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149
보스톤코리아  2016-10-17, 11:30:34 
화랑세기의 본문을 보기 전에 삼국사기 사다함열전과 신라본기에 기록된 사다함184) 의 주요 행적을 살펴본다. 그는 진흥왕 때의 유명한 화랑이다. 관창, 반굴 등과 함께 화랑를 대표한다. 비록 17세의 나이에 요절하였으나 뛰어난 무예와 기상으로 대가야 정벌에서 큰 공을 세웠다. 열전에 나오는 그의 가계는 내물왕의 7세손이며 아버지가 구리지仇梨知(화랑세기에는 仇利知로 기록되어 있다) 라고 나온다. 화랑세기에는 그의 가계가 자세하게 나오지만, 삼국사기에는 그의 아버지 구리지에 관한 기록은 급찬(9등급)의 벼슬을 지낸 김金씨로만 단 한차례 나온다. 사다함은 진골의 가문으로 그 풍모가 깨끗하고 준수하며 지기志氣가 드높았다. 그래서 많은 화랑도들이 받들기를 청하여 그를 따르는 무리가 1천여명이나 되었다. 561년에 진흥왕은 신라에 대항한 대가야를 이찬(2등급) 이사부에게 평정하도록 명했다. 이때 사다함이 불과 15,6세의 나이로 출전할 수 있도록 왕에게 청하였다.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처음에는 허락하지 않았지만 거듭되는 간곡한 청에 진흥왕은 그를 이사부의 귀당비장으로 종군하도록 하니 수 많은 그의 낭도들이 그를 따라 함께 출전하였다. 이렇게 가야에 도착한 사다함은 또 자청하여 기병 5천을 거느리고 전단문을 급습하였다. 가야군이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전단량 위에 백기를 세워 놓으니 가야군은 완전히 기세를 잃었고, 이 때 이사부가 대군을 이끌고 진격하니 마침내 가야가 항복하였다.

대가야 평정의 일등공신은 당연히 사다함이었다. 진흥왕은 그에게 가야인 포로 300명을 노비로 주었으나 다 풀어 주었고, 옥토도 하사하였으나 이것도 사양하고 알천의 불모지를 대신 받았다(사다함 열전). 같은 삼국사기의 신라본기의 내용은 조금 다르다. 진흥왕이 가야인 200명과 토지를 하사하였으나  3번이나 사양하였기에 억지로 상을 내렸다. 하지만 포로들은 모두 자유롭게 풀어주고 토지 역시 모두 부하 낭도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분명한 사실은 사다함의 대인다운 면모이다. 이로 인하여 그의 명성과 덕행의 칭송은 더욱 높아졌다. 나라와 임금을 위하여 목숨을 아끼지 않고 충성을 다한 사다함, 또한 숭고한 애민정신과 부하들에게 사랑을 아끼지 않았던 사다함의 요절은 신라의 대손실이었다. 이에 앞서 그는 무관랑이라는 친구가 있었다. 죽어도 변치말자고 맹세한 그들은 죽음으로 우정을 확인시켰다. 무관랑이 어느날 그만 병으로 죽고 말았다. 그의 죽음으로 몹시 슬퍼하며 통곡한 사다함 역시 7일만에 죽고 말았다. 그의 나이 17세였다(신라본기). 무관랑과 사다함의 죽음을 화랑세기에서는 아주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무관랑의 죽음의 원인이 단순한 병이 아니고 사다함의 어머니 금진낭주와 연결되어 있다. 또한 삼국사기와 화랑세기의 기록으로 보면 그들의 죽음이 남색男色관계였을 가능성을 추측하게 한다. 당시 사회상을 화랑세기를 통하여 들여다 보면 혼인에 있어서는 일부일처제였지만 축첩제 뿐만 아니라 남녀 구분없이 다수의 연인들과 자유롭게 상관하였으며, 동성애(남색, 용양신 등의 기록) 또한 사회적으로 개방되어 있었음을 볼 수 있다.

그렇다고 마냥 무질서하게 문란한 성관계로 방탕한 생활을 한것은 아니다. 일례로 사다함의 형인 토함은 사史에 아주 밝아서 많은 화랑들이 토함에게 사를 배웠다. 특히 하종(미실과 세종의 아들)의 기록을 보면 토함에게서 사史를 배우고, 이화랑에게 가歌를 배우고, 문노에게 검劍을 배우고, 미생에게 무舞를 배웠다. 즉 각 분야의 일인자들로부터 특수지도를 받았다. 또한 여기서 사史란 일반 역사이기보다는 ‘선사仙史’를 뜻하는 것 같다. 신라 말기 고운 최치원이 살던 시기에 선가사서인 ‘선사仙史’가 존재했으니 그 이전인 토함이 살았던 시기에도 선사가 당연히 있었다고 보인다. 선사는 단군이래로 부터 삼국의 유명한 선인仙人들의 사적事跡을 기록한 선가의 사서이다. 이렇듯 화랑도의 활동은 국토순례/명산대천 주유, 무사武士, 도의道義연마, 시가詩歌, 음악, 가무 등의 풍류 뿐만 아니라 학문과 인격도야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184) 斯多含, 산스크리트어 Sakridagami(한 번 돌아오는 사람)를 한역한 단어인데, 다음 생에 한 번 더 환생하면 다다음 생에서 아라한이 될 수 있다는 경지를 말한다. 열 가지 번뇌 중에서 앞의 세 가지에서 완전히 벗어나고,다음 두 가지에는 얽메임이 덜해질 정도가 되면 사다함으로 인정된다(아라한이란 불교가 초기에 성립될 당시 힌두교 전승에서 ‘완벽한 성품을 가진 깨달은 사람’ 을 뜻하는 말이었다고 하며, 어찌보면 부처와 같은 경지의 사람이지만 그 보다는 한 단계 낮은 의미로 전한다. 여래10호, 부파불교, 대승불교 등에서 상당히 더 심오한 의미가 있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한담객설閑談客說: 옥수수 예찬禮讚 2016.10.17
  가을이 깊어 간다. 서늘한 바람이 일면, 뜨거운 차茶가 제격이다. 보리차와 커피도 갸륵하다만, 더운 옥수수차도 맛이 깊다. 옥수수 철은 더웠던 여름과..
북미대륙 인디언의 역사 : 19. 주권 회복을 위한 만리 길 (4) 2016.10.17
마론 브란도의 오스카상 수상 거부양심있는 각계의 저명인사들이 인디언 인권운동에 힘을 보태기도 했는데 마론 브란도(Marlon Brando)가 아카데미상 수상을 거..
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149 2016.10.17
화랑세기花郞世紀, 5세 풍월주風月主 사다함斯多含(1)
''쓸쓸한 사랑, 그 낭만에 대하여...(1)'' - 마음이 바뀌면 인생도 바뀐다. XVIII - 2016.10.17
양미아의 심리치료 현장에서
영민 엄마와 함께하는 재정계획 (351) : ‘40살’ 생일축하 2016.10.17
1976년 8월 31일 미국에서 인덱스 펀드가 탄생했습니다. 올해로 정확히 40년이 됩니다. 펀드가 처음 시작할 때 투자금 $150 million을 기대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