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의 세상 스케치 594회
본래 빛깔 없는 햇빛은 빛의 잔치판으로 세상을 만들고 있다
보스톤코리아  2017-05-02, 13:51:29 
"본래 빛깔 없는 햇빛은 빛의 잔치판으로 세상을 만들고 있다."
좋아하는 분의 강의 시간에 들었던 한 구절이었다. 어찌나 감명 깊었던지 그 얘기를 깊이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가 그만 하나의 나의 삶의 철학처럼 간직하게 되었다. 세상에 대한 안타까운 가슴의 절규였고 그분의 철학이었다. 한 사람의 삶 속에서 생각과 마음으로 걷고 몸으로 실천하던 맑고 깨끗한 한 영혼의 노래였다. 그만, 그 말간 영혼 속으로 깊이 빠져들어 흠뻑 젖어도 모를 그런 아름다워 슬프고 시린 노래였다. 정말, 요즘 미국이나 한국이나 정치판을 들여다보면 어처구니없는 일들 투성이다.

세상, 우리가 살고 있 곳에는 갖가지 모양과 색깔들 그리고 어울리지 않을 듯싶은 여러 가지의 모양새들이 모여 있다. 그 속에는 나도 있고 너도 있고 우리가 있는 것이리라. 내가 아무리 내 얼굴을 들여다봐도 나는 나를 자세한 이목구비를 볼 수가 없다. 내가 아닌 다른 이를 통해 나를 비춰보는 것이다. 나의 모습이 비쳐 반사되어 오는 그것이 바로 나라고 알고 사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이 또한 착각이리라. 나라고 생각하는 내 안에서의 내 생각이다. 정말 살아갈수록 어려운 것이 세상살이인 듯싶다. 하지만 더욱이 어려운 것은 다름 아닌 내 마음을 알아 가는 것이다.

바로, "이 뭣고!..."
세상이라는 큰 것을 '작은 울타리'로 좁혀보자. 가까이 있는 내 가족들 그리고 친구들 주변의 생활을 만들어 보자. 항상 '나'라는 관점으로 시작한다. 그러하기에 내 남편, 내 아내, 내 아들, 내 딸, 내 부모, 내 자식. 이 내 것이라는 테두리 안을 벗어날 수가 없다. 항상 마음에 숙제로 남아있는 것들이 늘 상 비슷한 과제다. 내 생각에서 벗어나 나눔의 생각의 폭을 넓히지 못한다면 무엇이 종교이고 무엇이 사람 사는 삶의 이야기가 될까. 결국은 내 것, 네 것 챙기고 찾다 한세월이 강물처럼, 바람처럼, 구름처럼 흘러가지 않겠는가.

본래 색깔 없는 햇빛은 빛의 잔치판으로 세상을 만들고 있다. 서로가 내 것이 제일이라는 그 좁은 마음으로 세상을 만들 때 저 멀리 어디에선가 나무그늘 뒤 움츠린 몸짓들이 말 없는 소리로 절규하고 있지 않을까. 어찌 보면 세상살이의 한 단편이리라. 이제는 '세계는 하나'라고 말하고 있지 아니한가. 그렇다면 더욱이 함께 바라보고 알아가고 느껴가는 더불어 같이하는 세상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지금 이 시간 문득 나 자신이 본래 빛깔 없는 햇빛의 모습으로 지금 서 있는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누구를 위하여 필요한 것인가? 나 자신만을 위한 것이라면 나는 빛깔 없는 햇빛이다.

나는 오래전 베트남 출신의 승려이자 평화운동가로 세계인의 영적 스승. 살아있는 붓다로 불리는 그 스님의 글을 읽으며 얼마나 마음이 같은 곳에 머물러 있었는지 모른다. 순간 그분을 만나며 내가 기독교인이라는 것조차 순간 멈춘 마음이었다고 할까. 실천하며 나아가는 그 모습이, 그리고 그 많은 성자 중 마더 테레사의 일생은 정말 사람으로서는 할 수 없을 만큼의 그 생활의 '고(苦)'를 스스로 낮아지고 죽음으로 다른 생명을 일으키는 그 힘이었다. 그 어떤 종교보다도 더욱 거룩한 것은 종교 이전의 생명에 대한 존귀인 것을 깨닫게 하는 분이었다.

어느 종교가 그렇게 중요한 것일까?  하는 의문이 얼마만큼의 무게로 나를 붙잡고 있었는지 모른다. 지금도 그 과제는 계속되고 있다. 아마도 계속 배움의 길목에 서서 가리라. 내 과제가 풀릴 때까지 찾아가리라. 어쩌면 그 의문의 과제가 풀리는 답이 있는 곳은 결국 사랑의 길, 평화의 길일 것이다. 그 속에는 나를 포함한 너와 우리이다. 사계절 속의 자연의 하모니처럼 우리도 각자의 색깔과 목소리가 조화를 이룰 때 '보기에 참 좋았더라!'의 참사랑과 평화가 새 하늘과 새 땅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리라. 바로 함께 부딪치며 살아가는 세상살이가 아닐까.

급하게 먹는 음식은 체하는 법이다. 급하게 먹는 마음은 오래가지 못한다. 천천히 바라보고, 느끼고, 되어 가는 것이다. 만들어 가는 것이다. 시간이 좀 오래 걸리면 어떠하리. 함께 가는 길이라면 외롭지 않으니 좋고 계절 따라 쉬어 가는 여유를 가지며 서로 마음을 나누는 길이라면 이것이 바로 서로 있음의 '존재'를 알고 실천하는 길이 아닐까 싶다. 풍요로움 속의 갈증, 조금 더 많이 알아서 조금 더 가져서 뭐 어떻게 한다는 이야기인가. 사실 우리는 물이 없어서 목마른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음식이 모자라서 배고픈 것이 아니다. 너무 많이 알고 가졌기에 거기에서 오는 갈증이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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