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신영의 세상 스케치 646회
보스톤코리아  2018-05-21, 13:43:26 
제주 여행은 이번이 세 번째 다녀온 여행지다. 만 21살이 되던 해인 1985년 미국에 갔다가 1988년에 몇 개월 한국에 오게 되었다. 그때 처음 제주 여행을 했다. 그때 만나고 느꼈던 제주의 이미지는 내게 그리 좋은 느낌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것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과 흙내를 기대하고 갔었는데 한참 88서울올림픽과 제주의 발전을 위해 어수선한 느낌과 함께 내게 실망을 주었던 기억이다. 그리고 1989년에 결혼식을 한국에서 마치고 미국에 다시 들어왔다. 그렇게 30년을 훌쩍 보내고서야 2년 전 제주를 다녀오고 올봄에 제주를 찾은 것이다.

2년 전 한국을 방문하며 30년 만에 찾았던 제주는 내게 귀한 의미의 시간이었다. 그것은 '제주올레걷기축제'에 참석하게 되었던 것이다. 제주올레길을 하루 한 코스씩 걸으며 놀멍 쉬멍 제주의 자연, 문화, 먹거리를 즐기는 축제로 그해 7회째를 맞았다. 진행된 축제는 제주올레 1코스(15km)와 2코스(14.5km)를 하루 한 코스씩 역방향으로 걸으며 진행되었다. 2016년 제주올레걷기축제에는 양일간 7000여 명의 도보여행객이 참가했다고 한다. 이 축제를 위해 지역 주민들이 궂은 날씨에 비바람을 맞으며 걸어온 올레꾼들을 맛난 먹거리로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이렇게 2016년 찾았던 제주올레길은 내게 열흘을 제주에 머무는 동안 귀한 추억의 시간으로 남았다. 그래서 다음에 한국을 방문하게 되면 꼭 다시 오리라는 마음을 먹었었다. 그리고 올봄 한국 방문에는 감사하게 사진을 하는 분들과 인연이 되어 함께 움직이는 여행이 되었다. 한국에서 사진을 하는 친구와 와싱턴에서 오신 작가 선생님 그리고 보스턴에서 온 나와 함께 셋이서 참으로 값진 여행이 되었다. 사진을 하는 분들이니 말수가 적어 좋았고, 제주 여행을 여러 번 하셨던 분들이라 어느 곳을 찾아야 할지를 잘 알고 계셨기에 내게는 참으로 고마운 시간이었다.

제주의 해안 길은 참으로 곱고 아름다웠다. 쪽빛과 옥빛의 푸른 바다와 파도 그리고 바다 내음은 절로 마음을 평안한 힐링으로 안내했다. 바람이 있어 파도의 출렁임은 제주 바다를 더욱 멋지고 아름답게 만들어주었다. 해안도로를 따라가다가 바다 빛이 너무도 아름다워 자동차를 세우고 카메라를 메고 달려가 각자의 풍경을 담곤 하였다. 때가 되면 해안가의 고즈넉한 곳에서 식사하고 차를 마시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서로 창작하는 공통분모가 있어서일까 여행을 하고 창작을 하며 경험했던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며 감사하고 행복했다.

미국에서 풍경을 담으러 다닐 때는 그날의 날씨 정보만 정확히 확인하고 움직이면 별 탈이 없다. 그런데 한국에 도착해 서울 도심과 함께 산과 들로 움직일 때는 날씨로 인해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움직이곤 했다. 그것은 서울 하늘은 미세먼지로 인해 몇 날 며칠 동안 뿌연 하늘로 있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맑은 하늘과 푸른 하늘을 만나는 날은 정말 어려웠다. 우스갯소리로 '하늘에 별 따기'란 말이 있듯이 사진 친구랑 이야기를 나누다가 '서울에서 파란 하늘 만나기란 하늘에 별 따기 같다'고 이야기할 정도니 말이다.

제주에서 일주일 정도 머무는 동안 제주의 하늘은 쪽빛 파란 하늘을 자주 보여주곤 했었다. 길을 지나다 만난 차향 가득 초록의 차밭 '오설록'에서의 느낌은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절로 되었다. 또한, 하늘마저도 노랗게 물들일 것 같은 노란 '유채꽃밭'에서의 추억은 내게도 참으로 오래도록 기억될 꽃밭이었다. 유채꽃밭에서 단둘이 오롯한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 커플들뿐만이 아닌 삼삼오오 짝을 지어 웃음꽃을 피우는 중년 여인들의 모습과 부부와 가족이 함께 환한 웃음으로 오가는 이들의 모습은 노란 유채꽃만큼이나 아름답고 행복해 보였다.

제주 '섭지코지'에서의 황홀한 여명과 일출을 만나기 위해 새벽잠을 설치며 일어나 일출을 만날 때의 그 감동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자연에 대한 신비와 창조주에 대한 감사이다. 이렇게 일출을 만나려고 '산방산'을 답사하고 다시 일출을 담으러 가고 제주의 용암분출로 생성된 현무암의 병풍처럼 펼쳐진 '주상절리'의 아름다움은 입을 다물게 했다. 어디 그뿐일까. '용눈이오름'에서 마주한 강한 바람과 제주 시내의 아름다운 풍경과 제주 바다에 우뚝 솟은 '성산일출봉'은 참으로 멋졌다. 이번 제주에서의 사진 여행은 내게 값지고 아름다운 추억의 여행이 되었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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