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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담객설閑談客說: 미쳐야 미친다
보스톤코리아  2017-10-16, 12:50:33   
 ‘미쳐야 미친다.’ 한국책 제목이다. 불광불급不狂不及. 몰두하지 않으면 바라는 바에 다다르지 못한다는 말이다. 

  내게 선배 한사람이 있다. 한국 대학에서 화공학을 공부했다. 그가 화공학을 공부한데에는 사연이 있다. 그는 먼저 의예과에 합격했다. 이어 입주가정교사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학부형이 말하더란다. ‘우수한 학생은 화공학을 공부해야 한다.’ 가르치는 학생 아버지가 그 대학 화공과를 나왔던 모양이다. 당시, 중화학공업 육성이라 했다. 화공과가 커트라인이 가장 높았고, 대단한 학생들이 몰렸다. 선배는 미련없이 의예과를 집어치웠다. 재수를 거쳐 화공과에 다시 입학했고, 졸업했다. 한참 세월이 지난후, 선배는 화공학으로 미친듯이 박사공부 중이었다. 

 ‘Mad scientist’. 미친 과학자. 반창고 붙인 안경에, 부수수한 머리, 그리고 꾀죄죄한 실험복. 만화에 나오는 과학자 모습이다. 터지는 화학물질만 만드는 괴짜이고, 사회생활 부적응자 이다. 화학으로 먹고 사는 나도 이런 만화같은 모습에 크게 괘념치 않는다. 실제 그렇다. 

  미친 과학자도 함부로 말하지는 않는다. 함부로 묻지도 않고, 함부로 대답하지도 않는다. 오직 궁금증만 충만하다. 제가 아는 것만 말하고, 제가 잘 할 수 있는 것만 자랑스러워 한다. 그러니, 과학자가 절대 미친건 아니다. 미친척 하는 것도 아니다. 연구할 적에만 미친다. 과학자는 궁금증과 씨름하고 대화하며 소통하기 때문이다. 함부로 말하는 부류는 정치인들이 아닌가 한다.

 ‘Mad man’. 트럼프대통령이 구사한다는 외교 전략이다. 미친척 한다는 말일게다. 하지만, 아무런 계산없이 함부로 내뱉는 말은 아니니라. 정교하게 계산된 정치외교 전략이라 믿는다. 미국대통령이 미쳤다면 너무 황당하다. 

  독일 메르켈 총리는 이론 물리학 박사이다. 그에 대한 평이 간결하고 칭찬이 극에 달했다.  ‘신중하고 절제 되어있다. 영리하며 끈기있고, 미래에 닥칠 일을 따져, 결과를 예상하고 행동을 결정한다. 다양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위험요소를 저울질 하며, 정보에 입각해 정책방향을 선택한다.’ 과학을 공부했기 때문일까? 그럴지도 모른다. 그가 ‘mad man’ 이 아니라는 건 누구나 안다. 메르켈 총리는 이제 독일을 넘어 세계의 지도자 반열에 들어섰다.

  일본 하이쿠중 하나. ‘이 미친 세상에서 미치지 않으려다 미쳐버렸네.’ 세상은 미친게 아니라 정신없이 움직이며 돈다. 그나마 연구실에서 늦은 밤을 밝히며 정신없이 연구하는 과학자와 공학자들이 있다. 하긴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이 어디 과학자나 공학자 뿐이겠는가. 세상은 미치려(及)하는 사람이 미친(狂) 사람보다 많다. 살 만한 세상이다. 미쳐야 미친다는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앞서 말했던 선배가 어려움에 처했다. 선배가 되뇌었다. ‘그냥, 의과대학을 나와 의사나 할껄’. ‘내가 그때 잠깐 미쳤더랬나 보다.’ 

내가 미친것이 아니요 참되고 온전한 말을 하나이다 (사도행전 26:25)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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