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의 세상 스케치 - 200회
보스톤코리아  2009-05-25, 17:27:55 
하늘이 주신 樂天知命의 삶 속에서

하늘이 주신 樂天知命의 삶 속에서 내 색깔과 내 모양 그리고 내 목소리를 내며 춤을 추는 '삶의 춤꾼'이고 싶다. 이제는 불혹不惑의 언덕에 올라 걸어온 길을 잠시 돌아보며 앞으로 걸어갈 지천명知天命의 길을 향해 걷고 있다. '지천명'이라 함은 하늘의 뜻을 깨닫는다는 말일 게다. 그래, 지금까지의 삶도 그러하거니와 앞으로의 삶은 더욱 하늘의 뜻을 깨달으며 그 뜻에 따라 내 색깔과 내 모양 그리고 내 목소리를 내며 '나'답게 살고 싶다.

굳이 무엇이라 이름붙이지 않아도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만으로 충만한 기쁨이고 넉넉한 행복이다. 우리는 그 어떤 무엇이 되고자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하며 살았는지 모른다. 그에 따른 대가를 바라기도 하고 그에 못 미치면 실망과 좌절과 절망에서 허우적거리다 시간을 허비하고 만다.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고, 그 원하는 것이 진정 내 것이란 말인가. 어쩌면 내가 원하지 않았던 삶을 누군가에 떠밀려서 여기까지 오진 않았을까.

살아오면서 느끼는 일이지만 세상은 자신의 욕심만으로 되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그 욕심을 내려놓는 다고해서 내가 당장 어떻게 되는 것은 더욱이 아니다. 다만, 그것이 내게 진정 잘 어울리는 것인가, 하고 먼저 생각할 일이다. 내려놓는다는 것은 나 자신으로부터의 포기이거나 절망이거나 좌절이 아님을 우리는 일찍이 배웠어야 했다. 우리의 교육은 내 색깔과 모양과 소리를 찾기 이전에 그 어떤 것 위에 올라서야 한다는 세상의 욕심(경쟁)을 먼저 배웠던 것이다.

세상의 또 다른 나의 모습으로 있는 그 누군가의 위에 오르지 못하면 짓밟히고 낙오된다는 강박관념이 너무도 오래도록 몸속에 살 속에 마음속에 정신 속에 심어 놓았다. 참으로 생각하면 안타까운 일이고 슬픈 일이다. '그때 그 시절'이라는 그 이유만으로 탓을 옮기면 그만일까. 그것을 누구의 탓이라고, 책임이라고 말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그렇다면, 이제는 지난 과거에 잡혀 미래를 저당잡혀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그 과거로부터 미래를 꿈꾸고 그 꿈을 이루고자 오늘의 나를 맘껏 만나고 느끼고 누려야 할 일이다.

오늘도 이 넓디넓은 우주 안에서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그 속에 속한 '나'를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각자의 색깔과 모양과 소리로 있는 수많은 존재가 모여 알록달록하고 올록볼록하고 높고 낮은 떨림과 울림 그리고 공명에서 우리는 혼자가 아니고 함께한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진정 내가 내 것으로 있을 때만이 '아름다운 세상의 하모니'를 만들 수 있다. 그 누구의 것을 부러워할 이유도 부끄러워할 이유도 없다. 그저, 그렇게 나로 가만히 있음 자체가 이 세상에서 최고의 값진 보석이다.

저 너른 들판의 들꽃을 보면 참으로 신기하고 놀랍지 않은가. 자기를 알아주기를 안달하지도 보채지도 않고 제 모양과 제 색깔과 제 향기로 피어 있다. 홀로 길을 가던 나그네를 붙들어 세우는 것은 무슨 일인가. 그것은 순수한 자기로 있는 들꽃의 에너지의 힘인 끌림(매력)일 것이다. 언제나 사람만이 채우지 못하는 것들로부터 자유롭지 못해 보채고 안달을 한다. 자연이나 사람이나 굳이 내가 아닌 다른 것을 원한다면 이것도 저것도 되지 못하고 시들어버리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그 무엇이 되려고 억지로 나 자신을 혹사하지 말아야 한다. 음식도 내 몸에 받는 것이 있는 것처럼 삶도 내 몸과 마음에 맞는 '안성맞춤의 삶'이 분명히 있다. 그것을 제대로 찾으려 하지 않고 무작정 남들이 찾는 것을 함께 찾아나섰던 것이 때로는 힘겹고 버거운 삶이 된 이유이고 까닭이다. 이제는 하늘이 주신 낙천지명樂天知命의 삶 속에서 내 색깔과 내 모양 그리고 내 목소리를 내며 춤을 추는 '삶의 춤꾼'으로 살고 싶다. 그 무엇이 되고자 애쓰지 말고 내 속에 이미 들어 있는 나를 만나고 느끼고 맘껏 누릴 수 있는 오늘이면 좋겠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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