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의 세상 스케치 - 224회
보스톤코리아  2009-11-23, 13:47:34 
꿈많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이 세상에서 무엇이든 다 할 것 같았던 때가 있었다. 모두가 그랬으리라 꿈이 가득했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하지만, 어른이 되고 세상과 마주하면서 내 안에 있던 꿈들을 하나둘씩 내려놓아야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쩌면 자신 스스로 가능보다는 불가능에 대한 두려움으로 미리 포기해 버렸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다면 아직도 남은 꿈이 가슴 속에서 꿈틀대고 있는가 묻고 싶다. 아직도 불가능에 대한 두려움이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지 또한 묻고 싶다.

여자 나이 50이 되어가며 많은 주부는 여러 가지 변화에 두려움을 갖게 된다. 한 가정에서 아내로 그리고 아이들의 엄마로 열심히 지내오다 아이들이 자라 대학에 입학하게 되면 뭔지 모를 허전함에 휩싸이게 된다. 집 안팎에서 아이들과 함께 정신없이 다니던 그 시간과 공간 사이에서 이제는 혼자 동그마니 놓인 것 같은 외로움과 쓸쓸함에 견디기 힘든 시간이 찾아온다. 물론 곁에 남편이 있기는 하지만 아이들과 지냈던 시간을 채움 받기에는 너무도 부족한 느낌이 들기에 더욱 외로움에 있는지도 모른다.

모든 여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나이 50을 전후로 해서 대부분의 여자(주부)들이 겪는 과정일 게다. 또한, 몸의 변화를 느끼는 시기이기도 하다. 까맣던 머리카락은 하나 둘 희어지고 눈은 점점 어두워져 신문의 작은 활자를 손을 길게 뻗어야 보는 시기가 된 것이다. 단 한 번도 거르지 않던 생리도 한 번씩 거르는 일 앞에 복합적인 감정이 휘돌아 마음이 싱숭생숭해진다. 남들이 흔히 말하던 그 갱년기가 내게도 찾아왔다는 것에 대한 불안함과 서운함 금방이라도 여자에서 여자가 아닌 듯한 느낌이 마음을 더욱 허전하게 하는 것이다.

여성학자 수잔 브라운 레빈이 올봄 발간한 『50은 새로운 50(fifty is the new fifty)』이란 책도 화제를 모았다. 레빈은 "여성의 50세는 여성에게 새롭고 신나는 무대를 제공한다"며 "여성들에겐 가장 편안하고 희망의 에너지가 가득 찬 시기"라고 말했다. 바로 50의 나이는 무엇인가 새로이 시작할 수 있는 나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살아왔던 것처럼 이제는 자신을 위해서도 열심히 살 수 있는 당당한 나이 50인 것이다. 세상의 연륜이 두터워지고 삶의 지혜가 쌓이는 지천명의 길목에서의 50은 참으로 아름다운 나이다.

그동안 할 수 없다고 느꼈던 것들에 대한 도전을 꿈꾸어 보는 것이다. Impossible의 '불가능'에서 I'm possible의 '가능'으로 이끌 수 있는 것은 바로 '꿈과 희망'이다. I'm possible의 '나는 할 수 있다'는 강한 의지를 갖게 하는 것은 바로 새로운 곳으로의 도전이기 때문이다. 가능은 자신이 불가능하다고 느끼고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자세가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그것은 포기가 아닌 기다림을 아는 지혜인 까닭이다. 세월을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일들을 바탕으로 지혜롭게 앞으로의 계획과 노력으로 꿈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여자 나이 50이 되면서 몸의 변화에 따른 마음의 변화가 찾아오는 이 시기에 삶과 인생에 대해 그리고 자신에 대해서 묻게 된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하고 곰곰이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갱년기가 시작되는 이 시기에는 더욱 우울해지기 쉽다. 아이들이 모두 떠난 자리에서 더욱 외로워하는 아내를 위해 곁에 있는 남편의 따뜻한 사랑과 배려가 있다면 더없이 행복한 일일 게다.

이제는 이렇게 외치자. 내 나이 50 자유로운 여자여! 그 어디에도 묶이지 않고 속박되지 않아 자유로운 나이.
이 나이쯤 되면 부부도 이제는 친구 같지 않던가. 남편과 아내인 부부를 위해 행복한 시간을 마련하고 누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마음에서 하고 싶었던 취미 생활을 떠올려 보자. 먼저 자연과 함께 나눌 수 있다면 쉬이 친해지고 행복해질 것이다. 일주일에 하루쯤은 산과 들 그리고 바다를 찾거나 집안에서 꽃밭을 가꾸거나 혼자서 그림이나 글 사진을 취미로 할 수 있다면 Impossible is nothing 진정 불가능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작성자
신영 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신영의 세상 스케치 - 226회 2009.12.07
한 남자가 남기고 간 기억과 상처
신영의 세상 스케치 - 225회 2009.11.30
11월의 감사
신영의 세상 스케치 - 224회 2009.11.23
Impossible is nothing
신영의 세상 스케치 223회 2009.11.16
Listening the greatest healer
사람은 얄궂고 神은 짓궂다 2009.11.09
신영의 세상 스케치 -222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