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164
보스톤코리아  2017-02-06, 13:41:07 
이어지는 김대문의 화랑세기, [그 때 이화공二花公은 왕의 총애를 많이 받아 낭도에 대하여 싫증이 났다. 이에 공을 5세 풍월주로 삼았다. 공의 포제胞弟인 설원랑薛原郞을 부제로 삼았는데 나이가 13살이었다.… 설성이 출전하여 사다함이…에 당하여…하고 죽었다. 이에 이르러 무리들이 기려 말하기를 그대의 설성은 …. 사다함공의 신하인 무관랑 또한 공이 많았는데 미천하여 보답을 받지 못하고 죽었다. 공이 그것 때문에 마음이 아팠다.  
금진낭주는 평소에 색에 빠졌다. 많이…. 무관랑을 몰래 끌어들였다. 무관랑은 사다함을 대하기가 어려웠는데…. 사다함이… 위로하여 말하기를 "네가 아니라, 어머니 탓이다. 나와 더불어 …. …벗으로 어찌 작은 혐의를 문제 삼겠는가" 했다. 금진이 듣게 되어…. …스스로 도리를 알았다. 나에게 너그러운 것은 곧 … 무관랑 …. 사다함이 함께 출입했다. 낭도들 중에서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무관랑은 도망하고자 하여 …밤에 궁의 담장을 넘다가 구지溝池에 떨어져 다쳤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죽었다.] 

4세 풍월주 이화랑은 왕의 총애만 많이 받은 것이 아니라 진흥왕의 모후인 지소태후의 사랑 또한 많이 받았다. 이화랑은 지소의 딸인 숙명공주(아버지는 태종공, 진흥왕의 동복 오누이였지만 왕비이기도 하였다)와 서로 사랑에 빠져 그녀와 함께 심야에 월담하여 궁성 밖에서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살았다. 또한 지소태후는 이화랑을 곁에두고 침신으로 삼아서 만호낭주를 낳기도 하였다. 현대의 성관념으로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않는 부분이지만 골骨의 계승을 위한 신국神國의 도道는 모녀가 한 지아비를 공유하였다. 화랑세기에는 성골, 진골이 나오질 않고 인맥姻脈의 두줄기인 대원신통과 진골정통이 나온다. 대원신통은 진흥왕의 왕비인 사도왕후 박 씨 계통이며, 진골정통은 진흥왕의 어머니인 지소태후 김씨 계통이다. 금진낭주와 같이 색사에 빠진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대원신통과 진골정통의 여인들의 혼인과 색공은 자신들의 계통을 보전하기 위한 인맥姻脈의 형성이었다. 일례로 만호(아버지 이화랑, 어머니 지소태후)의 경우를 보면, 그녀는 3명의 남자(남편)가 있었다. 첫째는 동륜태자인데 동륜은 진흥왕과 사도왕후 박 씨의 아들이다. 만호는 동륜과 함께 장남 김백정(진평왕), 차남 진정갈문왕 백반, 그리고 3남 진안갈문왕 국반을 낳았다. 다음은 숙흘종인데 숙흘종은 입종갈문왕(지소태후의 남편, 진흥왕의 아버지)과 금진낭주 사이에서 태어났다. 만호는 숙흘종과 함께 딸 만명공주 김 씨를 낳았다. 이 만명이 김유신의 아버지 김서현과 야합을 하여 김유신과 태종무열왕(김춘추)의 비 문명왕후 등을 낳았다. 그리고 정숙태자(진흥왕과 숙명공주의 아들)와의 사이에서 딸 만룡낭주를 낳았다. 이렇게 얽혀진 만호와 자식들의 혼인관계를 보면 진골정통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소태후는 진흥왕의 비 사도왕후(대원신통이다)를 폐하고 자신의 딸 숙명공주를 혼인시켜 왕비로 들이려했다. 사도의 아들 금륜(후에 진지왕)과 지소의 딸 만호와의 관계, 만호의 딸 만룡이 미실의 딸 애함을 따돌리고 보리공의 부인이 된 점 등이다. 
물론 단순히 사랑에 빠져 인통姻通을 저버린 예외도 있다. 그 대표적인 여인이 만명이다. 만명은 만호의 딸이며 숙흘종과 관계하여 낳았다. 만명은 진골정통이면서 김서현과 야합을 했다. 처음에 어머니 만호는 반대하였지만 그들의 사랑을 식힐 수 없었고, 마침내 신라의 대영걸 김유신이 태어났다. 다소 복잡하게 얽힌 혼인이고 남녀관계이지만 신국 신라에서 ‘골骨’을 유지하기 위한 인맥姻脈의 형성이었다. 그래서 화랑세기 내용을 깊게 연구하지 않고 읽기만 하면 상당히 난삽하고 혼란스러운 성관계가 얽혀있지만, 여성(진골정통이든 대원신통이든…)들의 혼인이나 사통私通은 염연히 '색공色供'과 '색사色事'로 구분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색공은 남성의 신분에 따라 골을 유지하기 위한 인맥姻脈이었고, 색사는 남자의 신분과 별 상관없는 관계의 행위임을 볼 수 있다. 일례로 금진낭주를 보면 어린나이에 법흥왕의 후궁으로 있다가 법흥왕이 죽은 뒤에는 출궁되었다. 출궁의 이유는 아마도 소생이 없었기에 출궁을 당한것으로 보여진다. 그리고 자신을 모시면서 5년간이나 사모했던 구리지와 가정을 이루어 토함과 새달 그리고 사다함을 낳았다. 그리고 남편 구리지가 독산성전투에서 전사한 뒤에는 신분이 대단히 아래인 구리지의 용양신 설성과 가정을 꾸렸다. 그 신분관계로 인하여 효성이 지극한 사다함으로 부터도 성설은 의부로 인정받지 못했다. 심지어 금진마저도 다른 아들들(토함, 숙흘종 - 입종과의 사이에서 태어났다)로 부터 색녀로 취급되었다. 설성과 가정을 꾸려 설원랑을 낳기 전에는 잠시 궁궐에 유모로 들어와 있을 때는 진흥왕과의 사이에서 난성공주를 낳기도 하였다. 금진의 색사는 이에 그치지 않고 아들 사다함의 친구이자 부하인 미천한 신분의 무관랑을 침실로 끌어들여 결국 무관랑과 사다함을 죽음으로 몰아 넣었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삼국사절요,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신라속의 사랑 사랑속의 신라(김덕원과 신라사학회, 경인문화사)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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