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노예제도의 유산 (1) - 애틀랜타 교통지옥
보스톤코리아  2019-09-23, 10:22:37 
미국 노예제도는 1619년  여자 노예 안젤라로부터 시작되었다.  올해 만 400년을 기념하여 뉴욕타임스는 ”1619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노예제도의 역사, 영향과 노예의 기여를 특집으로 내었다. 역자는 이를 번역하고 한인 이해를 돕고자 필요에 따라 첨삭도 하였다.
애틀랜타는 출퇴근 교통지옥이 심한 몇몇 도시 중의 하나다. 도심지를 남북으로 지나는 하이웨이 I-85와 동서로 지나는  I-20 이 만나는 지점은  “스파게티 인터체인지”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셀 수 없이 많은 인터체인지 연결 도로들이 마치 얽히고 설킨 스파게티  국수 가락과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3마일되는 이 부근을 지나는 데  4시간 걸리는 것이 예사다.  출퇴근 운전자들은 고속도로 설계에 뭔가 잘못이 있었다고 할는지 모르나,  이는 이 고속도로가  원래 목적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이루었는가를 모르기 때문이다. 애틀랜타와 10여 다른 도시의 교통지옥은 인종분리라는 목적을 이루려고 하다 보니 발생한 결과다.
남북전쟁 이전에는 백인 노예주는 흑인 노예를 부리고 관리하기 쉽게 자기 가까이 살게 하였다. 그러나 노예해방이 되면서  사정이 뒤 바뀌었다. 이젠  흑인 거주지를 되도록 멀리하려고 하였다. 남부 도시는 주거지 분리를 법으로 정하였으나, 연방법에 의하여 효력이 상실되었다.  그러자 거주지역 분리가 자연스레 형성되도록 여러 방안을 교묘히 이용하였다. 흑인 거주지역에 대한 투자는 위험성이 높다고 하거나,  이 지역에 대한 은행 모게지 얻는 것을 어렵게 하였다.  1950~1960년대 미국 고속도로망 건설 사업에도 인종차별 정책이 큰 역활을 하였다. 연방정부가 건설 비용의 90%를 부담하지만, 도로 노선 결정에는  지방 단체 입김이 컸다. 이들은 고속도로가 가난한 흑인 지역을 지나도록 노선을 택하여, 마치 불도저로 밀어낸 것처럼  통째로 없애 버렸다. 이런 정책은 남부의 마이아미, 뉴올리언스, 탐파 등뿐 아니라 시카고, 디트로이트, 로스앤젤레스, 워싱톤 등 북부도시에서도 행하여졌다.  때로는  흑인 지역과 백인 지역의 분리 경계가  되도록 하였다.  버펄로, 캔자스, 밀워키 등의 고속도로 노선이  좋은 예다.  앞서 언급한   I-20는 1950년대 당시 시장이었던 하트필드 말대로 “백인 촌과 니그로 촌을 가르는 도로”가 되도록  경계를 따라 꾸불꾸불하게 만들어졌다. 이 분리선으로 인해서 시의 동부와 인근 지역의 백인들은 안전하게 거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였다. 그러나 고속도로가 생기자 많은 백인이 교외로 빠져나갔다.  교외 이주자들이 시내 직장으로 출퇴근을 하게 되면서, 도심 고속도로가 극심한 교통난을 맞게  되었다. 교통난 해결방안은 지하철 등 공공교통망의 건설이었으나, 이도 인종문제로 반대에 부딪혔다. 애틀랜타 교외의 Gwinnett카운티  등 여러 카운티는 애틀랜타의 지하철인 MARTA ( Metropolitan Atlanta Rapid Transit Authority의 약자)가 자기 카운티까지 연장하려는 계획을 강력히 반대하였다. 이유는 도심 지역의 흑인들이 교외로 쉽게 나와 섞이게 될 것을 우려한 것이다. 따라서 MARTA는 애틀랜타 시 구역 내만 운행하는 전철이 된 것이다. MARTA  회장은 반대 이유의 90% 가 인종 문제라고 하였다. 백인우월주의자들은 MARTA를 “Moving Africans Rapidly Through Atlanta” , 즉  “흑인들을 애틀랜타 시내에서 빨리 이동시키는” 전철로 바꾸며 조롱하고 있다.  소수민족들이 다수 이주했던  Gwinnett 카운티가 노선 연장을  1990년에도 다시 한 번  반대를 하였다.  Gwinnett 카운티는 한인이 많이 거주하는 수와니, 둘루쓰, 뷰퍼드, 로렌스빌 등을 포함하는 카운티다. 한 공화당 의원은 “반대자들은 공석에서는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라는 발언을 12가지 다른 방식으로 한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만나면 이들은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골수 인종차별론자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라고 털어놓았다. 올해 초에 세번째로  Gwinnett 카운티는 MARTA 연장안을 부결하였다. 그간 카운티의 백인이 줄어드는 등 인종분포가 바뀌어, 가결될 것으로 예상하기도 하였다. 놀랍게도 이 부결의 내막에는 소수민족도 백인들과 같은 인종차별 성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아파트 매니저인 50대 후반의 백인 여자는 전철은 가난한 사람과  이민자들이 사용하기에 반대라고  하였다. “ 왜 우리가 건설 비용을 부담해야지요?”  “돈 관리 못해 차 살 돈 한 푼도 없는 사람을 보태 주어야 하나요?”
교외 거주 백인들은 자가용차로 애틀랜타 시내로 출퇴근하며 교통지옥을 매일 겪는다.  인종분리를 이루고자 불합리하게 만들어진 고속도로와 백인의 도심 이탈로 건설된 전철이 생긴지50년이 지난 오늘 애틀랜타는 과거에 머물러 있다. (이 글의 원저자는 프린스톤 대학의 역사학 교수  Kevin M. Kruse)


윤희경 
보스톤봉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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