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화랑세기花郞世紀, 19세 풍월주風月主 흠순공欽純公(1)
보스톤코리아  2021-01-04, 11:20:25 
김흠순은 15세에 화랑에 입문하였다. 그도 형에 버금가는 신라의 대장군이었다. 삼국사기의 열전은 총 10권(권41~50) 인데 저자 김부식에 의해 3권이나 차지하는 형 김유신에 비해 동생 김흠순은 상대적으로 너무나 초라한 흔적을 남기고 있다. 하지만 곳곳에 등장하는 흠순에 관한 기록을 종합하고 또한 그가 참전한 전쟁과 그 업적을 고찰해 보면 그도 분명 신라의 명장이었다. 특히 김흠순은 백제를 멸망케한 마지막 전투인 황산벌 전투에서는 대장군 김유신을 필두로 김품일 장군과 함께 좌우에서 5만의 군사를 지휘하며 귀족의 의무를 다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정신을 보여 주었고, 화랑의 계율인 ‘임전무퇴’ 의 정신을 발휘하면서 모든 군사들의 본보기가 되었기에 사비성을 함락할 수 있었다. 황산벌 전투에서 백제의 명장 계백이 이끄는 5천의 결사대의 항전에 부딪혀 진격이 어려울때 김흠순의 아들 반굴은 단기필마로 적진에 뛰어들어 많은 백제군의 목을 치고 장렬히 전사하였다. 이에 좌장군 김품일은 16세의 아들 화랑 관창에게 반굴의 뒤를 따르게 하였다. 그는 계백에게 사로 잡힌 뒤 너무 어리다고 돌려 보내지기도 했지만 다시 적진에 홀로 뛰어들어 많은 백제군을 베고 전사하였다. 이렇게 좌우대장군인 김품일과 김흠순의 아들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나라에 충성하니 5만의 신라군은 사기가 충천하였고 계백과 그의 결사대를 모두 제압하고 사비성으로 입성하였다(660년). 

김흠순이 풍월주에 오를 당시에는 많은 낭도들이 선도仙道를 탐구하기 보다는 전쟁에 나가서 공을 세우기를 좋아하였다. 즉 화랑도들이 선도를 통하여 인격을 도야하고 호연지기를 세우기 보다는 심신수련을 위해 연마한 무도를 바탕으로 전쟁터에서 공을 세워 관위를 높이려는 출세지향적인 면모를 나타내고 있었다. 김흠순은 17세 풍월주인 김염장의 부제로 발탁되었으나, 곧 형인 김유신의 명으로 그 지위를 김춘추에게 양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18세 풍월주는 김춘추가 이엇고, 드디어 629년 그의 나이 만 31세에 김춘추를 이어 19세 풍월주에 취임하였다. 특히 그가 풍월주의 위에 오른 그해는 신라가 고구려의 낭비성을 쳐서 자신의 부형父兄인 김서현과 김유신이 많은 전공을 세우니, 풍월주라는 영예스러운 직위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참전하여 공을 세울 기회를 놓침을 못내 아쉬워하였다. 그로 인하여 그는 전공을 세우기 위해 낭정郎政은 부제인 예원에게 맡겨놓고 휘하의 화랑도를 이끌고 임기 4년 동안 전쟁터만 돌아다녔다(이를 두고 ‘어리석은’ 형 유신이 공을 세우는 것을 질투했다는 견해가 강하다. 모든 사람들이 김유신을 두려워하고 공경했으나, 3살 어린 동생 흠순은 형을 어리석다며 버릇없이 굴었다).

낭비성 전투는 삼국사기(권4, 신라본기4, 진평왕51년과 권41, 열전1, 김유신 상, 그리고 권20, 고구려 본기8, 영류왕12년) 와 화랑세기(13세 용춘공조와 19세 흠순공조) 에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 전투의 기록으로 진지왕의 아들들인 용수와 용춘이 동일인이 아님을 역설적이게도 삼국사기 자체가 입증하고 있다. 물론 화랑세기에는 형제로 등장하며 그 내용이 상세하게 실려있다. 낭비성(현 충북 청주 혹은 청원) 은 원래 백제가 쌓은 성인데, 삼국 변방의 국경이 자주 바뀌는 요충지로 당시 629년에는 고구려가 차지하고 있었다. 진평왕은 김용춘과 김서현을 대장군으로 출전시켜 낭비성을 선제 공격하였다. 처음에는 패전하였지만 당시 부장군(중당당주中幢幢主) 으로 출전했던 김유신이 ‘벼리와 옷깃’324)  이 되겠다며 죽음을 무릅쓰고 단기필마로 적진에 3번이나 들어가 적장의 목을 베고 아울러 적기도 탈취해왔다. 그러자 모든 군사들이 사기가 올라 북을 치고 함성을 지르며 진격하여 고구려 군사 5천의 목을 베어 죽이고 항복을 받았다. 그리고 승전고를 울리며 개선하니 진평왕이 후한 상을 내렸다. 파진찬 용춘은 이찬(2등급)으로 잡찬을 건너뛰는 파격의 승진하였다(화랑세기에는 고구려와의 전쟁에서 공을 세워 각간의 벼슬을 받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같은 삼국사기에 7년전(진평왕 44년, 622년)의 기록을 보면 용수가 이찬의 벼슬로 내성사신이 된 기록이 나온다. 이미 7년 전에 이찬에 올랐던 사람이 특별한 이유가 없이 강등되었을까? 그래서 이 낭비성 전투는 용수와 용춘이 화랑세기의 기록처럼 동일인이 아닌 형제임이 또 한번 입증된다. 무엇보다 이 낭비성 전투에서 세운 전공 이후 용춘의 입지가 넓어지고 활약상이 두드러짐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김유신 역시 이때 부터 신라 조정에서 ‘두려워하고 공경받는’ 화랑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였다. 이와 같은 부형의 활약상을 곁에서 지켜본 김흠순은 전공을 세워 출세를 하기 위해 낭정은 부제 예원에게 맡기고 휘하의 화랑도를 이끌고 변경지역에서 지냈다.  

324) 김유신이 단신으로 적진에 들어가기 전에 대장군 용춘과 서현 앞에서, “옷깃을 들면 갖옷이 바로되고, 벼리를 당기면 그물이 펼쳐집니다 (振領而구正 提網而網張 진령이구정 제망이망장)” 라고 말하며, 자신이 ‘벼리와 옷깃’ 이 되어 홀로 적진에 뛰어 들었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한국사데이터베이스(db.history.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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