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슬함
보스톤코리아  2015-12-14, 13:51:12 
이번 주는 공화당 대통령 후보 중 한 사람인 도날드 트럼프의 무슬림 혐오 발언으로 뜨겁네요. 

전문 정치인이 아닌 트럼프 입장에서는 이러한 막말 등 기존의 정치인들과 차별화하는 방법만이 자신이 기존 정치권과 싸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계산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이전 대선에도 이런 방법으로 자신을 각인시키는 후보들이 언제나 있었지만 그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번 대선에서의 트럼프의 막말 작전도 그 이전과 그리 다르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의 막말은 오히려 계속해서 이슈가 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열광하고 있다는 것은 그 막말들에 동의한다고 볼 수 있겠죠. 

오래 전 한 컨퍼런스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몇몇 미국인 변호사들과 미국의 테럼범들 처벌에 대한 얘기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미국에 체포된 테러범들은 쿠바에 위치한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용됐었습니다. 

부시정권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테러범들을 이곳에 수용하기 시작했지만 인권사각지대라는 비난에 시달리다 오바마 행정부에 의해 폐쇄된 곳입니다. 

하지만 그 컨퍼런스 당시엔 테러범들이 그곳에 수용되고 있었습니다. 재밌었던 점은 이 테러범들에게 형식적이 아닌 정식 재판의 기회가 주어지고 변호사 선임의 권리도 주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대부분의 변론은 미국의 최상위 로펌의 변호사들에 의해 무료로 진행됐었습니다.  저와 얘기하던 그 변호사들은 이점에 대해 상당히 자부심을 가진듯 했습니다. 물론, 그 수용소에서 행해진 비인권적인 행위들이 차후에 드러나긴 했지만 적어도 자신의 국민에게 해를 끼친 테러범이 밉긴하지만 처벌은 철저히 법에 의해 진행한다는 자부심이 부럽기는 했습니다. 

이런 것들이 미국을 강한 나라로 만들었겠구나 라고 생각했죠. 힘이 있고 제도를 만드는 지도 계급들이 똑바로 생각하고 나라를 이끄니 강한 나라가 되는구나 하는 부러움. 
입장의 차이는 있겠지만,  불과 수십년 전 이 나라도 여성에겐 투표권이 없었고, 화장실이 남/여/유색인종으로 나뉘었던 나라, 하지만 이런 것들과 싸워 이기고 바로잡는데 앞장선 나라.

그런데 2015년 현재, 이제는 트럼프의 막말에 계속해서 열광하는 나라가 되어 있네요. 
이번 무슬림 발언만해도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아무리 원한다고 해도 그게 불가능하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적어도 선거 때만 되면 거의 모든 정치인들이 외치는 구호 ‘평등’, ‘종교의 자유’ 만으로도 말이죠.

씁슬한 것은 이러한 막말에 열광하는 대중이 아니라 이러한 대중의 심리를 교묘히 이용해 지도자가 되려는 정치인이 있다는 것과 이런 막말 작전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이죠. 한마디로 진전이 아닌 퇴보의 시작이 아닌가 하는 씁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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