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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한 컬럼 [17] 일본 다시보기 - 오이타현II
보스톤코리아  2009-06-08, 15:30:11   
세계 제일의 온천이 벳푸(別府)라고 하면 일본인은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 제일로 손꼽히는 온천이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400년 전의 벳푸는 지금과는 사정이 사뭇 달라 사람이 살기에는 아주 어려운 지옥과 같은 곳으로 여겨졌었다. 그 당시인 1587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20만 대군을 이끌고 시마즈 요시히로 (島津義弘)를 정벌하려고 규슈에 왔을 때의 이야기다.

때는 몹시 더운 여름이었는데 오랫동안 무거운 갑옷에 병장기를 걸치고 전장을 전전하다 보니 피부와 살이 땀에 젖어 짓무르고 터져서 평소에도 원숭이처럼 생겨서 별볼일 없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몰골이 더욱 더 뒤틀려 영 꼴이 말이 아니었다.

주위의 사람들이 벳푸를 지칭하며 비록 지옥 같은 곳이라서 사람들이 살기를 꺼릴망정 효험이 있는 온천이 있다고 하며 온천욕을 권고하게 되었다. 히데요시는 별다른 뾰족한 수단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시험 삼아 목욕을 했더니 짓물렀던 피부가 씻은 듯이 아물어 버렸다.

골치 썩이던 피부병을 고치고 나자 히데요시는 이렇게 좋은 온천이 있는데 지옥이라고 부르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면서 당시 일본의 수도인 교토부(京都府)에 버금가는 특별한 부(府)를 의미하는 별부(別府)로 지명을 바꾸고는 특별하게 관리할 것을 명령하였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계속 벳푸로 부르고 있는 것이다.

그 이전에도 8세기의 분고국(지금의 오이타현) 풍토기와 이요국 풍토기 같은 역사서에 벳푸의 존재를 기록해 놓고 있었지만 처음 온천으로 개발한 것은 가마쿠라 시대 때 잇펜쇼닌이라는 스님이 벳푸의 간나와 지역에서 온천 수증기를 이용해서 찜질탕 (일본말로 무사유)을 개발한 것이 벳푸는 물론이고 일본 전체에서 온천 목욕 문화의 효시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지하 1,000m 깊이까지 구멍을 내서 인위적으로 온천을 개발한 것은 명치유신 이후에야 시작하게 되었다. 지금 벳푸 시내 사방에서 볼 수 있는 온천 수증기는 인위적으로 온천 개발을 한 다음에 생겨난 현상이다.
명치 초기에 연 8만여 명이 벳푸 온천을 찾아 왔는데 쇼와 초기에는 연간 200만 명으로 급증하고 지금은 상주인구가 12만 명을 조금 넘는 벳푸에 연 400만 명이 다녀가고 있다.

규슈 지방에 온천이 많은데 특히 오이타 현에는 온천이 유독히 많다. 그런데 오이타 온천 중 절반은 벳푸에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온천이 생성 되려면 3 가지 기본 요소가 필요하다. 물과 열 그리고 화학 성분이다. 규슈는 원래부터 비가 많이 내리는 지방이다. 그래서 물은 아주 풍족하다. 남쪽으로부터 규슈를 향해 밀려들어오는 지각판이 규슈에서 함몰하여 마그마를 만들면서 필요한 열을 많이 공급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물과 열이 풍족할 뿐만 아니라 한번 비가 내리면 그 비가 땅속에서 온천수가 되어 지표면에 다시 나타나는 데는 30년이 걸린다고 한다. 그 30년 동안에 지상에서 스며든 물은 뜨거운 열을 공급 받아서, 유황, 나트륨, 수소, 철, 동, 라듐, 알루미늄 등의 화학 물질을 받아들여 온천수를 만들어 낸다고 한다. 규슈에는 물, 열, 화학 물질 이 3 가지가 모두 풍족하기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온천수를 풍부하게 용출 시키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에 알려진 온천수는 열 한가지 종류인데 벳푸에서는 열 가지나 되는 온천수가 용출 된다고 한다. 또 벳푸 시내에만 2,909 개나 되는 온천 용출구가 있는데 일본 전체의 10%를 웃도는 숫자다. 하루에 뿜어내는 용출량도 하루 13만 톤으로 미국의 Yellow stone에 이어 세계 2 위가 된다. 그러나 온천수 사용량으로 따지면 Yellow stone 보다 앞서서 세계 1위가 된다.

또 하나는 온천수 온도가 온천 최저 기준 온도인 25도보다 월등히 높다는 것인데 관광객을 위한 온천은 보통 40 ~ 42도이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온천은 47도나 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온천의 종류가 모래찜질탕, 노천진흙탕, 수증기찜질탕, 폭포탕, 족탕 등 아주 다양한 데도 그 이유가 있다.

