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가도 국화빵인데
보스톤코리아  2007-04-15, 21:56:45 
이강원 (전 체육회장)


벌써 꽤 오래된 어느 시절.
전직 대통령의 부정한 돈인 현금 61억원을 사과상자에 넣어 어느 대기업 지하실에 은닉하였다가 발각이되고 부정축재된 부분을 환수하기 위한 재판 중에 재판장에게 주머니에서 천원짜리 몇장을 꺼내들고 흔들면서 단돈 몇천원밖에 없다고 큰 소리치며 재판장을 조롱하던 보통사람이 아닌 거지가 있었다는 기사를 보고 때를 굶지 않고 등따시게 살아가는 보통사람이었던 내가 씁쓸하였던 생각이 난다.
하도 지저분한 한국의 소식이 내 마음을 편치않게 하겨 뉴스를 보지 않으려고 애를 쓰건만 한편으로는 한국의 소식을 여전히 보고 들으니 어찌된 일인가. 아마도 국적은 바뀌었어도 한국에 뿌리를 둔 완전한 한국사람이기때문이 아닐까.
아주 희망차고 훈훈한 이야기들도 많이 있었다.
어린 가장이 낮에는 일터에서. 밤에는 학교에서 내일을 위하여 열심히 살아가는 이야기나. 불구자이면서도 어려운 이웃을 위하 봉사하는 미남. 택시 기사들이 껌팔이를 해서 한푼두푼 모은 돈을 심장병 어린이 돕기에 나서는 일들... 이 모두가 희망이었고 향기를 풍기는 일들이다. 그런데 그 향기가 질식되어가고 있다.
부모나 배우자의 보험금을 노리고 죽이거나 상해를 입히는 일. 어린 청소년들이 같은 또래의 아이들을 집단 성폭행하며 죽이는 일 등. 온통 사회의 정의는 사라지고 양심이 퇴색해나가는 한국의 사회가 몸시 걱정스러운데 어디에서부터 원인을 찾아보아야 하겠나.
지난날의 정치하면 3김이 중심에 서 있었다. 그들에겐 소신이 있고 정의도 있었다. 군사독재하면 전 대통령인 박정희와 전두환과 그 추종세력들이 있어 그들을 싸잡아 욕을 했다. 그 시절 그들의 독재와 싸우며 민주화를 부르짖던 세대들을 일컬어 386세대라고 하며 그의 대표 주자들 중 앞서가는 사람들 중에 김근태, 정동영, 천정배 등이 있다. 이들은 노무현씨가 대통령이 되니까 세상을 다 잡은 것으로 알고 노대통령과 함께 하루 아침에 자기들이 소속돼있던 당을 깨고 신당을 만들고 장관이 되어 권력을 종횡무진으로 즐기다가 세상 민심이 등을 돌리자 그 누구보다도 먼저 약삭빠르게 또다시 대통령의 은혜를 입은 동료이자 대통령인 노 대통령을 배반하고 지금은 갖가지 좋은 소리는 다 골라서 하며 국민의 호감을 사려는 얇팍한 행동을 하고 있다. 나라를 이끌며 국민의 신임을 떨어뜨린 사람들이 그들의 모든 책임을 함께 하였던 동료 한사람에게 떠 넘기고 있다. 그런 기회주의적인 사람들이 장관 시절에 특히 한 일이 무엇인가.
지나온 과거사를 청산하자며 매국노를 찾아 그의 후손까지 속죄양을 만들고 독재자들을 단죄하는 일이 앞장서며 친북범법자들에게 상을 주며 면제부를 준 그들이 자유민주주의 정치 사회에서 기회주의적인 행동을 하는 지금의 그들이 진정 삶을 위해. 권력을 위해 매국노 및 친일파가 되었던 선조들과 똑같다고 한다면 좀 과한 말일까.
이인제 전 경기 도지사의 탈당과 그 행위에 대하여 많은 국민이 그를 단죄하며 배반자의 표본으로 말하고 있다.
그런데 이인제씨는 자기 뜻을 이루고자 신의를 버림으로써 몰락을 자초하였으나 지금의 전 우리당 지도부에 있었던 사람들의 책임회피와 이중적 행동은 우리와 우리의 후손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주겠는가. 기회주의와 이기주의가 만연하고 정의와 양심이 묻혀가는 우리의 태버린 조국에 정치 현실이 몹시 안타깝다.
조선 말기의 한심했던 시절을 탓하는 지금의 우리의 현실이 그때와 똑같은 국화빵이라고 하면 좀 어색하겠지요. 나라 안에서 곱게 피어나는 향기를(?) 냄새가 잠식시키는 지금의 정치는 세월은 가도 국화빵만 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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