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통수’를 친 이유라도 알려주면, 안되는 거니?’ - 좋은 습관은 행복으로 가는 지름 길 XI -
보스톤코리아  2015-07-27, 12:08:56 
누군가를 약 올리고 싶다면, 뒤통수가 최고다. 누군가를 휘청거리게 하고 싶다면, 뒤통수를 세게 치면 단 번에 쓰러진다. 실제로 사람의 뒤통수는 후두엽과 시상하부, 뇌하수체가 모여있는 부분으로 급소에 해당한다. 잘못 치면, 생명에 지장이 올 수도 있다. 마음으로든, 직접 손이나 흉기로든 뒤통수를 한 번 맞아 보았다면 그 후유증이 얼마나 오래가는지 알 것이다. 하지만 차라리 손으로 직접 맞는 뒤통수는 아픔을 직접 느끼고 상처를 볼 수 있기에, 마음으로 뒤통수를 맞는 것에 비해 치유도 빠르고 상처도 빨리 아무를 수 있다. 

보이지 않는 뒤통수의 행동이나 말은 은밀하다. 뒤로 공격이 가해 오는 상황이다 보니, 딱히 무엇이라 잡아내기도 힘이 든다. 그런데 기분이 무척 찝찝하다. 자신에게 상냥하게 예의를 지켜 말을 하는데 왜 마음에 갈등이 느껴지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더구나, 관계의 끝에 뒤통수의 펀치를 날리고, 뒤통수를 왜 쳐야했는지 물어보려 연락을 했는데 조가비처럼 입을 꽉 다물고 무시를 한다면, 속에서 끓어오르는 열불을 식히려면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미세스 한은 큰 아들의 복통이 심해지자, 원인이 밝히려 온갖 의료 검사를 했다. 소아과 의사는 ‘정신신체증후군(Psycho-Somatic)’에 의한 복통이라 진단을 했고, 병원 소셜워커는 테라피 치료를 요청했다. 미세스 한은 큰 아들의 정신신체증후군이 치유되는 과정에서, 자신의 내면 안에 복종하는 아이가 ‘수동공격성(Passive-Aggressive)’ 성향을 갖고 살아왔음을 깨닫게 되었다. 아들의 ‘정신신체증후군’과 자신의 ‘수동공격형’의 연관성이 점점 더 들어나면서, 미세스 한의 ‘수동공격성’은 필자에게 대체되어졌다. 겉으로 드러난 폭력성장애가 아닌, 감추어진 심리적 폭력성의 ‘수동공격성’의 환자의 치료는 많은 인내와 이해를 요구한다. 이미 고착되어진 사람에 대한 불신과 깊은 상처는 왜곡된 진실을 진실이라 믿고 살아왔기에, 진실 앞에서 자기 방어로 공격을 하기 때문이다.  

미세스 한은 자라면서 어른 앞에서는 자신의 본심을 드러내지 않고, 억압하며 참는 것이 미덕이라고 배우며 살아왔다. 그녀의 가족은 상하 관계의 서열에 민감했고, 부모 앞에서 무조건 복종이 요구되었다. 여섯 형제 중 셋째 딸로서 그녀의 부모가 복종을 하지 않고 대드는 큰 형제들에게 심한 꾸지람과 구타를 가하는 것을 보며 자랐다. 그래서인지, 마음이 여린 그녀는 부모님의 언성이 높아져도 불안해지곤 했다. 

그녀는 부모가 시키는 일은 싫던 좋던 무조건 순응했고, 부모의 기분 상태를 알아차리는 눈치가 빨랐고, 하고 싶은 말을 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하며 자랐다. 부모와 의견이 다를 때는 부정하지도 반항하지도 않으면 되었다. 특별히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위기가 잘 넘어갔다. 형제 많은 틈에서 부모의 관심을 차지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였다. 형제들은 소극적인 그녀를 항상 놀리며 무시를 했고, 자신들이 원하는 일이 있으면 그녀를 조종하며 이용했다. 부모에게 형제들의 행동을 이야기 해보았자, 형제들이 보복으로 자신을 더 괴롭힐 수 있다고 생각해 입을 다물곤 했다. 

셋째 딸이라는 이유로 대학도 포기를 해야 할 때에도 그녀는 불만을 힘들게 누르며 참아냈다. 고등학교 졸업 후 경리 사원일을 하며, 어렵게 야간 대학에 합격을 했다. 처음으로 자신이 원하는 일을 상의하며, 자신의 월급을 대학 등록금으로 사용하겠다고 했을 때, 그녀의 부모는 무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그녀의 뒷전에서 형제들에게, 그녀가 이기적이어서 집안의 어려운 경제 사정을 도울 생각을 안하고,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아이라고 핀잔을 했다. 그녀의 가족은 그녀를 은근히 더 멀리하기 시작했다.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도 그녀가 나타나면, 갑자기 침묵을 하며 그녀를 왕따로 만들곤 했다.   

