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말폭탄' 진짜폭탄 되나
미 핵 공격에 북, 괌 사격 방안 구체화로 맞대응
텁스 플레처스쿨 학장, 한국의 의견 적극 들어야
보스톤코리아  2017-08-10, 20:48:20 
9일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군중집회에 참석한 평양 시민들이 ‘미국에 핵불벼락을’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대미 결사항전 의지가 담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세계일보)
9일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군중집회에 참석한 평양 시민들이 ‘미국에 핵불벼락을’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대미 결사항전 의지가 담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세계일보)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한새벽 기자 ­= 미국과 북한이 서로 무력공격을 할 수 있다는 식의 '말 폭탄 대결'이 9일에도 이어지면서 위협 수위가 극에 달하고 있다. 양국의 극단적 말폭탄에 움직이지 않던 미국의 증시도 출렁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우리의 핵무기(능력)는 어느 때보다 강하다"라고 핵 공격  가능성을 언급했다. 매티스 국방장관도 "정권의 종말(end of its regime)과 국민 파멸(destruction of its people) 이끌 행동 중단해야"라며 숟가락을 얹었다. 북한도 "8월 중순까지 괌도 포위사격 방안 최종 완성"을 공언하며 맞섰다.  

미국과 북한이 한 치도 물러서지 않으며 치킨게임(chicken game) 양상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간장도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북한군 전략군사령관 김락겸은 이날 "우리 전략군은 괌도의 주요 군사기지들을 제압•견제하고 미국에 엄중한 경고 신호를 보내기 위해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켓 '화성-12'형 4발의 동시 발사로 진행하는 괌도 포위 사격 방안을 심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또 "화성-12형은 일본의 시마네현, 히로시마현, 고치현 상공을 통과하게 되며 사거리 3356㎞를 1065초간 비행한 후 괌 주변 30~40㎞ 해상수역에 탄착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9일) 전략군 대변인 성명을 통해 발표한 내용을 이날 사령관이 직접 밝히면서 좀 더 위협 수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전날 '화성 12형'이라는 타격 무기를 밝힌 데 이어 이날은 발사 기수와 시기, 구체적인 경로와 탄착 지점까지 공개했다. 

북한의 이런 위협은 트럼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우리가 이 힘(핵무기 능력)을 결코 써야 하지 않길 바란다"며 "그렇지만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가 아닐 때는 없을 것 같다(가장 강한 나라라는 의미)"고 밝힌 이후 나왔다. 

북한이 전날 전략군과 총참모부 성명을 통해 '미국의 예방전쟁에는 미국 본토를 포함해 적들의 모든 아성을 송두리째 없애버리는 정의의 전면전쟁으로 대응하게 될 것', '서울을 포함한 괴뢰 1, 3야 전군 지역의 모든 대상을 불바다로 만들 것'이라고 위협한 데 아랑곳하지 않고 더 강력한 대북 경고로 맞받은 것이다. '핵 공격'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강력한 대북 경고다. 

이 발언은 북한을 더욱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김락겸은 이날 "어제 전략군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미 알아들을 만큼 경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골프장에 있던 트럼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를 늘어놓아 우리의 격앙된 신경을 더욱 날카롭게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10일(한국시간)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개최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에 앞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사실만 공개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미 ‘코리아 패싱’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 역할 한계론을 인정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도 "최후의 목표는 완전한 핵 폐기를 위한 대화의 테이블이 마련되는 것이지만 그게 한국 주도로 만들어질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엄중한 사태가 대화의 테이블로 이어지는 상황으로 가는 것도 대비하고 있다"고 낙관론을 펴기도 했다. 이런 판단 배경에는 북한이 억류해온 캐나다 국적의 한국계 임현수 목사를 전날 석방한 것도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불바다' 등 고강도 레토릭을 사용하며 긴장도를 높이면서도 임 목사 석방을 통해 '신호'를 보냈다는 뜻이다.

그러나 한국이 현재의 말폭탄이 벼랑끝으로 몰렸을 때 ‘불바다’로 변하는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한국의 역할 제한론이란 함정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반도의 위기에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기 보다는 적극적인 역할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전 나토 연합 총사령관인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텁스 플레처 스쿨학장은 보스톤글로브 기고를 통해 “말폭탄 수위는 낮추고 정보수집과 경계를 높여라”고 조언했다. 특히 스타브리디스 학장은 “한국은 모든 의미에서 최전선에 있는 국가”라면서 “미국은 한국의 생각과 정보수집능력 그리고 북한과의 협상 방법이론 등에 대해 깊게 존경해야 한다”고 말하고 “미국은 북한과 말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낸 반면 남한이 하는 얘기에 너무 적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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