 호감가는 상대를 만났을 때, 그녀는 자신을 사귀기 위해서는 서로의 연락을 존중해주기를 요구했다. 처음 자신의 감정이 필요한 부분을 요구하면서 새로운 남자가 떠날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예상치 못한 반응이 왔다. 새로운 남친은 그녀의 요구에 충실했다. 연락이 두절되지 않고. 즉시 반응을 받으니, 예전에 생겨났던 ‘애착 체계 활성화가 생기지 않았다. 새 남친의 비위를 맞춰주기 위해 자신을 변화하기보다  ‘이 사람은 내가 ‘안정 애착 유형’으로 변화하는데 필요한 부분을 얼마나 채워줄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자신의 요구를 솔직하게 표현하기가 수월해지자 효과적인 대화법이 가능해지기 시작했다. 코드니는 ‘안정 애착 유형을 갖기 시작하게 된 것이다.

성인이 되어 누군가와 ‘애착 형성’을 갖느냐는 어린 시절 ‘애착’을 만들어 가는만큼 중요하다. 누군가를 만나 평생하는 관계는 자신의 팔자에 중요한 요소다. 좋은 팔자를 갖고 싶다면,자신이 어떤 애착 유형인가를 솔직하게 판단하고, 어떤 타입과의 관계가 자신의 손상된 애착 유형을 복구하게 할 수 있는지 신중히 고려하자. 자신의 애착 유형을 더 알고 싶다면 레빈&헬러의 ‘Attached’를 권유한다.


양 미아  Licensed Psychotherap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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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Fruit St. Worcester, MA 0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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