전세계에서 '온천' 하면 일본을 으레 떠올리고 그 일본에서 벳푸를 온천의 원조 (元祖)로 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벳푸 시에 접어들면 주위의 산과 집들 속에서 온천의 수증기가 피어 오르고 또 호흡에 부담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유황 냄새도 맡을 수 있다. 벳푸에 도착했다는 것을 알려 주는 신호다. 자동차길 언저리에서도 온천 수증기가 피어 오르는 것은 다반사로 보이는 풍경이다.

벳푸의 온천은 어느 곳에 소재 하느냐에 따라 8개로 나누고 있다. 벳푸역을 중심으로 하는 벳푸 온천장, 온천요양의 문화로 유명하고 8개의 지옥이 있다고 하는 간나와 온천, 유노 하나라는 입욕제를 만드는 묘반 온천, 그 외에 하마와키, 시바세키, 칸카이자 호리타, 가메가와의 8개 온천이 있다. 이것을 벳푸 8 탕이라고 한다.

간나와 온천 지역에는 8개의 지옥이 있는데 약 1200년 전에 쓰루미 다케산의 화산 폭발로 분화구가 생겼는데 도저히 사람이 접근할 수 없었기 때문에 지옥이라고 부르는 곳이다. 코발트 색을 띠면서 하얀 연기가 피어 오르는 바다지옥, 섭씨 90도의 온천수로 밥을 짓는다는 가마토 지옥, 악어를 키우는 오니야마 지옥, 간헐천인 다쓰마키 지옥 등으로 8개의 지옥이 모두 모여 있다.

그 중에도 바다 지옥이 제일 관람객이 많은데 온천의 성분에 유산철이 많아 코발트 블루 색을 띤 열탕으로 마치 바다를 연상하게 한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이 열탕에 어묵이나 달걀을 넣어 삶은 것을 판매하고 있는데 달걀 한 개를 먹으면 10년이 젊어지고 2개를 먹으면 20년이 젊어진다고 한다.

그러나 세 개를 먹으면 도로아미타불이 된다고 한다. 우리 집사람이 2개를 먹겠다고 덤비길래 한 개만 먹게 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후회 막급이다. 바로 옆에는 족탕이 있다. 처음에는 '이거 별거 아닐 거' 라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다. 발이 아주 가볍게 날아갈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 참으로 희한한 일이었다.

대머리 지옥을 빼고 나머지 7개의 지옥이 모두 간나와 온천 근처에 모여 있으니 한번 둘러볼만하다. 우리가 묵은 호텔은 1997년 김영삼 대통령이 한일정상회담 때 묵었던 스기노이 호텔이다. 벳푸산 정상에 위치해서 벳푸 시내와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데 온천 수증기가 피어올라 뿌옇게 보인다.

호텔 객실만도 본관과 별관을 합해서 562개나 되고 호텔 안에 온천도 2개나 된다. 대전망 온천장인 "타나유" 온천은 남녀 각각 300명까지 입장이 가능한 아주 넓은 규모의 온천이고, 또 하나의 온천은 나트륨 온천이라고 하는데 탕에 들어갔다 나오면 온몸이 매끈거리고 상쾌한 것이 일품이다.

원래 온천은 저녁 식사 전후에 두 번, 취침 전에 한 번 해서 세 번을 하는데 나는 저녁 후의 온천은 그날 여행 기록을 정리 하느라 매번 건너 뛰었다. 그러나 스기노이 호텔에서는 세 번을 다 채웠는데 바로 상쾌한 느낌 때문이었다. 목욕 시간은 대략 10분 정도인데 20분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온천장에서는 유카타를 입으면 욕장에 입장할 때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표시다. 구두를 신으면 신발장 사용료를 내야 하니 호텔 슬리퍼를 신고 다니는 게 편리하다.

일본은 한국처럼 대충 샤워를 하고 탕 안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모두들 먼저 비누칠을 해서 몸을 깨끗이 닦는다. 그리고 나서 탕 안에 들어 가는데 바로 옆에 있는 탕에 가는데도 손바닥 만한 작은 수건으로 몸의 중요한 부분을 가리고 간다. 탕에 들어가면 작은 수건을 접어서 머리에 예쁘게 올려 놓는다.

탈의장에서 욕탕에 들어올 때부터 목욕을 마치고 탈의장에서 옷을 갈아 입을 때까지 이 작을 수건의 용도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가리는 것으로 시작해서 가리는 것으로 끝나 버린다. 일본의 목욕탕에서 수건으로 가리는 행위는 자신이 나체가 아님을 표현하는 상징적 행위라고 한다. 예전에 남녀 혼욕이 성행할 때에도 작은 수건으로 그 곳만 가리면 벌거벗고 하는 목욕일망정 완전 나체는 아니라는 뜻이었다고 한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그러나 한국은 다르다. 남자들끼리 목욕탕에 함께 가는 것은 다 보여 주고 친해지자는 뜻이다. 조금이라도 가리면 원래 취지에 어긋난다. 일본 목욕탕에서 중요한 부분을 자랑스럽게 내놓고 다니면 그 사람은 한국 사람이 분명하다. 나 역시 작은 수건이 거추장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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