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계면활성제
보스톤코리아  2019-07-08, 10:47:05 
비누엔 향료를 넣는다. 비누향이라 한다. 소설 첫구절에 나온다. ‘그에게는 언제나 비누 냄새가 난다.’ (강신재,  젊은 느티나무 첫구절). 질좋은 비누에선 진한 비누향이 나는 거다. 냄새는 싱그러운데, 미제 비누와 한국산 비누냄새는 다르다. 식기食器는 향내나는 비누로 닦지 않는다.

기름때는 물만으로 닦이지 않는다. 비누칠을 해야 한다. 물과 기름이란 말처럼, 서로 섞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럴적에 비누를 계면활성제界面活性劑라 한다. 한자漢字말이 어렵기도 하다. 중학교적 물상시간에 배우기는 했다. 도무지 이해할 수없는 말이었다. 비누는 역시 비누다. 

뜬금 없는 거품일지라도
오래 전
세상 눈뜨기 전부터 키워온
제 몸의 향기를
흐르는 물에
아낌없이 게워낼 줄을 안다.
(비누, 강초선)

계면활성제 성질이 재미있다. 비누 말이다. 비누는 유성油性과 수성水性을 한몸에 갖고 있다. 그럴적에, 비누가 기름때를 만나면 유성이 발동한다. 기름방울을 비누가 포위해서 감싸 안는거다. 한편, 머리부분은 수성인지라 쉽게 물과 섞인다. 기름기 때를 물로 제거하는 방법이다. 기름기는 기름기와 뭉치고 물기는 물기와 섞인다. 

한국은 좌와 우도 틈새가 넓은가 한다. 북한문제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미국에선 자기쪽에 붙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중국도 손을 벌려 북한은 물론, 한국까지 끌어 안으려 한다. 차라리 겁박이라 해야 할까. 한국은 계면활성제성 비누가 되어야 할 지경인게다. 보통 비누만 가지고는 되지도 않을터. 비누향도 깊고 넓어야 겠다. 비누는 제몸이 녹아야 하는 건 문제다. 다 녹고 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시진핑 주석이 북한을 방문했단다. 대단한 환영인파가 동원되었다고도 했다. 열렬히 환영했던 모양이다. 역시 끼리끼리 뭉친다. 이제 중국은 북한과 뭉치는 걸 넘어섰고, 아예 감싸안을 모양새이다. 중국은 제몸을 녹이기는 하는 건가? 그럴리 없을 게다. 비누향내가 오히려 떫다.

그 둘이 한몸이 될찌니라 (마가 10:8)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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