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245
화랑세기花郞世紀, 9세 풍월주風月主 비보랑秘寶郞(6)
보스톤코리아  2018-10-01, 10:54:36 
587년, 대세가 구칠과 함께 ‘신선의 도’를 터득하고자 남해에서 서쪽으로 떠난뒤 다시 돌아 오지 않았다(삼국사기 신라본기 진평왕 9년). 삼국사기의 내용만 보면 상당히 엉뚱한 기록의 등장으로 보이며 내용의 중요성도 별로 없고, 그다지 유명한 인물들도 아닌데 비교적 많은 분량이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화랑세기에 보면 그가 떠난 연유와 그 사건으로 인한 파장이 상세하게 실려있다. 대세는 비보랑이 풍월주로 재임하는 동안 그의 신임으로 ‘통합원류파’를 이끌며 좌방화랑과 우방화랑을 지냈고 전방대화랑의 자리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리고 풍월주의 지위는 미생에게로 이어졌다. 10세 풍월주 미생은 상선이 된 비보랑의 부탁으로 대세를 전방대화랑에 임명했지만 서로 좋아하지 않았던 관계인지라 그에게 아무런 권한도 주지않았다. 그러다가 얼마후 자신의 첩의 동생인 제문랑에게 전방대화랑 자리를 주었다. 파직당한 대세는 화랑뿐만 아니라 신라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는 모욕감이 들어서인지 신라를 떠났다.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대세와 미생과의 불화로 이어진 ‘대세의 떠남’ 사건으로 인하여 미생이 수장으로 있던 화랑도는 분파가 생겼다. 한두파도 아니 다섯분파로 나뉘어져 조직의 존립에 위기감이 닥쳤다. 대세를 비롯하여 임종과 수일이 이끌던 통합원류파, 하종과 구륜공의 대원신통파, 문노의 일파들인 진골정통파, 문노파와 통합파 중에서 뭉친 이화류파, 천주공과 김서현을 중심으로 한 가야파가 그 다섯파들이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10세 풍월주 미생랑조에서 다룰 것이다. 이렇게 화랑도 내부에서 분파가 나자 상선이 된 비보랑은 책임을 통감하고 자리에서 물러나려고 했다(상선은 풍월주를 역임한 후 화랑의 지위이다). 하지만 그의 선임자이며 스승격인 문노가 허락하지 않았다. 자신과 비보랑이 상선으로서 화랑도의 사기士氣를 북돋우어 주지 않으면 안된다고 설득하였다. 이에 비보랑은 상선의 직을 유지하였고 제문랑을 전방대화랑 직에서 해직하였다. 미생도 곧 화랑도내의 분파에 책임을 지고 풍월주 지위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11세 풍월주로 하종공이 취임했다. 그는 세종과 미실의 아들이다. 하종이 태어나서 어릴때는 그가 사다함의 아들이라고 항간에 소문이 파다하였다. 그의 외모가 사다함을 닮았다고 화랑세기에 전한다. 사다함과 미실은 연인사이였다. 물론 미실이 세종과 결혼하여 궁으로 들어오기 전이었다. 562년 이사부가 가야를 정벌할때 귀당비장으로 참전한 사다함을 보내며 미실이 부른 ‘파랑가’와 사다함이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와 보니, 이미 사랑하는 연인 미실이 세종의 부인이 되어 있어서 부른 ‘청조가’는 화랑세기에 전하는 두 수의 향가이다. 우리나라의 향가는 삼국유사에14수, 균여전에 11수, 고려 예종이 지은 도이장가 등 총 28수가 전한다. 물론 학계에서 진위 논란을 부르고 있는 화랑세기(필사본)에 실린 파랑가와 청조가는 국문학계에서도 시비거리로 남아있다. 아울러 도이장가도 시비가 있음을 기록한다.  

하종이 11세 풍월주로 취임한 후로는 모든 선정仙政을 어머니인 미실에게 조언을 받아서 결정하였다. 그렇다고 미실이 독단으로 화랑도를 좌지우지하지 않았다. 미실은 열선각列仙閣이란 회會를 통하여 모든 상선과 상화(상선의 부인)들과 회합하여 중지를 모아 아들 하종에게 조언하여 화랑도를 이끌게 하였다. 비록 화랑도는 다섯 분파로 나누어져서 여러 목소리가 있었지만 결코 분열되지는 않았다. 비보랑 역시 상선으로 유능한 인재들을 천거하여 더욱 화랑의 사기를 높혔다. 당시 비보랑이 추천한 화랑들은 보리공, 서현공, 용춘공 등이 대표적이다. 보리공은 화랑세기의 저자 김대문의 증조부이고, 서현공은 삼한의 영웅 김유신의 아버지이며, 용춘공은 태종무열왕 김춘추의 아버지이다. 화랑세기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공이 힘써 달래었지만 마침내 당파가 나뉘었다. 공은 잘못이 자신에게 있다고 하여 상선의 지위에서 물러나고자 했다. 문노공이 허락하지 않고 “선도仙道의 우두머리는 오직 우리 두 사람인데 그대가 만약 물러나면 사기士氣를 장려할 수가 없다” 하며, 권하여 … 에 들어가게 했다. 공은 제문랑을 해직했다. 얼마 안 되어 미생공 또한 어려운 것을 알고 … 덕명의 장자인 붕부朋夫가 돌아왔다. 골보는 생각하기에 …했다. …에게 책임을 물었다. 하종공이 풍월주가 되자, 선정을 모두 … 미실에게 물어 결정했다. 미실 또한 파의를 염려하여, 모든 상선과 상화를 회합하여 열선각을 만들고 대의를 통과시켜 결단했다. 그러므로 파의가 비록 많았으나 또한 무사히 지나가게 되었다. 공 또한 미실의 신臣으로 배반할 수 없었으나, 불공정하고 부도덕한 일이 있으면 반드시 다투었다. 미실이 비보랑을 위로하기 위하여 비보랑이 추천한 자를 많이 뽑았다. 보리공, 서현공, 용춘공 등은 모두 공이 추천한 사람들이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신라속의 사랑 사랑속의 신라(김덕원과 신라사학회, 경인문화사)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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