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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의 세상 스케치 507회
보스톤코리아  2015-07-27, 12:14:34   
한 남자와 한 여자가 한 지붕 아래에서 그리고 한 방의 한 침대에서 25년을 살았다. 어쩌면 길면 긴 시간일 게고 짧다면 짧을 시간이다. 물론 우리 부모님들 세대와 비교하자면 얼토당토않을 얘기지만, 요즘처럼 이해타산을 따지고 싫고 좋고가 분명한 시대에 25년이란 세월을 함께 살아왔다는 것만으로도 참으로 감사하다는 생각을 한다. 가족 다섯이 함께 모이는 일이 벌써 점점 어려워져 간다. 가끔 힘들게 다섯 가족이 모이면 세 아이에게 장난스레 던지는 엄마의 말이 있다. 25년을 넘도록 살고 있으니 가끔은 지루한 생각이 든다고 말이다. 그러면 아이들은 화들짝거리며 웃음으로 답을 해준다.

연년생인 세 아이를 정신없이 키우며 살아온 날들 생각해 보면 정말 뒤를 돌아볼 여유도 없이 허덕거리며 달려왔다. 지난해 5월 막내 녀석이 대학 졸업을 마친 후 어깨가 그렇게 가벼울 수가 없었다. 마음으로 많이 버거웠던 시간이었나 보다. 막내 녀석이 졸업했다고 해서 내 생활의 변화가 있는 것도 아닌데 마음이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었다. 그런 마음이 든 시간에 남편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이 사람이 곁에 있어 모든 것이 가능했던 일들임을 알기 때문이다. 지난날의 아픈 시간을 떠올리며 그냥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감사한 날이었다.

딸아이는 대학원(교육학)을 졸업하고 8월 1일부터 보스턴 시내의 중·고등학교에서 8학년을 맡아 미국역사를 가르치게 되었다. 5월에 대학원을 졸업하며 직장(Job)을 얻기 위해 몇 학교에 이력서를 넣어놓고 딸아이가 노심초사 걱정이 많은 것이다. 답을 기다리며 걱정에 있는 딸아이를 보면서 안되더라도 괜찮다고 다음 기회가 또 있으니 걱정 말라고 얘기를 해주었다. 그렇지만, 처음 사회에 발을 내놓고 정식으로 선생님의 길을 시작하려는 아이에게 이번에 불합격이 되면 큰 실망이나 되지 않을까 싶어 엄마는 더욱 마음에 걱정과 염려가 되었다.

아빠인 남편도 딸아이가 결과 발표가 있기 전, 은근히 걱정이 되었던 모양이다. 다른 잡(Job)들과는 달리 학교 선생님의 T.O 자리는 많지 않아 일자리 찾기가 여간 어렵지 않겠다고 얘길 하는 것이다. 그 말을 들으며 내심 걱정이 일기 시작했으니 당사자인 딸아이의 심정이 십분의 일 이해가 간다. 그리고 한참 후 학교에서 연락이 왔단다. 열심히 그리고 성실히 공부하며 노력해왔던 딸아이에게 기회가 주어진 것이 어찌나 고맙고 감사하던지 눈물이 핑 돌았다. 딸아이의 기쁨은 말로 할 수 없을만큼 큰 기쁨이고 행복이었으며 두 남동생과 할머니, 할아버지께도 큰 기쁨이었다.

이렇듯 하나둘 아이들이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으니 고마운 일이다. 자식에게 있어 부모의 역할이 어디가 끝일까마는 자신의 삶의 방향이 제대로 잡혀가면 그것으로 고마운 일인 게다. 큰 녀석도 로스쿨 1년을 남겨 놓고 있다. 지난 1월에 프랑스에 가서 7개월 머물러 공부를 마치고 엊그제 보스턴으로 돌아왔다. 보스턴에 도착한 그 다음 날부터 학교 교수님 밑에서 일을 하게 되어 쉬지도 못하고 일을 시작하고 말았다. 남편보다도 더 남편 같은 큰 녀석은 엄마에게 믿음직스럽고 편안한 자식이면서도 때로는 남편보다도 더 어려운 자식이다.

막내 녀석도 뉴햄프셔에 있는 썸머 캠프장에서 카운슬러 대학생들만 200여 명이 된다는데 그 대학생들의 대장(팀장/Director)이 되어 재미있게 보내고 있다. 내년 가을에는 대학원 공부를 시작한다고 하니 이 녀석만 제 갈길을 마련하면 엄마 아빠의 마음이 더욱 편안해질 것이다. 그러고 보니 25년이란 세월이 그냥 무심히 지난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정신 없이 보낸 세월 속에 서로의 기쁨과 행복과 슬픔과 아픔 그리고 고통까지도 함께 뒤섞여 있으니 말이다. 세 아이를 키우며 그 아이들로 기쁘고 행복하고 때로는 그 아이들로 부부가 싸운 일도 참으로 많지 않았던가.

이제 25년을 살다 보니 남편 앞에서도 거리낌 없이 방귀 실례도 가끔 하기도 하고 남편 역시도 아내 앞에서 꺽꺽거리는 트림을 생각 없이 하는 것이다. 그래, 이제는 서로 감추며 챙기는 예의보다는 조금 더 편안한 모습으로 마주하니 편안해 좋긴 하다. 물론 아직까지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참아주기를 바라는 서로의 마음은 남겨놓은 채로 말이다. 이제는 아이들도 각자의 인생 여정을 좇아 제 갈 길을 찾아가고 있으니 우리 부부도 무엇보다도 서로 각자의 건강을 챙기며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25년을 넘게 함께 살고 있으니 이제 우리 부부는 편안하고 오랜 친구 같아 좋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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