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심기와 새 지도자
보스톤코리아  2007-04-10, 08:54:13 
진태원 (본지 칼럼니스트)


4월 5일은 식목일이며, 아버님이 돌아가신지 5년째 되는 날이다. 아버님은 어떤 나무를 이 세상에 심어놓고 돌아가셨나 생각해 본다. 큰 집에 큰 아들로 일곱 동생들 교육, 결혼  뒷바리지 하시고, 지금도 살아 계신 어머님과 결혼하셔서 저희 4형제를 이세상에 심어 주셨다.
나는 무슨 나무를 심고 이세상을 떠나게 될까? 좋은 과실이 많이 맺히는 나무들을 심어, 다음 사람들이 맛있게 먹을수 있도록 하나, 아니면 나무잎이 많아 더운 여름 시원한 그늘을 만드러 주는 나무를 심어야 하나, 아니면 튼튼한 목재가 되어, 아이들을 보호해 줄 집에 사용되는 나무를 심어야 하나. 아니면 조용히아무도 것도 남기지 않고 풀처럼 큰 나무 뿌리 주변에서 살다 가는것일까? 그게 현명한것인가? 아니면 까사 나무를 많이 심어 내 자랑만 실컷 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아픔과 고통과 불편만 주다가 이세상을 정리하게되나?

아무튼 나무은 우리에게 여러가지로 중요한 교훈을 준다.

우리 주위에는 한인들의 모임들이 많이 있다. 오래된 모임도 있고, 새로 태어나거나, 문을 닫는 모임도 물론 있겠다. 작은 모임도 있고, 큰 모임도 있지만, 모두 모임이라는 테두리에 속하며, 각 모임에는 지도자 역활이 있게 마련이다.
종교나 믿음으로 불려서 모이는 모임, 같은 비지니스를 하면서 서로 돕기위한 모임, 뜻이 맞아 함께하는 모임, 같은 고향에서 온 사람들의 모임, 동창모임, 사회적 책임감을 느끼면서 참여하는 모임 등등 가지도 많다. 교회, 성당, 절, 직능단체들이 이런 모임들이 되겠다. 공익을 위한 모임이 있고, 개인들이 복지를 위한 모임이 있다.

모임에는 항상 지도자의 교체가 있기 마련이다. 지도자의 교체가 없는 모임은 여기서 거론할 필요가 없는 모임이다.
최근에 쥐위의 많은 모임 (단체, 교회, 성당) 들이 지도자 팀의 교체 를 보여 주었다. 새로 신부님도 오시고, 총영사도 오셨고, 한인 회장도 바뀌었고, 경제인 협회도 다시 가동되고 있다. 한인학교들도 많은 변화가 있다.

나무 심기와 새 지도자들를 연결시켜보고  싶은것이 있어 글을 쓰기로 작정했다.

식목일에는 의례적으로 작은 묘목을 구해 정성스런 마음으로, 나무들이 잘 자랄곳에 심는다. 그리고 그 나무들이 잘 자라기를 바라며, 주기적으로 물과, 정성을 부어 준다. 자신이 사정이 있어 그일을  못하게 되면, 다음 사람이 계속 그 나무들을 돌보아 주기를 부탁하거나 기대 하게된다. 그러나 그 다음 사람은 전 사람이 심은 나무를 뽑아 버리고, 또 다시 자신의 작은  묘목을 심고, 그것이  잘 자라 주기를 바란다. 우리는 이런 악순환이 재현되기를 원치 않는다.
다른 사람이 과거에 심은 나무를 계속 돌보며, 자신도 자그마한 묘목을 곁들여 심는 마음이 우리는 필요 하다. 내가 심은 나무만 좋고, 다른 사람이 과거의 심은 나무는 그냥 싫기만 하다면 동산에 쓸만한 나무들이 남이 있을 것이 하나도 없게 된다.
지혜와 지식과 사랑은 시간을 두고 쌓여저야 큰 힘을 발휘한다는것을 삶을 통해 목격해왔다.
나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파는 일을 하고있는데, 처음에는 보잘 것 없는 것으로, 우리 동네에 있는 한 회사에서 써주었다. 12년 전의 일이다. 학교일을 그만두고, 비지니스를 시작한지 4년째 쯤 됐을 때다. 그동안 많은 직원들이 오고 가며, 기능을 보완하고, 새로운 옵션을 추가하며, 이제는 큰 회사 두곳에서 전사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만일, 프로그래머가 자신의 스타일과 맞지 않다고, 전 사람이 만든 프로그램을 고치거나 다시 짠다면, 아마, 현재의 소프트웨어 (solution)가 만들어 질 수 없었을 것이다. 지금 자금을 많이 투자해서 만들고 싶어도, 단시간에 사람을 많이 투입해도, 한 순간에 12년 생 나무가 될 수는 없다. 프로그래머가 아무리 열심히 만들어도, 자신만 알아 볼 수 있도록 복잡하게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그사람이 떠날때, 그 모든 투자와 노력이 그사람과 같이 없어져버린다. 너무나도 아까운  투자의 손실이다.
우리 한인 사회에도, 이렇게 먼저 분들의 아까운 노력들이 (나무들이) 쓰레기 통으로 없어지거나, 양분과 물이 없어 말라 버린다면, 우리는 계속 헛수고의 바퀴를 돌리고 있는것이다.

나무를 선택하고 심을 때, 다음 세대에게 도움을 주는 것을 정하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심자. 우리 일반 대중은 혼자서는 결코 훌륭한 작품을 만들수 없다. 나라가 어려운 전시에는 카리스마적인 지도자가 필요 할지 모르지만, 지금 같은  평화 시대에는 미래를 준비하는 투명한 대중의 모임이 영웅을 대신한다고 믿는다.
우리 뉴잉글랜드 한인 사회도 다양하고 무성한 나무들이 많이 빽빽이 들어서고, 깨끗하고 시원한 물도 흐르고, 듣기 좋은 우리 고향 새소리가 절로 나오는 나무 동산이 되어 다음 세대에게 즐겨 찾는 곳이 되도록 하자.
서로 다른 의견이 한데 어우러 질수있는 성숙되 한인사회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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