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의 작은 말뚝
보스톤코리아  2007-06-05, 18:03:07 
진태원 (본지 칼럼니스트)


새끼 코끼리를 어릴적 부터 자신의 힘에 부치는 조그마한 말뚝에 꽉 묶어두면, 나중에 힘이 센 청년 코끼리가 되어도, 그 조그마한 말뚝에 감히 도전 할 생각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어릴적 몇번 시도를 해 보았겠지만, 항상 힘에 부쳐 실패를 한 결과 코끼리에게는 조그마한 말뚝을 이길 수 없었다는 과거의 좌절과 반복된 학습을 통해서 잘 알고있는 하나의 숙명적 진실 (Fact)이 되어 버린것이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보면, 코끼리가 한심할 따름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과 힘을 사용해보지도 않고, 과거의 진실에 근거한 "나는 할수 없는 일"이야 라고 일찌 감치 포기해 버리는 지혜아닌 지혜를 갖게되었니 한심하다는 것이다

나는 우리의 삶속에서 이런 진실아닌 진실이 우리의 판단력을 무력하게 만들고, 무한한 능력을 축소시기는 거짓 진실이 세대가 바뀌어도 계속 후세들에게 전달되는 것들이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어릴적 소쿠리밑에 쌀을 놓고 줄로 매어, 참새을 잡은 기억이 여러번 있다. 또 잘못해서 집안으로 날라 들어온 새도 있었다. 얼마 전에는 새가 천장을 통해서 사무실 안으로 들어와 우리를 놀라게 한 적도 있다. 어린 마음에 야생에서 사는 새를,  내가 만든 엉성한 새장에 가두어 두고, 물도 주고, 먹이도 주고, 한쪽을 어둡게도 해주고, 오래 오래 나와 함께 살기를 원했었던 적이 있다. 결국 며칠 후 안정을 찾지 못하고 불행해 보이는 새를 자기가 살던 넓은 하늘로 날려 보내주며, 아쉬워 했던 어릴적 기억이 있다.

그러나 십자매나, 금화조, 문조, 잉꼬는 다르다. 그들은 사람의 도움없이는 자신의 힘으로 자신의 삶을 연명할수없다. 자연에 놓여 진다면 얼마 동안은 살 수 있겠지만, 대부분 자신이 직접 먹이를 구할 능력이 없어 시들시들거리다 죽거나 다른 동물의 먹이 감이 된다. 사람이 만들어 준 새장 속에서 큰 불편 없이 물 마시고, 목욕하고, 자식도 만들고, 남이주는 먹이 먹으며 그저 그렇게 살다가 가는것이 그들에게는 행복이다.

언제 부터 많은 한국 사람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의 도움 없이는 살수 없는 민족이 되었 버렸을까? 외국인들이 만들어 준 새장 속에서 그들이 정한 큰 룰 (Rule)안에서 큰 불편 없이 물 마시고, 목욕하고, 자식도 만들고, 주는 먹이 먹으며, 매일 밤 연속극과 황당한 코메디 쇼를 시청하며 그저 그렇게 사는 것이 행복한 것인가?

왜 남한 사람과 북한 사람들이 직접 당사자의 문제를 해결치 못하고, 주위 나라 사람들을 중재자로 모시고 당사자의 운명이 달려 있는 현안들을 그들을 통해서 해결해 보려 하나. 아니면 해결해 달라고 간청을 하는가.  코끼리 처럼 우리는 우리 문제를 우리 힘으로 해결할수 없다고 오래전부터 학습되어 왔기 때문인가?
우리나라 안에서도 서로  상대를 공격할때 외국 사람들의 도움을 청하고, 그 결과 그들에게 빚을 지고, 또 그 빚을 갚아야 하니, 우리의 자존심까지도 주어야 할 형편이 되기 마련이다.
내가 전방에 있을때, 소대장인 나에게 주어진 지역의  진지 앞에 있는 조그마한 다리도 폭파 시킬 권한이 없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는 놀랐었다. 적군이 탱크를 가지고 우리 앞에있는  다리로 막 넘어 오려해도, 저 높은 상부의 책임있는 미군 작전 장교들이 그들의 룰에 맞는 결정이 있어야만, 내가 폭파 스위치를 누룰 수 있도록 작전 계획이 되어있었다고 한다. 나에게는 버튼이 있지만, 우리의 독립된 판단으로 그 버튼을 누를 수 없었다.  확인 할 수 없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미국 본토까지 가야 결정이 내려오는 경우도 있지 않겠냐고 생각 된다. 우리가 하루에 적에게 쏠수 있는 포탄도 미군에 의해 일일 소요량이 상황에 따라 정해져 있었다. 지금은 어떨지 28년 전 28사단에서의 일이니 알길이 없다. 아직도 미국 장군이 우리나라의 전시 작전권을 가지고 있고, 그것이 우리를 묶고있는 많은 코끼리 말뚝에 하나임은 분명하다.

