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Compassion & Respect
보스톤코리아  2010-01-25, 12:23:40 
요즘 며칠째 연이어 TV를 보고, 신문을 읽고, 레디오를 들으며 이 참담함에 모두는 가슴이 아리고 저려오는 슬픔을 느낄 것이다.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사투를 벌이며 구사일생(<九死一生)으로 생명을 부지한 생존자들의 참담한 모습 앞에 진정 '신(神)은 어디에 계십니까' 하고 묻고 싶어진다. 여기저기 흙먼지 가득쌓인 회색 콘크리트벽 틈새에서 삶과 죽음을 오갔던 사람들의 모습과 얼굴조차도 구별하기 어려운 너부러진 처참한 주검과 피범벅이 된 사상자들의 위급한 상황 앞에 선 가족의 뜨거운 오열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모습이다.

2010년 1월 12일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인근에서 리히터 규모 7.0의 강진(Earthquake in Haiti)이 발생해 대통령궁을 비롯해 학교, 병원 등의 건물이 무너지고 수많은 사상자를 낸 대참사가 벌어졌다. 세계 곳곳의 구호단체(캐톨릭 릴리프 서비스, 유엔과 적십자 구호차량 등)에서 구호물자와 사상자 치료를 위해 움직이고 있지만, 강진으로 무너진 잔해더미로 말미암아 병원으로 옮기는 구호차량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주민들은 지진 발생 후 추가 붕괴를 우려해 더욱 심각한 공포에 시달리고 있으며 우선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긴박한 상황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갑자기 휘몰아친 대참사의 현장에서 부모와 형제를 잃고 목숨을 부지한 남은 사람들이 앞으로 겪어야 할 일들은 암담한 현실 문제다.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아이들의 모습은 생각만으로도 가슴 아픈 일이다. 문득 오래전 한국전쟁의 아픔과 슬픔 그리고 홀로 고아가 되어 겪었던 어린 아이들의 삶의 고통이 스쳐 지난다. 그 아픔을 겪지는 못했지만, 부모님을 통해서 형제들을 통해서 많이 들었었다. 전쟁에서 잃어버린 가족에 대한 아픔과 슬픔 그리고 험난했던 삶의 고비마다 견뎌야 했던 고통의 시간은 차마 기억에서조차 지우고 싶은 일이란다.

"Love, Compassion & Respect"

인간을 사랑하라.
끝없이 연민하라.
서로를 아끼고 존중하라.
그것이 지구에서 인간들이 진화해가는 방식이니까."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 최민식 사진 . 조은 글 /샘터사 中에서-

그 전쟁 후 50년대와 60년대의 한국은 가난에서 시달리고 굶주림에서 허덕이던 참으로 아픔과 고통의 세월이었을 것이다. 그 어려운 시간과 세월의 굴곡과 마디마다 사람(人間)을 사랑하고 긍휼히 여기며 존중하는 사랑의 손길이 있었기에 그 아픔이, 슬픔이, 고통이 조금씩 씻기고 가시게 되었던 것이다. 우리가 받았던 그 사랑을 마음으로나 물질로나 돌려줄 수 있기를 소망한다. 그 참담함 속에 허덕이는 현장으로 달려가서 도울 수는 없지만, 부모를 잃고 울부짖는 어린 눈망울들을 생각하며 마음의 기도로, 작은 사랑의 손길을 나누었으면 좋겠다.

전 세계적으로 여기저기서 일어나는 재해(대참사)를 보면서 '인간(人間)과 신(神)'에 대한 새로운 도전을 받기도 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요즘 많은 이들은 '나 이외에 또 다른 내가 있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고 살 때가 많다. 자신의 아픔만이 제일 큰 것이고 다른 사람의 슬픔이나 고통에는 귀 기울이려 하지 않는다. 때로는 요즘 젊은 친구들의 자유분방한 모습이 가끔 부러울 때가 있다. 하지만, 개인주의가 서로에게 편안하고 편리할지는 모르지만, 왠지 부모들 세대에서는 차갑고 냉랭해서 그들의 가슴마저 차갑지 않을까 염려스럽기도 하다.
이번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인근에서 발생한 대참사의 강진(Earthquake in Haiti)을 보면서 삶에 대해 깊은 생각과 마주한다. '삶과 죽음'이 남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또 느끼는 것이다.

그들 자신도 원하지 않았던 슬픔과 고통의 시간이다. 대참사에서 부모와 자식을 잃고 집을 잃어 고아가 되고 홈레스가 될 수 있는 것, 그 일은 누구나 겪을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다행이다'라는 말! 그 말이 때로는 가슴에 깊은 대못으로 와 박힌다. 그곳에 살지 않아서, 거기에 있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과 마음 그리고 말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를….

01/21/2010.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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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 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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