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180
화랑세기花郞世紀, 6세 풍월주風月主 세종世宗(9)
보스톤코리아  2017-05-29, 13:42:51 
때는 561년 9월, 대가야가 반란을 일으켜 신라에 대항하였다. 삼국사기(권4, 신라본기, 진흥왕23년, 권44, 열전4, 사다함)의 신라 본기와 사다함열전에 조금 다르게 기록되어 있지만 주요내용은 같다. 이에 진흥왕은 이사부에게 반란을 진압하게 하였다. 이 때 15,6세의 사다함이 출전하기를 요청하였다. 너무 어리다고 왕이 허락하지 않았지만 뜻을 굽히지 않고 계속 출전을 요청하였기에 결국 허락하였다. 진흥왕은 그를 귀당비장으로 명하여 이사부의 부장副將으로 출전케 하였다. 그러자 그의 휘하에 있던 수 많은 화랑도들도 따라 나섰다. 이 때 연인 미실이 전쟁터로 보내는 사다함을 못잊어하며 위로의 노래를 들려주었다. 화랑세기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출정할 때에 이르러, 노래로서 보냈다. 이르기를:
“바람이 분다고 하되 임 앞에 불지 말고
물결이 친다고 하되 임 앞에 치지 말고
빨리빨리 돌아오라 다시 만나 안아보고
아흐, 임이여 잡은 손을 차마 물리라뇨”
사다함은 이에 여러 가지로 위로를 받고 갔다.]

이렇게 미실과의 사랑도 확인하고 많은 위로를 받으며 출정한 사다함은 혁혁한 전공을 세우면서 가야의 반란을 진압하는데 일등공신이 되었다. 삼국사기를 보면 “사다함이 기병 5,000명을 거느리고 먼저 전단문으로 달려 들어가 백기를 세우니, 성안 사람들이 두려워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이사부가 군사를 이끌고 이에 이르니, 성중이 일시에 모두 항복하였다(신라 본기). 열전에는 “그 나라의 경계에 닿자 원수元帥에 청하여 그 휘하병을 거느리고 먼저 전단량으로 들어 갔다. 그 나라 사람들이 뜻밖에 신라군이 닥쳐 오는 것을 보고 경동하여 막지 못하므로, 대병이 승세를 얻어 드디어 그 나라를 멸하였다.” 화랑세기(5세 풍월주 사다함조)에도 5,000명이라고 기록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당시 사다함은 어린 나이였지만 휘하에 5,000여명의 군사와 화랑도를 거느렸음 확인된다. 대가야의 반란을 진압하고 승전고를 울리며 개선한 사다함의 마음에는 승전의 대가로 주어지는 논공행상보다는 미실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가득차 있었으리라.

한편 미실이 출궁되어 사다함에게 돌아갔다는 소식을 접한 세종전군은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정처正妻 융명은 가까이 하지도 않으며 다만 미실의 환영幻影을 쫓기만 하였다. 그래서 지소태후는 하는 수 없이 미실을 다시 입궁시켰다. 그제야 세종은 하늘을 날듯 기뻐하였다. 처음에 입궁했을 때는 여러 낭자들 중에 한 명이었지만 이번에는 세종을 위하여 첩(후비)으로 입궁시켰다. 하지만 미실은 자신이 정처가 아니고 첩이라는 신분에 불만하며 세종과의 합방을 거부하였다. 그러자 이번에도 지소태후는 아들 세종의 청을 받아드려 미실을 정비로 삼고 융명을 차비로 삼았다. 일이 이렇게 되자 융명 또한 불만을 터뜨렸다. 하지만 결국 세종은 당대 신라에서 으뜸가는 미인이며 색공을 가장 잘했다는 미실을 정비로 택하고 융명은 출궁시켰다. 미실의 시대가 화려하게 펼쳐지는 신호탄은 이렇게 울렸다. 그 후 미실은 남편 세종 뿐만 아니라 3대왕(할아버지 진흥왕, 아들 진지왕, 손자 진평왕)에 걸쳐 왕들과 실세들에게 색공을 하며 권력의 중심에서 꽃을 피웠다. 위의 내용들이 화랑세기에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전군이 듣고 …괴로워했다. 태후가 전군이 상심할까 두려워하여 미실을 다시 입궁시켰는데, 전군은 기뻐 미친 듯 달려가려 했다. 태후는 부득히 다시 섬기도록 명했다. 미실은 원비元妃의 첩이 된것을 부끄럽게 여겨 색공에 응하지 않았다. 전군은 이에 태후에게 청하여 미실을 전군부인으로 삼았고 융명은 차비次妃로 삼았다. 융명이 불만으로 여겨 물러나 살 뜻을 가졌다. 미실과 더불어 전군과 정을 배반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마침내 융명을 내쫓았다.]  

미실에게 빠진 세종의 사랑으로 미실은 첩으로 입궁되었다. 하지만 미실은 이에 대한 불만으로 합방을 하지않다가 결국 정비였던 융명을 차비로 격하시키고 자신이 정비가 되었다. 여기서 주목되는 점은 미실은 첩으로 입궁했었지만, 융명은 미실이 정비가 되었다고 하여 첩이 되지 않고 차비次妃가 되었다. 이 개념은 비록 변칙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당시의 일부일처제의 제도가 확립되었음을 볼 수 있다. 동시에 제도적으로는 일부일처제였지만 미실 뿐만 아니라 인맥姻脈과 색공色供을 제공하는 진골정통과 대원신통의 모든 여인들이 성적으로 상당히 문란하게 보이지만 이것은 당시 엄격하게 지켜진 골품제의 ‘뼈骨과 품계’ 를 유지하기 위한 신국神國에서는 거역할 수 없는 제도였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삼국사절요,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신라속의 사랑 사랑속의 신라(김덕원과 신라사학회, 경인문화사)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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