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륙 인디언의 역사 : 9. 레드 클라우드의 빛나는 승리 (2)
보스톤코리아  2015-12-14, 13:57:31 
코너의 파우더강 원정 (계속)
이 작전을 파우더강 전쟁 또는 파우더강 원정(Powder River War or Powder River Expedition)으로 부르는데 코너 장군이 작전의 책임을 맡았다. 작전에 동원된 인원은 2,300 여명의 군인 외에 179 명의 포니족과 오마하족 출신 정찰병(scouts), 그리고 195명의 민간인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민간인 중에는 오리건 트레일과 캘리포니아 트레일의 분기점에 브리저 요새(Fort Bridger)를 설치한 Jim Bridger라는 이름을 가진 산 사나이(mountain man; 산속을 다니며 덫으로 야생동물을 잡아 모피를 구하는 것을 생업으로 하는 사람)도 길 안내자 자격으로 원정에 동참했다. 코너 장군은 전체 인원을 세 개의 부대로 나누어 서로 다른 방향으로 행군토록 하고 최종 집결지는 파우더 강가 보즈만 트레일 상에 세우기로 되어 있는 코너 요새로 정했다. 

그 당시 군대의 구성원에는 문제가 많았다. 징집으로 어쩔 수 없이 전쟁에 참가하였던 병사들의 대부분은 남북전쟁이 끝나자 제대하여 고향으로 돌아갔으나 나름대로 문제를 가지고 있던 사람들은 제대를 못하고 군에 남게 되었기 때문에 군대의 사기는 많이 저하되어 있었다. 미군에는 남부군 포로 출신도 상당수 있었는데 이들은 참전의 대가로 훗날 석방시켜 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인디언 전쟁에 참가하고 있었다. 물론 미군에 맞서는 인디언 전사들의 경우도 많은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인디언 측으로서는 뭐니 뭐니 해도 전투 무기 면에서 미군에 크게 열세에 있었다. 그들의 주력 전투 장비는 활과 화살이었으며, 약간의 총도 있었으나 미군들이 가지고 있는 신식 화기에 비하여는 그 성능이  크게 뒤떨어졌다. 총을 쏠 때에 필요한 화약도 턱없이 부족하였다.

코너 장군은 1865년 8월 2일 세 개로 나누어진 부대들 중 하나를 직접 지휘하여 라라미 요새를 떠나 새로운 군 요새 설치 예정지인 파우더강 쪽으로 행군하였다. 코너 장군의 부대는 행군 도중 13일에 파우더강의 Crazy Woman's Fork 지류에서 샤이엔 인디언과 가벼운 첫 교전을 가졌다. 며칠 뒤에는 포니족 출신의 정찰병들이 야영중인 샤이엔족을 새벽에 습격하여 27명을 살해하고 말과 노새 상당수를 탈취하였다. 백인 용병으로 많이 활동하고 있는 포니족은 전통적으로 수우 족과 샤이엔족과는 앙숙관계에 있었다. 코너 요새 건설을 완료한 코너의 부대는 북쪽으로 계속 진군하여 8월 29일에 텅 강가에 자리하고 있는 한 아라파호 마을을 공격하였다. 미군들은 1천 필의 말을 약탈하고 30톤에 달하는 페미컨(pemmican)이라고 불리는 장기저장용 말린 들소고기를 포함하여 인디언의 재산을 모두 불태우고 떠났다. 이 전투에서 백인들에게 일격을 당한 일을 계기로 그 때까지 비교적 온건한 평화적 종족으로 살아왔던 아라파호족이 용감한 전투적 종족으로 바뀌게 된다.  
코너가 지휘한 부대는 원정 도중에 몇 차례 인디언과의 국지전에서 승리했다고 볼 수 있으나 나머지 두 부대는 인디언들로부터의 계속되는 공격에 크게 시달렸다. 뿐만 아니라 두 부대는 원정 도중 비위생적인 식수와 보급품 부족으로 더욱 고통을 받았다고 한다. 막판에 식량부족으로 궁지에 몰렸을 때에는 먹이지를 못해서 쇠약해진 말을 더 이상 끌고 갈 수가 없게 되자 현장에서 900마리의 말을 사살하고 군인들은 거지 행색으로 걸어서 후퇴하였다. 두 부대원들은 거의 아사지경에 이르렀을 때에 코너가 이끄는 주력 부대에 의하여 겨우 구조되었다.

한편 앞에서 본 세 개의 부대와는 별도로 제임스 소이어(James A. Sawyers) 중령은 80대의 마차열차와 기술자들과 상당량의 보급품으로 구성된 또 하나의 부대를 끌고 몬타나로 향하고 있었다. 이들의 임무는 몬태나 금광으로 가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일이었다. 8월 13일과 14일 양일간에 걸쳐 오글라라족의 붉은구름(Red Cloud)추장과 샤이엔족의 무딘 칼(Dull Knife)추장이 이끄는 인디언 전사들이 소이어의 마차열차의 통행을 막았다. 소이어 부대는 설탕, 베이컨, 밀가루, 담배 등 한 마차 분의 생필품을 인디언에게 주는 조건으로 통행재개 허락을 받았으나 얼마 못가서 또 다른 공격에 2 주일 동안이나 발이 묶여 있다가 코너 부대에 의하여 구조되었다.

코너의 작전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 인디언들은 이번 전투를 통해서 보즈만 트레일 통행을 막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더 가질 수 있게 되었으며,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뭔가 더 강력한 조치가 있지 않는 한 인디언의 저항을 막아낼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페터만 전투
1861년부터 1865년까지 남북전쟁 기간 동안은 라코타 수우 족과 북부샤이엔족이 파우더강 유역에서 비교적 평화로운 유목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1865년 5월에 남북전쟁이 끝나면서 보즈만 트레일을 따라 몬태나 금광으로 향하는 이주 행렬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 미국정부는 이 길을 인디언의 공격으로부터 안전하게 지켜내기 위하여 추가로 주요 길목에 군 요새를 설치하고 새로운 화친 조약 체결을 추진하는 등 대책 마련을 서둘렀다.  1866년 6월 미국 측에서 대단한 공을 들여 오글라라지파의 Red Cloud 추장, 샤이엔족의 Dull Knife 추장, 브룰레지파의 Red Leaf 추장 등 주요 인디언 추장들을 라라미 요새로 불러 미국정부 측 대표 테일러(E. B. Taylor)와 회담을 가졌다. 그러나 서로 입장 차이가 좁혀질 수 없었기에 고성만 오가다 회담은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                         
(다음 호에 계속)

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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