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238
화랑세기花郞世紀, 8세 풍월주風月主 문노文弩(28)
보스톤코리아  2018-08-13, 10:25:06 
신라의 역사를 통틀어 격검술이 가장 뛰어났다고 기록된 문노, 그는 진골귀족의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어머니의 신분으로 인하여 골품없이 ‘서얼’의 신분으로 무도를 연마하면서 울분을 삼켰다. 곧 그의 무예는 신기에 달했고, 따르는 무리가 수백이 넘었으며 마침내 설화랑이 이끌던 화랑도를 능가하는 일문을 이루었다. 이름하여 ‘호국선’, 노총각 문노가 이끌던 무리의 이름이었다. 그리고 당시 원화로 화랑도를 이끌고 있던 미실은 문노의 세력이 필요하였다. 미실은 이모인 사도태후와 함께 사도의 오라비 노리부를 통하여 귀족권력의 지원을 받고, 또한 자신의 남편 세종의 화랑도를 합세하여 ‘황음무도’ 한 진지왕을 폐위하려고 계획세웠다(진지왕은 사도의 차남이다). 그리고 죽은 장남인 동륜태자의 아들 김백정을 진평왕으로 옹립할때 화랑의 일문으로 많은 무리를 형성하고 있던 문노를 끌어드렸다. 

한편 미모의 윤궁낭주, 거칠부의 딸로 태어났기에 진골의 신분이었던 그는 차기 왕좌에 오를 동륜태자의 후궁이 되었다. 하지만 동륜이 아버지 진흥왕의 후궁인 보명궁주의 궁을 월담하다가 그만 개에게 물려서 갑자기 죽으면서 과부로 5년간 살고 있었다. 
이에 매파의 역할을 자청한 미실은 문노와 윤궁을 연결하였고 그들은 몇가지의 난관이 있었지만 ‘사랑과 인내’로 모든걸 극복하고 드디어 결혼하기에 이르렀다. 그들은 결혼을 하기 전에도 이미 윤궁이 화랑도의 ‘선모’ 로서 풍월주 문노의 부인 역할을 다하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그들은 지위보다는 신분의 차이로 인하여 윤궁이 문노보다 ‘주종이나 칭신’의 관계에서 우위에 있었다. 그러다가 그들이 결혼식을 올리고 나서는 그 관계가 달라졌다. 그들은 결혼식을 포석사의 신궁에서 올렸다(즉 화랑세기의 기록으로 미루어 볼때면 포석정은 이미 진평왕대에 존재하고 있었다. 다만 삼국사기에는 신라 하대에 와서 등장하기에 하대의 사적으로 치부置簿하기가 쉽지만, 건립연대가 기록에 없고 삼국사기 속에서 하대에 등장한다고 해서 하대의 사적은 아니지 않는가!).

그들의 결혼식에는 진평왕도 참석하였다. 여기서 비록 골품도 없던 문노였지만 ‘실세’ 풍월주로서의 그의 입지와 미실의 권력을 엿볼 수가 있다. 당시 미실은 이미 중년의 나이였지만 진평왕의 좌후左后가 되어 어린 진평왕을 색도하고 있었다. 미실 뿐만 아니라 진흥왕의 또 다른 후궁이었던 보명궁주도 우후右后가 되었다. 미실과 보명은 할아버지 진흥왕, 아들 동륜태자, 손자 진평왕까지 삼대에 걸쳐 색공과 색도를 하였다. 이런 미실의 권력에 의해 진평왕이 문노와 윤궁의 결혼식에 참석했으리라…

화랑세기에는 다음과 같이 전한다.
[미실이 과연 제帝에게 청하자, 조詔를 내려 윤궁을 공의 정처正妻로 삼도록 했다. 진평대왕과 세종전군이 친히 포석사鮑石祠에 나아가 크게…, 그리고 기뻐하며 말하기를 “오늘 비로소 낭군이 되었으니 …의 귀함이 어찌 가히 이 경사에 미치겠습니까?” 했다. 윤궁이 말하기를 “첩의 몸은 … 이에 같은 골의 남편을 갖게 되었으니, 붙좇아야 합니다. 어제 이전의 낭군郎君은 첩의 신臣이었으므로 첩을 따르는 것이 많았으나, 오늘 이후 첩은 낭군의 처로서 마땅히 낭군의 명령을 따라야 합니다” 했다. 마침내 감히 다시 공과 다투지 않고 공의 명령을 힘써 따랐다. 검소하고 무리를 사랑하여, 손으로 직접 옷을 만들어 낭도에게 주었다. 공이 종양을 앓았는데 입으로 빨아서 낳게 했다.

공은 풍월주로서 유화遊花로 인하여 더럽혀진 일이 한 번도 없었다. 집에 잇으면 마음이 화락하고 조용한 모습이 마치 물수리와 원앙 같았다. 양위함에 이르러 공은 윤궁과 더불어 늘 수레를 같이 타고 야외로 나가 노닐고 돌아왔다. 공은 본디 술을 마시지 않았다. 윤궁이 일찍이 공에게 말하기를 “첩이 듣건데 영웅은 주색을 좋아한다고 하는데 낭군은 술을 안 마시고 색을 절제하니 첩이 속으로는 부끄러워합니다” 했다. 공이 웃으며 “색을 좋아하면 그대가 질투를 할 것이며 술을 좋아하면 그대의 일이 많아질 것이다” 했다. 윤궁이 “장부는 마땅히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해야지, 어찌 한 여자를 염두에 두겠습니까? 잠자리를 모시는 첩이 있으면 저의 일을 대신하게 되니, 기쁜 일이지 투기할 일이 아닙니다. 지아비를 위하여 일이 많은 것은 처의 영광입니다. 행하기를 청합니다” 했다. 공은 이에 술을 조금씩 마시고 한 명의 침첩枕妾을 두었으나, 난잡한 적이 없었다.]

위에 나오듯 문노는 윤궁과 결혼하기 전에는 무골품이었다. 혼인을 함으로서 득골을 하여 진골 신분이 되었다. 당시 문노는 관위가 아찬이었는데 이는 6두품으로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자리였다. 아버지가 진골임에도 어머니의 신분으로 인하여 진골이 되지 못했지만 아내의 신분으로 인하여 진골이 되었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나무위키,신라속의 사랑 사랑속의 신라(김덕원과 신라사학회, 경인문화사), 민족문화대백과사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1),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www.gch.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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