자신의 의견이나 본심을 솔직히 드러내면, 자신이 더 상처받고 피해를 입는다는 믿음이 점점 더 굳어져 가면서, 사람들에 대한 불신과 분노가 커져갔다. 그녀의 분노의 표출의 방법이 남들 모르게 은근슬쩍 뒤통수를 치는 것으로 대체되어 가기 시작했다. 누군가에게 마음에 안드는 일이 있으면, 일단 속내를 감추고 있다가 상대방의 약점의 파악이 끝나면, 많은 사람 앞에서 상대방이 화내기에는 애매한 방식으로 교묘하게 무안을 주는 습관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러고 나면, 왠지 모를 쾌감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자신이 속으로 느끼는 시기와 증오, 적개심을 은근히 비꼬는 말투의 칭찬으로 표현하면서, 상대들이 기분이 나빠도 따질 수 없게 했다. 상대가 따지려고 하면, 회피와 무시로 관계를 정리하곤 했다. 그러면 속이 후련해졌다. 하지만 깊은 인간 관계를 맺지 못하고, 늘 외롭고 불안했다. 관계를 계산적으로 하다보니 늘 긴장하며 살아야 했다. 

미세스 한은 자신이 진정 원하는 말이나 행동을 했을 때, 가족으로부터 무시당하고 조종당하는 경험이 고착되었고, 건강하게 화를 내는 법을 억압당해 오면서 ‘수동공격형’의 인격장애가 생겨나게 되었다. 그녀의 수동공격형 성향은 회사 생활을 할 때에도 상사나 동료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곤 했다. 그녀의 상사에게 불만이 생기면 상사를 복수하는 방법으로, 상사가 지시한 것을 교묘한 핑계를 대면서 일부러 미루거나 보고하지 않고 일을 하지 않았다. 이메일을 통해 은근히 모함도 했다. 해고를 시킬 분명한 명분은 피해가면서, 겉으로는 복종하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공격의 칼날을 겨누었다. 갑자기 결혼 발표를 하면서 회사를 그만 두었다. 회사를 관두면서 업무와 관련한 자료들을 은밀히 없애버렸다. 

결혼 후, 아이들이 태어나면서 남편이 마음에 들지 않은 행동을 하면, 아이들을 동원해 남편을 수동적으로 공격했다. 아이들 앞에서 남편의 약점을 농담을 하는 척하며 무안을 주었다. 남편이 화가 나서 소리를 치면 농담도 못 넘기는 졸장부라고 심리적인 폭력을 했다. 남편이 없을 때 아이들에게 남편을 흉을 보며, 아이들로 하여금 남편을 무시하게 했다. 남편은 자신의 고립을 일 중독으로써 대처했다. 항상 집안 분위기는 불안하고 위태했다. 

큰 아들이 사춘기를 겪어가면서, 무조건 자신의 말을 믿고 따르며 자신을 필요로 하던 큰 아들이 자신을 멀리하기 시작했다. 이유를 물으면, 아들은 그녀와의 대화를 더욱 기피했다. 그녀는 큰 아들의 생활에 일일히 더 간섭을 시작했고, 큰 아들은 복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치료를 위해 수동공격현상을 필자로 대체시켰다. 그렇게 되면서 큰 아들의 정신신체증후군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미세스 한은 뒤통수를 치는 대신 직접 필자에게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필자가 그녀의 부모, 그녀의 상사, 그녀의 형제, 그녀를 뒤통수쳤던 대상으로 전이 되면서, 그녀는 뒤통수가 아닌 직접 자신의 분노를 드러내는 법을 배우기 시작한 것이였다.

뒤통수는 어쩌면 가장 애를 먹이는 공격일 수 있다. 보이지 않은 이 은밀한 공격이 습관이 되면, 가장 아끼는 사람,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심리적인 폭력으로 큰 피해를 받을 수 있고, 자신 또한 행복해지기가 힘들다. 자신이 수동공격형의 성향이 있다고 느낀다면 전문가의 치료를 권장한다. 뒤통수는 다음 세대로 전이될 수 있고, 뒤통수를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반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양 미아  Licensed Psychotherap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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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Fruit St. Worcester, MA 0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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