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주는 삶의 또 다른 선택...
신영의 세상 스케치 637회
보스톤코리아  2018-03-19, 15:24:21 
우리는 생활이라는 틀 안에서 날마다 허덕이다 내일을 맞는다. 내일의 오늘도 어제와 별다를 것이 없는 비슷한 또 하루를 지내기가 쉽다. 하지만 어찌 어제와 오늘이 같을 수 있을까. 다만, 그렇게 느끼는 나 자신의 생각만이 있을 뿐이다. 찾으려 하지 않고 주어진 것에 나를 맡겨버리는 어리석음. '아마도 그것마저도 운명이라고…. '그렇게 말하는 것은 아닐까.

세상은 누구에게나 똑같은 삶의 환경이 주어지지 않았다.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닌 운명지어진 삶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삶에 대한 체념이나 좌절 그리고 포기로 끝나고 싶은 때도 있다. 하지만 삶의 모든 여건이나 환경이 갖춰졌다고 해서 그들이 정말 행복하다는 보장도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우리 자신의 존재에 대한 확신과 삶의 가치가 확고하다면 삶의 환경적인 것에 영향은 받을 수 있겠으나 절대가치를 그 자체에만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있어 '선택과 운명'이라는 과제가 삶에 주어질 때, 사람들은 보통 '다른 사람과 나'라는 것에 집착하듯 '비교'를 떠올리고 자신에 대한 자책과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그 운명에 맡긴 채 하루를 무의미하게 흘려보낼 것인가. 아니면, 그 운명이란 것에 순응하면서 '의미'를 찾을 것인가.

중요한 것은,
"어떤 운명을 타고났는가?" 가 아닌,
"어떻게 사는가."
"그 운명지어진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가끔 '여행'을 떠올리면 새로운 것에 대한 설렘과 두려움, 그리고 혼자만의 호젓한 시간과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을 떠올린다. 가끔은 혼자만의 여행을 계획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이렇게 얘기하면 듣는 사람에 따라 반문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너는 그렇게 할 수 있으니까, 그렇다고…."
"정말, 그럴까?" 그렇게 할 수 있는 여건만 있었을까."

이럴 때, 나는 가끔 '선택과 운명'을 또 떠올려 본다. 내가 과감히 할 수 있는 것은 선택일 수 있다고 말이다. 두려움에서 과감히 선택하지 못하고 미뤄두고 미련을 가지면, 그것은 또 하나의 '운명'이라는 이름으로 남는 것이라고. 어쩌면, 그렇게 운명이라고 치부하면서 살아온 나의 삶, 나 자신의 용기가 없어서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에 그만, 선택 밖에 놓였던 나의 삶과 가둬두었던 나의 삶을 가만히 들여다보자.
"무참히도 짓밟아 버린 나 자신 속의 깊은 또 다른 나를…."

보이지 않지만 억울해서 울부짖는 내가 분명히 있는 것이다. 이 억울한 자신의 분노는 때로는 엉뚱한 곳에서 폭발하고 가까운 남편이나, 아내나 아이들에게 아픔과 상처를 준다. 자기 자신의 분노를 다스리지 못하고 꼭꼭 담아두기만 했던 '화'의 덩어리는 그렇게 쌓여서 풀어지지도 않을 만큼…. 일찍이 그 화를 표현하고 자신이 식혔어야 했을 덩어리였다. 그 삭이지 못한 화들이 가끔 꿈틀거리면 자신을 들볶고 자신과 가까운 이들에게 그 화를 뒤집어씌우는 것이다. 우리 어머니들이 그 옛날 '화병'에 앓고 속앓이를 했듯이, 그 많은 나라 중에 주부들이 '화병(火病)'을 심히 앓았던 나라이기에 그 병명을 한국말로 'Hwabyeong'이라 한단다.

조금은 현명하고 지혜로운 여자로 살기를 소망한다. 화를 참지 말고 쏟아내되 지혜로운 선택으로 풀어내길 말이다. 담아두면 병이 되어 모든 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상대방이 그 끓는 속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을까. 헤아리지 못하는 남편이나, 아내에게 서운한 마음은 커지고 이해하지도 이해받지도 못할 오해의 발단을 만들기도 한다. 이렇듯 울화가 치밀고, 속상함이 밀려올 때는 여행을 하자. 가까운 바닷가에라도 훌쩍 떠나 반나절 바다와 만나 얘기라도 하고 돌아오면 가슴이 훅 트이기도 한다. 이렇게 트인 마음에서 서로 부부간에 대화라도 시작된다면 한결 부드러운 말이 오가고 마음이 통하게 될 것이다.

늘 곁에서 살을 맞대고 의지하며 사는 부부가 무슨 원수라도 된 것처럼 그렇게 등 돌리며 무덤덤하게 살아서야 할까. 여행이라는 것을 너무 크게도 멀리도 생각하지 말자. 여행을 떠나는 마음의 준비는 지금 시작하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가끔 상대의 마음을 다치게도 하고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자연은 나의 마음을 그대로 만나주고 읽어주고 안아주며 치유해주는 놀라운 신비와 경이가 있다. 그 느낌만으로도 내 안의 아픈 상처는 치유를 얻기도 한다. 내 말을 실컷 토해 놓으면 들어주는 자연은 언제나 고마운 친구이다. 혼자가 아닌 우리의 세상을 말간 영혼의 눈을 떠 바라보는 일. 바로, 여행이 주는 삶의 또 다른 선택인 것이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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