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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교수 “ 다르니까 타협 가능, 같으면 왜 타협하나”
보스톤코리아  2011-04-15, 23:13:13   
하버드 법대 아프리카 학생회 초청 강연에서 강의 중인 장하준 교수
하버드 법대 아프리카 학생회 초청 강연에서 강의 중인 장하준 교수
한미 FTA, 한국 정책 논쟁 미숙 보여준 사례
장하준 교수 하버드 케네디 스쿨 학생 간담회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장명술 기자 = 한국이 낳은 경제학자이자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장하준 캠브리지 대학 교수는 “한국은 복지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일괄 타결 즉, 대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교수는 한국, 영국 등에서 베스트 셀러인 ‘그들이 밝히지 않는 23가지’의 저자이기도 하다.

지난 11일 하버드 케네디 스쿨에서 열린 강연회 이후 한국학생들과 가진 질의응답시간에 장하준 교수는 시장 규제를 통한 과세 전 사회적 평등은 한국이 최고지만 과세 후 소득 재분배를 거치면 다른 복지국에 훨씬 뒤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장교수는97년 외환 위기 이후 퇴직자들이 만든 군소 치킨집을 보호하기 위해 결국 통큰 치킨의 진입을 규제한 예를 들었다. 복지체제가 제대로 갖춰지기 전에 시장 제한을 풀어 통큰 치킨, 월마트 등의 진입을 허용한다면 엄청난 실업자가 나오고 사회갈등을 유발하게 된다는 것.

하지만 현재는 억지로 시장진입을 막아 놓는 것이라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오늘은 치킨이지만 컴퓨터, 쌀, 쇠고기 등 사회 곳곳에서 이런 문제점이 도출될 수 있다. 결국 일일이 대응해 싸우는 것보다는 일괄 타결을 통해 사회적 계약으로 복지체계를 만들고 그 다음 시장경쟁에서 도태되는 것은 물러나도록 해야 한다는 게 장교수의 주장이다.

장교수는 철학적 견해가 다른 한국에서 사회적 대합의가 가능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철학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타협해야 한다. 생각이 다르니까 타협이 가능하지 같은 생각에는 타협이 왜 필요한가”라며 “생각을 전환하면 접근점이 있다”고 말했다.

“복지를 아무리 싫어하는 사람도 초등학교 중학교의 무상교육에는 찬성하고 복지를 주장하는 사람도 모든 것을 나라에서 책임지라고 하지 않는다”며 “스웨덴의 대타협 이전에는 세계에서 파업이 가장 많았던 나라였다. 2004년 (내가) 스웨덴 대타협 이야기 꺼냈을 때 미쳤다고 하더니 이제는 그런 애기를 꺼내서 하기도 하더라”며 달라진 한국의 자세를 지적했다.

한미 FTA
한미 FTA에 대해 장교수는 “기본적 견해는 자유무역이 비슷한 나라끼리 하면 좋은 거지만 격차가 떨어지는 경우 단기적으로 이익을 보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뒤떨어진 나라가 고급산업을 발전시킬 수 없기 때문에 손해”라며 자신의 책에서 밝혔던 견해를 재확인했다.

장 교수는 또 “양자간 자유무역 협정이란 것은 진정한 자유무역 협정이 아니다. 미국과 쇠고기 협정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를 싸게 들여다 먹으면 이는 호주산 쇠고기에 대한 차별이고 차를 싸게 들이면 일본차에 대한 차별이 된다. 그러므로 진정한 자유무역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제대로 된 논쟁을 하고 싶지 않다. FTA를 반대하면 쇄국 정책 주의자로 매도한다. FTA를 통해 정책의 맞고 그름을 떠나 우리나라가 얼마나 정책논쟁을 하는데 미숙한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건희 샌드위치론에 대해
장교수는 한국 제조업의 장래에 대해 묻자 “과거 안 되는 것까지 해야 한다고 우기던 우리나라가 해야 되는 것까지 안 된다고 우기는지 모르겠다”고 제조업을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이건희 회장의 샌드위치론에 대해 “1등과 꼴등 빼고는 모두 샌드위치다. 쫓아 오는 놈만 무서워하고 도망간 놈은 안 무섭냐. 중국이 제조업 쫓아오니까 한국은 금융이나 서비스로 진출해야 한다고 해서 진출하면 미국이나 영국에서 한국 너희들 고생한다. 한칸 차리고 장사해라 하겠나”고 비난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지난 2007년 회장 취임 20주년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앞으로 20년이 더 걱정"이라며 샌드위치 이야기를 꺼냈다. "중국은 쫓아오고 일본은 앞서 가는 상황에서 한국은 샌드위치 신세다.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고생을 많이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한반도의 위치다" 며 창조 경영이 필요하다고 밝혔었다.

개스값 상승에 대해
장교수는 리비아 사태로 개스값이 급상승하고 경제회복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이를 시장 원리에 따라 그대로 두는 문제에 대해 “정책을 결정할 때 여러가지 면을 고려해야 한다”며 원론적인 이야기에 그쳤다.

그는 환율 문제처럼 “환경론자들 측면에서는 미국의 개스값이 아직도 올려야 하는 것이며 반대로 단기적인 경제회복, 실업자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낮은 게 좋다. 이런 측면에서 정책의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선물시장으로 인해 더욱더 정치적인 규제가 어렵게 됐다”고 했다.

장하준 교수는 상식과 다른 리카르도의 비교우위론에 반해 경제학에 입문했지만 지금은 그의 이론를 반박하고 있다. 새로운 경제학적 통찰을 제공한 학자에게 주는 레온티에프 상을 수상키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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