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화랑세기花郞世紀, 13세 풍월주風月主 용춘공龍春公(10)
보스톤코리아  2020-01-27, 11:52:05 
이차돈의 순교로 535년에 불교를 공인한 신라는 법흥왕 부터 왕의 시호를 비롯하여 왕족들의 이름을 불교식 요소와 의미로 많이 지었다. 특히 진흥왕은 신라에도 석가모니가 태어나길 염원하는 가운데 장손의 이름을 석가모니의 아버지 백정왕(정반왕)의 이름을 따서 백정으로, 동생들은 정반왕의 동생들과 같이 백반, 국반으로 지었다. 그리고 후일 진평왕 왕후(복힐구)도 석가모니 어머니의 이름과 같이 마야부인으로하여 염원했지만 ‘신라의 고타마 싯다르다’는 태어나지 않았다. 결국 진평왕과 마야부인은 왕자없이 공주만 둘(셋 또는 넷)을 낳았다(진평왕은 후비 승만부인 손씨도 있었지만 왕자를 얻지 못했다). 먼저 삼국사기에는 선덕여왕이 장녀이고 천명공주가 차녀이다. 삼국유사에는 공주들의 서열에 관한 기록이 없이 백제 무왕의 왕비가 된 선화공주도 등장하며 딸이 셋이다. 그리고 화랑세기에는 천명공주가 장녀로 등장한다. 뿐만 아니라 또 한 명의 공주도 등장한다. 천화공주天花公主인데, 그녀는 처음에 종숙인 김용수에게 시집갔으나 용수가 천명공주를 아내로 맞으면서 다시 용수의 동생인 용춘에게 시집갔다. 그러나 또 다시 용춘이 선덕여왕을 모시게 되자 백룡공에게로 시집을 갔다. 공주의 숫자와 서열은 불분명하지만 정확한 것은 진평왕은 왕자가 없었다. 그래서 왕위계승을 위하여 용수전군을 사위로 삼아서 왕위를 이으려고 하였다. 그러나 용수전군은 진평왕의 나이가 한창 강성할때라며 사양하였지만 왕비 마야부인은 용수와 천명공주를 혼인시켰다(이 부분을 보면 천명이 장녀 같은데, 당시 용수는 이미 천화공주를 아내로 맞고 있었다). 

그런데 사랑의 감정은 신묘한 것인지라 천명공주는 용수를 사랑하지 않았다. 천명은 자라면서 동생인 용춘을 사모하였다. 그러나 어머니 마야부인은 딸의 내심을 알지 못하였고, 그저 ‘용숙龍叔같은 사람이 제일’ 이라는 말에 장남인 용수종숙龍樹從叔으로 생각하고 그와 혼인시켰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김춘추가 태어났다(김춘추는 후일 진덕여왕을 이어 태종무열왕이 된다). 하지만 천명의 용춘을 사모하는 ‘마음’ 은 마음에만 머무르지 않고 밖으로 나왔다. 이를 안 용수는 부인 천명을 동생 용춘과 맺어 주려고 하였다. 그러나 용춘은 가정의 법도는 장자가 귀한 것인데 어찌 형과 같을 수 있냐는 말로 거절했다. 그래서 천명은 남편 용수가 죽은 후에야 용수의 유언에 따라 그토록 그리워했던 용춘과 함께 살게 되었다. 동시에 친아버지가 김용수인 김춘추도 삼촌인 용춘과 함께 살게 되었고, 춘추는 적자가 없고 서자만 여럿 있었던 삼촌 용춘의 적자로 입적入籍되었다. 여기서 우리는 당시 ‘가정의 법도’ 두 가지를 볼 수 있다. 용춘의 거절의 변으로 미루어 보아 이 무렵 신라는 철저히 장자 중심의 가계가 계승되었음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당시에 이미 형제/자매들이 돌림자를 쓰고 있었다. 화랑세기의 기록을 보면,

[그 때 대왕은 적자가 없어 용춘공의 형인 용수전군龍樹殿君을 사위로 삼아 왕위를 물려주려 했다. 전군이 용춘공에게 물었다. 용춘이 대답하기를 “대왕이 나이가 한창 강성할 때이므로 문득 후사가 생기면 불행해질까 염려가 됩니다” 했다. 전군은 이에 따라 사양했으나 마야왕후가 들어주지 않고, 마침내 전군을 사위로 삼았으니 곧 천명공주의 남편이다. 이보다 앞서 천명공주는 마음속으로 공을 사모하여 왕후에게 조용히 말하기를, “남자는 용숙龍叔같은 사람이 없습니다” 했다. 왕후가 용수龍樹로 생각하여 시집을 잘못 보냈던 것이다. 공주는 이에 용춘공에게 은밀히 말하기를 “첩이 본래 그리워한 사람은 곧 그대입니다” 했다. 공이 말하기를 “집안의 법도家道는 장자가 귀한 것인데 신이 어찌 감히 형과 같겠습니까?” 했다. 천명공주는 용춘을 더욱 사랑하여 임금에게 공의 처지를 떠받쳐주게 했고, 여러 차례 용춘의 계위階位를 올려 용수공과 같게 했다. 용수가 천명공주의 뜻을 알고 공주를 용춘에게 양보했으나 용춘이 힘써 사양했다. 마야왕후가 밤에 궁중에서 잔치를 베풀고 용춘을 불러 공주와 함께 묵도록 했다. 용수공 또한 늘 병을 칭하고 용춘에게 공주를 모시고 공주의 마음을 위로하도록 명했다. 용춘공은 스스로 게으르거나 방자한 적이 없었다. 이로 인하여 용춘공은 대궐에서 더욱 신임을 받았다.]

왕의 신임이 두터웠던 용춘은 후일 풍월주의 위를 호림공에게 물려주고 나서는 조정에 들어가서 왕을 보좌하였다. 이 때 그를 따르던 많은 낭도들을 등용하였고 그는 이찬(2등급)의 벼슬까지 올랐다. 또한 국경이 위태로울 때는 목숨까지 바치기를 아끼지 않은 휘하의 많은 낭도들과 함께 진평왕의 친정을 따라 나서기도 했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한국사데이터베이스(db.history.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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