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과 감동을 전한 한국 가곡의 밤
보스톤코리아  2018-03-08, 20:16:42 
보스톤에서 유학 중이거나 프로페셔널로 활동을 시작하고 있는 젊은 성악가 6명이 피아니스트 임청씨와 함께 호흡을 맞춰 총 14곡의 한국 가곡을 연주하였다
보스톤에서 유학 중이거나 프로페셔널로 활동을 시작하고 있는 젊은 성악가 6명이 피아니스트 임청씨와 함께 호흡을 맞춰 총 14곡의 한국 가곡을 연주하였다
(렉싱턴=보스톤코리아) 이상원 객원기자  =  3월 4일 일요일 오후 4시, 렉싱턴에 위치한 폴른 커뮤니티 교회에서 보스톤 한미예술협회가 주최한 <한국 가곡의 밤> 음악회가 열렸다. 보스톤에서 유학 중이거나 프로페셔널로 활동을 시작하고 있는 젊은 성악가 6명이 피아니스트 임청씨와 함께 호흡을 맞춰 총 14곡의 한국 가곡을 연주하였다. 아늑한 예배당에서 꾸며진 이 날 음악회에는 약 180여 명의 청중이 참석하여 젊은 음악인들의 연주에 큰 박수를 보냈으며, 오래간만에 듣는 한국 가곡과 고향 생각에 감회에 젖기도 하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보였다.

모든 출연자가 함께 나와 중창으로 부른 <보리밭>으로 시작된 음악회의 1부에서 소프라노 김정민은 고운 목소리와 우아한 매너로 김동진 작곡 <신아리랑>과 김주원 작곡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를 불러 그리움과 안타까운 헤어짐을 애절하고도 아름답게 노래했다. 

이어지는 무대에서는 따뜻하고 정감있는 목소리의 베이스 바리톤 김승윤이 백병동 작곡 <남으로 창을 내겠소>와 신동수 작곡 <산아>를 불렀다. 첫 곡에서는 소박하고 해학적인 시의 분위기를, 두번째 곡에서는 고향을 두고 떠나는 안타깝고 비장한 마음을 잘 표현하여 감동을 주었다. 

세 번째 순서로는 소프라노 유윤정이 윤이상 작곡의 <고풍의상>과 진규영 편곡의 <밀양아리랑>을 들려주었는데, 콜로라투라 음색이 빛을 발하는 높은 음역대에서 적절하고도 섬세한 표현이 인상적이었으며, 빠른 부분과 느린 부분의 대비를 잘 살려 생동감 있는 연주를 들려주었다.

휴식 시간 후 이어진 2부의 첫 순서는 테너 이규영이 박판길 작곡 <산노을>과 조두남 작곡의 <뱃노래>를 불렀다. 느린 템포의 단조 음악인 첫 곡에서는 외로움과 쓸쓸함의 정서를, 리드미컬한 민요풍의 두 번째 곡에서는 시원한 고음을 선보이며 테너 특유의 매력적인 음색을 잘 드러내 박수를 받았다.

소프라노 유지은은 김동진 작곡 <진달래꽃>과 이원주 작곡 <베틀 노래>를 불렀는데, 안정된 호흡과 풍부한 성량, 섬세한 프레이징을 통해 어려운 음악을 능숙하게 소화하며 완성도 높은 연주를 들려주었다.

솔로 무대의 마지막 순서였던 바리톤 유영광은 힘이 있으면서도 서정적인 목소리로 김대현 작곡의 <사비수>와 임긍수 작곡의 <그대 창 밖에서>를 불렀다. 정확한 딕션과 뛰어난 전달력으로 단순한 곡에서도 듣는 이들이 끝까지 집중하게 만드는 힘을 보여주며 청중의 귀와 마음을 사로잡았다.

전체 순서의 마지막 곡은 임긍수 작곡의 <강 건너 봄이 오듯>이 중창으로 연주되었다. 연주자들은 때로는 화음으로, 때로는 단선율로 소리를 합치며 아름다운 앙상블을 선사했다. 앙코르 곡으로는 정지용 작사 김희갑 작곡 <향수>가 연주되어 듣는 이들에게 고향을 그리는 마음을 갖게 하였다. 곡 중에 나온 유영광과 김승윤의 듀엣 부분은 푸근하고 감미로웠다.

피아니스트 임청씨는 첫 곡부터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각 곡의 묘미를 적절하게 살리며 성악가를 서포트 하고, 때로는 분위기를 주도하면서 음악적인 그림을 펼쳤다. 특히 멜로디가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는 전주, 간주 및 후주 부분에서 뛰어난 표현과 음악성이 돋보였고, 강약 및 분위기의 대조도 확실하게 표현해 주었다.

참석한 청중들은 “보스톤에서 오래 살았지만 한국 가곡의 밤은 처음이었다. 저절로 눈물이 난다. 너무나 감동적이다”, “이런 음악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 “보스톤에 이렇게 훌륭한 연주자들이 많이 있는 줄 몰랐다”는 소감과 감격을 전하였다. 

미국인 스테판 가벨(Stefan Gavell)씨는 “한국인 부인과 오랫동안 살아왔지만 한국 가곡은 오늘 처음으로 들어보았다. 프랑스나 이탈리아에도 각 민족의 정서를 살린 가곡들이 있는데, 이 음악회를 통해 한국적인 정서가 어떤 것인지를 비로소 알게 되었다. 영어로 번역된 가사가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음악회는 그 동안 한국 가곡을 들을 기회가 많이 없었던 보스톤 한인 사회에 아주 반가웠던 음악회라 평가할 수 있겠다. 한미예술협회는 이 날의 공연 실황 일부를 조만간 유튜브를 통해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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