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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207
화랑세기花郞世紀, 7세 풍월주風月主 설화랑薛花郞(14)
보스톤코리아  2017-12-18, 14:22:21   
냇가에서 ‘화랑놀이’를 하던 기특한 미소년 설성(설원랑의 아버지)을 만난 구리지는 그의 부모가 누구인지 궁금하여 그의 집을 방문하길 원했다. 그러자 설성은 구리지를 어머니 설씨녀와 같이 살고 있는 집으로 안내하였다. 작고 허름한 집에 당도하고 보니 설씨녀는 절구로 보리를 찧고 있었다. 설씨녀에게 남편에 관하여 질문을 하자 그녀는 손으로 맨발을 가리며 한참 눈물만을 흘렸다. 그러다가 들려준 그녀의 한 많은 30년(특히 후반부의 14년)의 인생역정을 듣고 구리지는 비애에 잠기며 그렇게 고생을 하지말고 시집을 가는게 어떠냐고 물었다. 하지만 그녀는 30살이 된 여자가 어디를 가겠느냐며 아이가 자라는걸 행복으로 삼아 모자가 함께 살겠노라고 대답했다. 화랑세기에 이어지는 장면은 다음과 같다. 

[구리공이 말하기를 “너를 보니 천한 옷은 비롯 더럽지만 얼굴이 수려하며 살결이 부드럽고 희니 더러운 곳에 있을 인물이 아니고, 마치 먼지더미에 있는 백옥과 같아서 도리어 사랑할 만하다. 네가 말한 좋은 낭도는 그 아름다움이 나와 비교하여 어떤가?” 했다. 어미가 말하기를 “귀인께서는 농담하지 마십시오. 첩의 추함이 어찌 감히 높은 평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또한 좋은 낭도라는 사람 역시 낭도에 불과합니다…. 귀인과 비교하여 만분의 일이라도 되겠습니까?” 했다. 구리공이 말하기를 “나는 … 그 좋은 낭도인즉 그 낭도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 내가 마땅히 …” 했다. … “귀하신 분이 어찌 희언을 하십니까? 첩에게 이것이 어찌 …합니까? 그 낭도가 살았다면 반드시 왔을 것입니다. 그런데 오지 않은 것이 오래된 것은 …정征에서 죽은 것입니다. 첩은 기다리지 않은 지 이미 오래 됩니다” 했다.
구리공이 …말하기를 “오늘은 곧 너의 길일이다. 보리밥을 지어 올 수 있는가?” 했다. 어미가 기뻐 말하기를 “천한 음식을 받들어 올리기에 부족하지만 감히 명과 같이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했다. 이에 한 상에서 야채로 된 음식을 다 먹고 말하기를 “우리 부인吾婦의 음식이 심히 맛있다” 했다. 마침내 이끌어 사랑을 하려 하니, 어미가 간하여 멈추게 하며 말하기를 “첩은 몸을 지킨 지 14년이 되었습니다. 마을의 젊은이들이 범하고자 했는데 첩의 의지와 기개를 굴복시키기 어려워서로 경계하여 보호하여 준 까닭에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하루아침에 그것을 그르치면 마을의 무뢰한 자들이 당연히 … 이르면 내일 어떤 놈의 소유가 될지 모릅니다. 이와 같이 되면 모자는 죽습니다. 귀한 분이 비록 어떤 사람인지 모르지만 감히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불쌍히 여겨 용서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했다.]

상황이 여기에 이르자 구리지는 자신의 신분을 밝혔다. 먼저 그의 아들 사다함, 그는 김유신과 함께 신라 화랑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삼국사기에 나오는 그의 열전에 보면 나밀왕(= 내물왕)의 7세손이며 아버지는 진골인 구리지仇梨知 라고 나온다. 구리지는 우리나라 역사서를 통해서 단 한번 여기서 이름만 등장한다. 하지만 화랑세기에는 그와 관련된 많은 기록들이 묻혀있다. 특히 그의 출생의 비밀은 아주 흥미롭고 희한하게 묘사되어 있다. 화랑세기에는 발음은 같지만 표기는 조금다른 仇利知로 나온다.

5세 풍월주 사다함조에서 이미 상세하게 서술했지만 다시 보면, 구리지의 아버지는 비량공이다. 비량공은 마복칠성 중의 한명이다. 이들 마복자는 태중에 있을 때 어머니가 왕(비처왕)의 승은을 입고 태어난 아이들이란 뜻이다. 당시 법흥왕은 마복칠성의 우두머리였고, 아시공(선모와 보혜의 아들), 수지공(이흔과 준명), 이등공(숙흔과 홍수), 태종공(아진종과 보옥공주), 비량공(비지와 묘양), 융취공(덕지와 가야의 융융공주), 그리고 1세 풍월주 위화랑(섬신공과 벽아부인)을 포함하여 마복칠성이라 불렀다. 벽아부인은 벽화의 어머니이며 처음에 벽화는 비처(소지)왕의 후궁으로 벽아와 함께 궁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나중에 법흥왕의 후궁이 되었다. 구리지의 아버지 비량공은 이 당시 법흥왕의 후궁인 벽화를 사랑했다. 서로의 사랑을 나눌 장소가 마땅치 않아서인지 그들은 벽화후만 가는 측간을 이용하였다. 그들의 상통을 법흥왕도 알았지만 비량공을 총애했기에 막지 않았다. 총애한 이유는 바로 비량공이 마복칠성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태어난 아이가 구리지이다. 물론 구리지라는 이름은 구린내나는 측간에서 태어났기에 붙혀진 이름이다(이에 대한 고찰은 김태식의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 참조). 이렇게 태어난 구리지는 설씨녀의 완강한 거부에 비로소 “나는 비량공이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를 첩으로 삼는데 누가 너를 넘보겠느냐” 라며 자신의 신분을 밝혔다. 그리고 나서 그날 목욕재계한 설씨녀와 정을 통했다. 그 후  구리지는 설씨녀 모자에게 새로운 큰 집도 지어 주었고, 그 동네도 향鄕으로 봉하고 ‘대행大幸’ 이란 이름을 지어 주었다. 동네 사람들이 모두 영광스럽게 받들었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삼국사절요,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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