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출신에서 국선변호사 꿈꾸는 법대생으로
노스이스턴대학 유진김씨 MA아시안변호사협회 장학금 수상
불우환경 절망해 알코올중독, 같은 처지 도울 희망으로 극복
보스톤코리아  2019-01-03, 20:25:57 
아시안어메리칸변호사협회가 수여하는 장학금을 수여받은 유진 러브 김씨
아시안어메리칸변호사협회가 수여하는 장학금을 수여받은 유진 러브 김씨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한새벽 기자 = 중학교 시절 갱단 활동, 대학시절 마약 및 알코올중독 등을 극복한 한인 법대생이 MA아시안어메리칸변호사협회 장학금을 수상했다. 이 장학금은 성적이 뛰어나고 공공분야에서 활동을 약속한 아시안 법대생에게 수여된다. 

노스이스턴 법대에 재학중인 유진 러브 김씨(한국명 김경일, 27)는 지난해 12월 7일 차이나타운 소재 차이나펄레스토랑에서 열린 33차 해리다우기념법조펀드디너의 MA아시안어메리칸변호사 협회 장학금 5천불을 수여받았다. 이 장학금을 수상한 대표적인 인물은 하버드 법대생으로 이 장학금을 수상한 미셸 우 보스톤시의원이다. 

5월 졸업을 앞둔 김씨의 꿈은 대형 로펌 파트너가 아닌 국선변호사다. 단순히 말로만 국선변호사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 그는 로스엔젤레스 카운티에서 국선변호사 실습(practicum)을 하고 있다. 법대시절, LA 뿐만 아니라 오렌지카운티, 보스톤의 락스베리, 뉴욕 퀸즈 등에서 실습활동을 해왔다. 

김씨는 1991년 미국에서 이민자 가정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김씨의 부모는 1987년 미국으로 이민해왔다. 아버지는 주유소에서 편의점 판매원은 물론 정비공일까지 맡아 했고 어머니는 식당에서 일하는 맞벌이 부부였다. 타국살이에 빠듯한 부모님의 소홀을 틈타 주위에 아는 사람이 없었던 그는 아는 친구들, 형들과 자주 어울렸다. 문제는 이들이 갱단원이었다는 것이다. 

13살 때부터 태권도장에 같이 다녔던 친구가 15세에 다른 멕시칸 갱들과 싸움 중에 사망한 것을 목격하고 마음을 돌이켰다. 좀더 공부에 집중하면서 어울렸던 갱 친구들과 점차 거리를 둘 수 있었다. 갱들과는 멀어졌지만 어린 시절부터 즐겼던 술과 마약은 쉽게 떨어져 나가지 않았다. 

대학시절 특히 거의 매일 술을 마셨다. 김씨는 “인생을 비관했고 미래가 없다는 절망에 술을 찾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로 인해 그는 대학에서 경고도 받았다. 2010년 12월 29일 음주운전으로 체포됐다. 당시 혈중알콜농도는 0.16%였다. 1년간의 재판끝에 플리바겐을 받아들였고 유죄가 확정됐다. 

주위의 모든 사람들은 그의 이런 곤경에 전혀 동정하지 않았다. 그는 다시 정상의 생활로 돌아가기로 결심하고 약 1년에 걸쳐서 술을 끊었다. 그가 절망속에서 희망을 찾게 된 것은 두 변호사의 도움이 컸다. 자신을 끝까지 도와준 변호사 발레리 로페즈(Balerie Lopez)와 필 맨(Phil Mann) 변호사였다. 특히 필 맨 변호사는 보스톤에서 태어나서 자랐으며 UCLA법대를 다닌 고교시절 선생님으로 법대의 진학을 상담했었을 뿐만 아니라 그가 보스톤을 찾게 된 롤 모델이기도 하다. 

그는 졸업후 캘리포니아 아니면 보스톤에서 일하는 것을 생각중이다. 그는 국선변호사 활동은 물론 동양 커뮤니티에 자원봉사하면서 “저처럼 갱에 있는 문제아 동양 청소년들을 도와주고 싶다”고 밝혔다. 

보스톤에서 가장 놀라고 인상 깊었던 것은 인종차별이었다. 술집에서 쫓겨나기도 했고 학교에서 백인들이 동양인들에게 대놓고 비난하고 했다. 남가주에서는 그런 경험을 해본적이 없어 황당하고 놀라서 아무 말 못했지만 점차 적극 대처했다. “말하지 않으면 계속 당한다”는 게 그의 조언이었다. 

한국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웠던 그는 약간 어눌한 어투에도 인터뷰를 한국말로 고집했다. 그는 지난 10월달부터 한국어의 부족을 느껴 틈나는 데로 한국어 공부도 병행하고 있다. “한국 사람이니까 한국말 잘해야죠” 그가 갱이었음이 전혀 믿겨지지 않는 반듯함이었다. 오늘도 이민생활의 어려운 환경이 청소년들을 어둠으로 밀어 넣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 어둠이 지속되지 않을 것이란 위안도 그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hsb@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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