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제의 아들 주몽과 고구려 건국 2.
보스톤코리아  2007-06-27, 23:15:55 
백린 (역사 학자)

사극 주몽

<지난호에 이어> 어쨌든 주몽은 어려서부터 지혜가 출중하였으며 7세의 어린 나이로 직접 활과 화살을 만들어 쏘았는데 백발 백중이라고 하였다. 주몽은 천부의 재능을 타고 났던 것이다. 그런데 사극 주몽에서는 이 같은 사실에도 불구하고 일설에 그의 아버지라고 하는 해모수를 실제 인물로 하여 그로부터 무술을 익혔다고 표현하고 있다. 중국의 한나라의 이장군 (李廣)을 능가하는 무술실력과 영리하고 자애로운 지혜를 가진 7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대 고구려의 창업자 시조 주몽을 진지한 여과도 없이 주연배우의 연기에 맡겨 소심하고 나약한 왕자로 만들었다는 점은 아무래도 석연치가 않다. 뿐만 아니라 주몽이 한나라 군사와의 싸움에서 폭약을 사용했다는 시대적인 착각도 문제이지만 그가 부여의 세자 대소와 동맹하여 현도 태수의 군대를 대파했다는 일은 역사 기록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사건들이다. 더구나 애매한 것은 부여의 왕실에 신녀의 등장으로 마치 바빌론의 역사영화 장면으로 보는 것 같은 느낌이 없지 않다. 그럼에도 작가 최완규는 스스로 평하기를 "국민 대다수가 고구려사에 대한 관심이 희박한 현실에서 사극주몽의 방영으로 한국국민이 고구려사에 대한 관심을 한층 높였다는 점에서 그 성과가 컸다"고 자부하였다. 과연 사극 주몽은 대중에게 안일한 드라마 였는가. 그에 대한 비난의 소리도 없지 않다. 사극 주몽은 역사적 사실과 전혀 다른 장면이나 또는 사건 발생이 장소와 시대적인 혼란으로 시청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주몽은 성공한 드라마 라는 것이 중평이다. 그 말인즉 "우리의 고대국가인 고구려가 그 옛날 중국의 한나라에 대항하여 용감하게 싸워온 우리 선조들의 용맹과 민족자존을 수호하기 위한 투쟁 그것이 사회적인 관심을 일으키는데 자극제가 되었다"는 것이다. 있을 수 있는 논평이다. 드라마의 특성상 관객의 흥미를 위하여 극본에 에피소드를 집어 넣어 사극을 재미있게 꾸밀 수도 있다. 모름지기 작가나 연출가가 대중의 흥미와 현대적인 감각을 최대로 살리기 위하여 창작의 예술적 기교를 높였기 때문에 일반 시청자는 이해하기가 어려운 장면도 있다. 그러나 문예의 기교를 앞세워 역사의 큰 줄거리마저 바꾸어 놓는다면 그것은 사극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지나치게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여 역사적 사실과는 관계가 없는 흥미본의로 사극을 꾸민다면 그것은 역사적 사실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역사를 망치는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
역사문학이 역사상 유명한 사실을 주제로 하고 그 사실을 배경으로 하여 인간의 보편성을 표현하는 것이 그 가능이라면, 역사적 사실에서 취재하여 제작하는 사극은 더더욱 역사적 사실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어느 사학자가 말하기를 과거는 아름답다고 하였다. 그렇다. 과거는 현재를 가늠해주고 미래를 지향하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과거는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역사발전에 있어서 소중한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그래서 사극은 대중의 인기를 끌게 되는 것인지 모른다. 더욱이 사극의 주제가 역사적 특정사건이나 실제적 인물인 경우에는 더욱 사실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역사소설을 읽는 독자나 사극을 보는 시청자는 언제나 역사적 사실을 연상하면서 보기 때문에 역사지식이 부족한 이들은 거기에 나타난 장면들을 사실 그대로 받아드려 그것이 마치 역사적 사실이라고 오해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극을 제작하는 작가나 연출가는 모름지기 풍부한 역사적 지식과 그 시대를 꿰뚫는 안목을 가지고 임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작가가 상상력과 창작력이 풍부하여 사실에도 가당치 않는 사건을 꾸며내며 그것을 사실인양 조작한다면 관객들은 가작스토리와 배우들의 뛰어난 흥미를 돋굴 수 있을지 모르나 후세를 위하여 참으로 곤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기야 우리나라의 역사 특히 고대사에 애매모호한 점이 많다는 데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제 다음 장에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그리고 관계자료를 고증하면서 주몽의 탄생과 고구려의 건국 실정을 살펴보기로 하자.  

<2주후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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