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은 누구인가?
보스톤코리아  2007-02-21, 11:30:38 
진태원 (본지 칼럼니스트)

고국을 떠나 미국에 온지 22년이 지났고, 옛말로 치면  강산이 두번 변했으니 이제 세번째 강산인 이곳 멘체스터, 뉴햄프셔가 나의 고향이 되어 버렸다.
고국에 두고온 고향은 그 옛날 모습의 파편이라도 보고 만질 수 있다면 다행일 정도로 변화와 개발이라는 무서운 힘에 흔적 조차 없이져 버렸다.

내가 어린 시절을 보내던 고향은 이제 마음 속에 자리 잡고 싫든 좋든 지금 이곳이 나의 고향이 되어버렸다. 종로구 사간동 121번지, 종로구 명륜동 4가6번지, 집 앞에 있던 서울대학교에서 4.19쯤이면 대학생들의 데모가 있었고, 어린나이에도 그때의 기억들이 생생하다.
학생들이 던진 돌에 머리가 깨진 경찰아저씨가, 우리집에 숨어들어와 어머니가 붕대를 묶어 드리고, 뒷길로 성균관 대학교 쪽에있는 경찰들에게 인도해 주었던 기억이 지금도 확실하다.
혜화동 로타리에 분수대가 있었는데, 여름에는 가끔 몰래 가서 수영을 했다. 시골에 사는 아이들에게는 이것이 시냇물 쯤 되었을 것이다. 물론 빨가 벗고 수영을 했고, 옷을 찾아 보니 저 앞에 보이는 혜화동 경찰소 문앞에 우리들의 옷이 보이는 것이었다. 경찰 아저씨가 와서 옷을 흠쳐가 버린 것이다. 우리에게 무섶게 소리치고, 야단치구, 꿀밤을 줄 수도 있었는데, 우리를 더 창피하게 하려고, 조용히 옷을 경찰서로 가져간 것이다. 우리는 이런 여유를 배워야 한다. 그 다음부터는 다시 그곳에서 수영한 기억이없다.
우리가 어떻게 다시 옷을 입고 집에 갔을지 상상을 해보라. 고추를 가리고 시내 뻐스, 택시, 자전거 사이를 거처 경찰서에 가서 야단 맏고  옷입고, 지금도 그 추억이 아름답기만 하다.
대학교 1학년 때도, 유신이 선포 되기 직전  독재에 대한 데모를 한참 했는데, 점심 시간에 배가 고파 학교 앞 식당에서 식사하고, 당구장에 들렸더니, 경찰 아저씨들도 식사 후 당구를 치고 계셨다. 그때는 전경이라는 제도가 없었고, 각 동네 경찰서에서 나이든 아저씨들이 그때 그때 마다 차출되었었다. 머리가 하얀 나이 드신 분도 눈에 띄었다. 한분이 "학생들 오전에 그만큼 했으면, 이제는 집에 가지 그래?" 라고 말씀하시고, 우리는 "조금 더 하고 갈께요." 라고 답변했다. 서로 미워하는 마음은 존재 하지 않았다. 그때가 좋았다. 경찰 아저씨들은 우리가 규정을 어겼으니 상부의 명령으로 막으러 왔을뿐이고, 우리는 경찰 아저씨들의 의무가 우리의 데모를 막는것이니, 그분들을 개인적으로 미워할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문제는 피가 흐르면 그 믿음과 평정이 깨진다는 사실이다.
서론이 너무 길었다. 그러나 그것이 내 고향에 대한 나만의 추억이고, 내가 가지고 갈 소중한 기억이다.