미군 장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 진급에 도움이 된다. 그들이 귀국하기 전에 "근사한  감사 편지"를 써주면 더 더욱 감사하다. 그러니 얼마전 고국신문에 나온 대로 미군 우편 터미널이 김포 공항으로 이전해면서, 한미간의 규정에도 당연히 미국 정부가 부담해야할것을 국익이 되는 특별한  이유도 없는데  모든 이전 비용을 국민의 세금으로 감당하겠다니, 누군가가 미군들에게 감사 편지 받을 사람이 정부나 국방부안에 있지 않았겠는가 의구심을 가져 본다.

미군이 한국에서 전쟁 억지력을 발휘 했다는 사실은 적어도 내가 현역으로 복무 했던 1980년 초에는 명확한 사실이 었다. 많은 미군들이 우리나라를 지켜주기위해 목숨을 바쳤다. 우리가 잊지 말고 꼭 갚아야 할 감사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그 새 장안에서 나와 북한을 설득시키고, 서로의  실리를 위해, 남북이 신뢰를 쌓고, 종국적으로는 협력 체제가 되어, 이웃 나라 사람들이 우리 집안 일에 차놔라 포놔라 할 근거를 없애 버려야 만이 우리가 우리의 참 주인이 된다.

우리가 우리의 힘으로 자립하려면 그동안 누렸던 새장의 편안함을 포기해야 할 강력한 결단력과  의지력이 있어야 한다. 새장에서 나올때 발가벗은 사람처럼 얼마나 불안하겠는가. 조그마한 말뚝에 끝가지 묶여있지 말고, 우리의 한계를 좁혀왔던 말뚝을 뽑아 버리고, 넓은 지역을 가고 싶을때 마음대로 산보할수 있는 책임을 동반한 무한한 자유를 소유하자.

그 말뚝들 중에는 우리가 스스로 만든것도 있겠고, 일본사람들이 식민지 통치동안 박아놓은것도 많겠고, 남북 대결시대에 타의에 의해 만들어진 말뚝이 얼마나 많을까 생각해 본다.
일본사람들이 일제 시대에 북한산에 한인의 정기를 누르기 위해 정을 밖아놓았었는데, 어릴적 우리사람들이 그 녹슬은 정을 제거한것을 지금도 기억한다. 그 정과 수많은 말뚝들은 우리를의 머리(위에서)와 다리(아래에서)를  꼼짝없이 누르고, 붙들고 있었다.

미국 교회를 빌려 예배를 보며, 한쪽으로는 마음이 불편하다.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주는것이 무엇일까. 천막 교회라도, 우리의 힘으로 세운것이 마음에 편하지 않을까? 자신의 교회를 오픈해 준 미국 교회 리더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지만. 우리 아이들은 한국 교회는 미국 교회를 빌려쓰는것이 코끼리 말뚝처럼 그들의 영혼을 꽉 묶어 놓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나를 묶어두고있는 나의 코끼리 말뚝은 어떤것이 있을까 생각 해 보며 또 얼마나 많은지 그 수를  헤아려 본다.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천제의 아들 주몽과 고구려 건국 2. 2007.06.27
백린 (역사 학자) 사극 주몽 <지난호에 이어> 어쨌든 주몽은 어려서부터 지혜가 출중하였으며 7세의 어린 나이로 직접 활과 화살을 만들어..
천제의 아들 주몽과 고구려 건국 1. 2007.06.10
백린 (역사 학자) 이 호태왕비가 전한때의 예서로 쓰여져 음각 되어 있고, 원체 비가 크기 때문에 탁본을 만드는 것도 쉽지가 않다. 비문의 탁본을 만들려면..
코끼리의 작은 말뚝 2007.06.05
진태원 (본지 칼럼니스트) 새끼 코끼리를 어릴적 부터 자신의 힘에 부치는 조그마한 말뚝에 꽉 묶어두면, 나중에 힘이 센 청년 코끼리가 되어도, 그 조그마..
"기적은 당신 안에 있습니다" 2007.06.05
한동원 (케임브리지 거주) 볼티모어에 위치한 세계 최고의 병원, 존스 홉킨스 병원 재활의학과 병동에 들어서면 휠체어를 타고 병동을 누비며 절망을 안고 살아가..
중국의 역사 왜곡과 동북공정 3. 2007.05.27
백린 (역사 학자 ) 이야기가 딴 곳으로 흘러 버렸다. 이제 본문으로 돌아가자. 전시한 고지도는 한반도와 만주지방의 지도들이다. 그런데, 그 중에도 관심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