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얼떠리우스의 어리바리 (실패한) 꿀벌 이야기(3) - 뉴햄프셔에서
보스톤코리아  2020-03-16, 10:40:46 
3) 곰이 과일을 먹네.
그 추운 동토의 땅 알래스카에는 무슨 동물들이 살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사자를 제외한 거의 모든 동물들이 사는 것 같습니다. 가장 많은 동물은 아마 곰과 무스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무스(moose, 말코손바닥사슴, 엘크elk)와 곰은 정말 흔하다. 무스는 T자로 거리에서 큰 일 보시는 것과 두 발자국 나무 숲 속에서 식사하시는 것을 봤다. 엄청 크고 불과 3,4m 거리에서 봤기 때문에 두 번 다 엄청 놀랐다. 곰도 산 건너편과 고속도로에서 몇 번 봤다. 알래스카에 있는 동물원에 갔다. 특별히 곰을 보여주고 있었다.

알래스카에는 3종류의 곰이 있다. 회색 곰이라고 부르는 불곰과 흑 곰, 그리고 북극곰이다. 그런데 그 동물원에는 불행하게도 북극곰은 없었고, 회색 곰과 흑 곰이 있었다. 회색 곰은 어마어마하게 컸다. 곰 중에서 가장 크단다. 그야말로 아빠 곰, 엄마 곰, 아기 곰이었다. 그 아기 곰도 자리에서 두발로 서면 어른 키를 넘겼다. 흑 곰은 거기에 비하면 아기 곰 정도의 수준이었다. 그런데 그 흑 곰 울타리 안에 노란 공 같은 것이 있었다. 처음에는 구경꾼들이 장남삼아 노란 공을 던졌나 생각을 했다. 꺼내려면 참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노란 것이 오렌지란다. 오렌지는 특식으로 곰들이 너무 좋아한단다. 이 글을 쓰기 전에 위키백과와 나무위키를 보니 곰들이 잡식성에 과일을 먹는다고 나와 있었다. 늘 TV에서 연어와 동물들과 싸워서 잡아먹는 것만 봐서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디날리 산에 있는 국립공원에 가면 팸플릿에 곰을 만났을 때의 행동 요령이 나와 있고, 실제로 곰을 만난 사람들의 모습이 사진으로 있었다.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사람들이 모여서 저음으로 “헤이 베어, 헤이 베어”하면서, 뒤로 물러서라고 쓰여 있다. 그 사진은 공원지기가, 강 건너편에서 곰과 조우한 서너 명의 사람들이 처음에는 조금 흩어져 있었다가 곰을 만나서 함께 모여서 그 행동요령에 맞추어서 그 곰에게서 뒤로 물러나는 것을 사진으로 몇 장 찍은 것이었다. 차를 타고 다니면 곰을 자주 만난다. 주일에 미국 침례교회를 찾아 갔는데, 주차장에서 권총을 차는 것을 보고 놀랐고, 예배 후에 권총을 차고 있는 세 분 중에 좀 선하게 생긴 분에게 여쭈어 보았더니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권총을 찬다고 말해 줬다. 그렇게 곰은 멀리 있는 위험이 아니라 아주 가까이에 일상에서 겪는 위험이었다.

4) 벌통을 만나다.
그 동물원은 아닌 것 같은데,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딘가에 갔었다. 그 곳도 볼거리가 많은 곳이었다. 여기저기 보다가 그만 벌통을 앞에 놓고 열심히 설명하는 한 나이 드신 분을 만났다. 주변에는 아이들이 둘러서 있었고, 어른은 아이들 부모 외에는 저 혼자였다. 한 번 설명이 끝났다. 그런데 나는 도무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지 못하여 계속 그 곳에 서서 설명을 듣고 또 들었다. 가족들은 다른 것을 보러 다니고 있었고, 나는 그 곳에서 못 알아듣는 영어 수업을 공짜로 반복해서 계속 듣고 있었다. 해는 기울고 있었고(밤 11시까지 대보름달빛정도의 밝기) 추워지고 있었다. 더 듣고 싶었지만 문 닫을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그 때 아들이 다가와서 나에게 몇 마디 물었다. 관심 있냐고.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벌을 직접 키워서 거기서 나오는 꿀을 직접 수확해서 먹는 생각을 해볼 것이다. 저도 아들에게 그저 그렇게 벌을 한 번 키워보고 싶었었노라고 말했다. 그저 지나가는 말이었다. 그러나 아들은 그것을 귀담아 들었고 마음에 담아 두었다. 그 때가 2017년 5월 중순이었다.

실수 2.
작년 2019년 봄에 오랜 동면 후에 벌들이 바깥으로 나올 때 너무 기뻤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벌이 일찍 나오면 안 된 다네요. 벌 무리에는 강한 무리가 있고 약한 무리가 있습니다. 약한 무리는 모든 것이 부족해서 일찍 벌통에서 나와서 일을 시작합니다. 강한 무리는 모든 것이 풍족해서 딱 알맞은 시간에 벌통에서 나옵니다. 그러면 우리들 생각에는 벌들이 일찍 나와서 일을 시작하면 좋은 것이 아니냐? 할 것입니다. 아닙니다. 죽습니다. 약한 무리라는 것은 먹을 것과 벌들의 숫자가 적은 것을 의미하고, 강한 무리는 먹을 것이 풍성하고 벌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약한 무리는 벌들이 숫자도 적은데 일찍 나와서 얼어 죽고 먹을 것을 채취할 꽃도 적고, 또 채취를 할 일벌들이 죽어서, 정작 꽃에서 꿀을 딸 때, 조금밖에 채취할 수 없게 되며, 심한 경우에는 벌들의 사이클에서 한 사이클이 모두 사라지게 되어 결국 그 무리 전체가 먹을 것이 없어서 죽게 됩니다.

저는 작년에 벌들이 일찍 나오기에 부지런한 벌들이구나 생각하며 좋아했었습니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2020.03.23
폐위된 선혜황후, 김용춘의 어머니 지도황후(진지왕의 비)의 외할머니인 선혜황후(소지왕의 비)는 궁(또는 사찰)에서 중僧 묘심과 사통을 하다가 왕에게 들켜서 폐위되..
義(의) 2020.03.16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 없으리로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찌라도 해(害)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主)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
좌충우돌 얼떠리우스의 어리바리 (실패한) 꿀벌 이야기(3) - 뉴햄프셔에서 2020.03.16
3) 곰이 과일을 먹네.그 추운 동토의 땅 알래스카에는 무슨 동물들이 살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사자를 제외한 거의 모든 동물들이 사는 것 같습니다. 가장..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2020.03.16
'무지해서 그랬다'고 하면 모든 것이 이해될까. 생각해 보자. 나 자신이 아닌 내 자식이 어떤 병에 걸려 죽을 지경에 이르렀다고 생각해보자. 삶과 죽음의 경계..
한담객설閑談客說: 조선여인의 눈 2020.03.16
여자애들이 가지고 놀던 건 인형이었다. 인형은 금발의 긴머리였으며, 눈은 크고 콧날은 오똑했다. 오죽하면 인형같이 예쁘다는 말이 있을 것인가. 미국이나 유럽 어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