본론은 “나도 미국인이냐”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이다. 독자들도 한번 쯤은 이런 질문에 고심해보지 않았을까?
여기를 명륜동이나 미아리, 안암동의 연장으로 생각하고, 이곳에 있는 한인 분들을 동네 이웃으로 여기며, 대한민국의 국기를 달고 대한 민국 국민으로 여생을 보내야 하나? 나는 처음 5년동안은 뒷 마당에 태극기를 매일 게양했었다. 비 바람에 헤저 중단한 후 다시 못했다.
나도, 미국의 이민 역사라는 거대한 바퀴가 돌아 가는 속에서  먼저 온 코케이존  나중에 온 아시안 한데 어우려 모두 미국인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야 하나?
먼저온 너희만 미국인이고 나중에온 나는 영원한 이방자이어야 하나?
참 재미있는 발견이 하나 있다. 내가 만난 중국에서 온 중화민국을 포함해서 유학생은 대부분이 미국 이름을 오전 혹은 오자 마자 만들어, 그 이름을 부르게 한다.  Thomas 혹은  Dan. 그러나 한국 유학생은 거의 모두 발음 하기가 어려워도 (나를 보함해서) 자신의 부모님께서 지어주신 이름을 고집한다. 미국 이름을 쓰면, 무언가 사상과 정체성에 문제가 있는 학생으로 취급됐다. 외국 학생들과 자주 어울리는 학생도 문제아로 취급됐었다. 지금은 많이 변했지만, 한국 사람에게는 그리 쉬운 변화는 아닌것같다. 특히 유학생은 본국으로 돌아 간다는 생각이 었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나도 2년전 부터는 한국말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미국 사람이라고 쓸가 말까) 가끔 세레명 Peter라고 불러 달라고 했다. 20년 걸린  변화이다. 놀랍게도 그들은 결코 내 이름을 까먹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은 한국 이름조차도 까먹지 않고, 수년후 만나도 "태원 진"이라고 기역해 내니, 그들의 생활 습관속에 확실하게 자리잡은 First name기억은 미국 사회의 인간 관계에서 First로 중요하다. 영어 이름이 그들에게는 확실히 친근감은 있다.
자, 나는 누구인가, 한국인이다 그런대 대한믹국 사람인가? 미국 사람인가? 그냥 이민자 인가?
나의 아이 덴티티가 무엇인가?
이민자를 자랑스럽게 고처 말하면, 세계 속에 한국인 (세속한인)이란 말과 동일하다. 자신을 가지자. 놀라운 말 아닌가. 세속적인 이름이 아니고 긍정적인 이름이다.
그러나 본국에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나라를 버린자. 병역의무를 피해 도망간 자? 기회 주의자? 자기도 되고 싶은 자?
세속한인 2세들은 어떻게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정립해야 할까? 세속한인 1세가 만들어 주어야 하나, 세속한인 2세가 스스로 정의 해야하나, 아니면, 세속한인 1세, 2세, 3세가 함께 찾아야 하나.

나는 나를 자랑 스럽게 미국인이라고 부르고 싶다. 그러나 현재 우리의 삶속에서 일상적으로 정의되고 있는 미국인으로는 부르고 싶지않다.  현재의 미국인의  정의는 백인, 먼저 이주해 온사람들의 후손이다. 우리는 아시안, 나중에 이주해 온 당사자이며 후세를 데리고 있다.
농담이지만, 기독교인들은 "먼저된 자 나중되고, 나중된 자 먼저 된다" 라는 자주 인용한다. 우리도 그렇게 되는건가?
미국인은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 코리안 어메리칸도 어였한 어메리칸이다.
함께 생각하며, 서로의 의견을 개진 하자. 그것이 한국인이 미국인도되고, 영국인도되고, 그로써 세계인이 되는 유일한 길이다. 우리는 미국인을 우리 아닌 다른 인종으로 생각 한다. 미국인은 인제 인종적으로 저의되어 구별될수 없다. 이땅을 나의 기업으로 생각하면 나도 이땅의 주인이된다.
우물안에 개구리라는 말이 생각 난다. 세계는 변화하고 있는데, 우리만 우물안에 있으면 않된다. 밖의 변화를 보지 못하고 수구할때 많이 사용하는 말이다. 그러나 이 글에 있는 더 중효한 교훈은 우물 안은 차갑고, 개구리 말고는 친구할 대상이  없고, 결국 개구리가 먹을 것이없어 수일내 죽을 수 밖에 없는 사실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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