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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화학적 거세’의 논의를 반대하는 이유
보스톤코리아  2012-09-02, 17:55:48   
이 글은 경향신문에 실린 여성학자 정희진의 ‘그들이 ‘화학적 거세’를 선호하는 이유’에 대한 반박글이다.

저자는 ‘화학적 거세’를 성범죄에 대한 대안으로 이야기하는 배경에는 성범죄자와 남성일반을 분리, 현재의 남성중심의 가부장제를 수정하지 않으려는 남성들의 의도가 있다고 이야기 한다.

위의 관심법은 잠시 후에 보기로 하자. 저자는 위의 결론을 끌어 내기위해 다음과 같은 주장을 한다.

“간단히 말해, ‘화학적 거세’는 과학적 근거도 실제 효과도 없다.”

2005년 실험범죄학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Criminology) 1권 117page 에 실린 “성범죄자에 대한 치료의 효과: 종합적 메타 분석”은 지난 20년간, 22,181명에 대해 이루어진 69개의 연구를 함께 분석하고 있다. 이중 화학적 거세에 해당하는 호르몬 처방은 6건의 연구가 있었고, 논문은 충분히 높은 확률(P<0.01)로 호르몬 처방이 효과가 있다(같은 책 130page)는, 저자의 주장에 반대되는 결론을 내린다. 저자는 어떤 근거를 가지고 위의 주장을 하고 있나?

여기에 저자가 근거로 덧붙인 말은 이렇다.“섹스는 뇌로 하는 것이지 성기로 하는 것이 아니다”. 섹스를 무엇으로 하는가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의미에서, 다른 모든 신체활동과 마찬가지로 섹스에서 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문제는 지금 논의되는 화학적 거세가 바로 그 뇌의 활동을 조절하는 호르몬에 영향을 주는 것이라는 점이다. 과학자의 입장에서 인간은 물리법칙에 따라 끊임없이 분자들과 전기신호를 주고받는 약 100조 개의 세포덩어리일 뿐이다. 호르몬은 기분을 변화시키며, 식욕을 조절하고,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준다. 물론 이런 유물론적 관점을 일상에서 거부하는 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취향이다. 그러나 법적 사회적 제도를 만들 때에는 취향이 아닌 합리적인 실험결과를 따라야 한다.

또 저자는 성범죄의 원인으로 “일상의 성차별, 성역할 구조, 곧 가부장제 성문화”를 들고 이에 대한 반명제로 “인체의 화학에 원인이 있다”를 든다. 물론 일상의 성차별도 원인 중의 하나일 수 있다. 그러나 그 판단으로 부터 어떻게 “화학에 원인이 있다”는 주장을 기각하고 이에 모자라 “호르몬을 억제한다는 발상은 성범죄의 부양책이다”라는 주장을 펼치는가? 똑같은 논리로 “인체의 화학에 더 큰 원인이 있다”고 주장하는 측은 “일상의 성차별을 줄이는 것은 성범죄의 부양책이다”고 주장해도 된다는 뜻인가?

한편, 저자는 대부분의 통계에서 남성들이 성범죄자에 대해 더 강력한 처벌을 주장한다고 하며, 앞서 말한 관심법으로, 이는 남성들이 ‘나는 아니다’를 증명하기 위해서일 것이라는 추정을 한다. 이제 저자의 글을 반박하는 어떤 남성이든 “‘나는 아니다’를 말하기 위해 이 글을 반박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로 시작해야 할 듯하다. 그리고 2010년 6월 18일 세계일보의 기사 ”국민 4명 중 3명 ‘성범죄자 거세 찬성’“은 여성이 더 강력한 처벌을 주장한다는 통계결과이다. 이제 저자는 남성 일반은 모두 잠재적 성범죄자이자 동료이기 때문에 더 부드러운 처벌을 원한다는 추정을 할 차례인가?

이 글은 최대한 우호적으로 해석할 때, [소수의 성범죄자들에게 가해질지 모르는 ‘화학적 거세’는 우리 여성들이 가정에서, 지하철에서, 회사에서 늘 경계해야 하는 일상의 성범죄의 감소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남성 일반들에게 면죄부를 줄 뿐이므로, 여성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바로 일반 남성들의 여성관, 세계관을 수정해야 한다]라는 주장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가부장제 성문화를 무리하게 몰아붙이기 위해 저자가 사용한 “여성은 남성을 위한 용기(用器)”라는 단어의 근거는, 일반 남성들은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그가 만났던 소수의 성범죄자들의, “성욕은 배설과 같다”라든지, “남자는 참을 수 없다”는 주장들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그 성범죄자들의 생각이 일반인과 다르게 위험하기 때문에 화학적 거세를 하자는 이야기를 하는 중이다. 뭔가 논리에 문제가 있지 않은가?

상담내용을 인용하는 과정에는 거슬리는 부분이 또 있다. 서양의 화학적 거세에 대한 논의는 대부분 이것이 성 범죄자에게 적절한 처벌인가, 즉 호르몬이 일상에 끼칠 다른 영향과 관련된 2중 처벌의 위험과 같이 주로 성범죄자의 인권과 관련한 논의들이다 (‘성범죄자의 인권’이라는 단어가 불편한 사람들은 ‘자신은 무죄라고 주장하는, 그러나 법정에서 성범죄자로 판결받은, 그래도 아주 작은 확률로 성범죄자가 아닐 가능성이 있는 자’의 인권으로 생각해도 좋다. 곧, 이것은 사형제에 대한 논의와도 같은 맥락을 가진다.)

그러나 20여년간 여성에 대한 폭력 관련자들을 상담해온 저자는 - 내가 알고 있는 상담은 피상담자의 치료를 위하는 것으로 상담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기본이며 상대방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상대방의 입장에 서려는 노력을 가정하는 것이다 - 상담내용을 인용하는 방식으로 볼 때 상대방을 교정이 불가능한 괴물로 가정하고 상담을 해온 듯하다. 물론 여성의 입장에서 이런 흉악범들을 대할 때의 거부감도 있었을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로서, 자신의 상담내용을 이 글에서 하듯이, 그들이 얼마나 괴물인지, 그리고 마침 그 사실이 내가 앞장서서 공격하고 싶은 남성중심의 가부장문화 전반을 공격하는데 얼마나 적절한지에 맞춰서 이용하는 것에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은 뭔가가 잘못된 것이 아닐까? 아마 이것이 이데올로기라는 것의 무서운 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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