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의 각성을 촉구한다
보스톤코리아  2007-08-05, 01:06:55 
김은한 (본지 칼럼니스트)


미 하원은 7월 30일 마이클 혼다 의원이 발의한 일본군 성노예 결의안을 본회의에 상정하여 435명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1997년 이래로 10년 동안 6번이나 하원 본회의에 제출하려 했지만 일본의 강력한 로비 때문에 상정조차 못했고 작년에도 레인 에반스(공화, 일리노이)의원이 발의한 결의안을 헤슈타트 하원의장이 고의로 회기안에 본회의에 상정시키지 않아서 자동으로 폐기 처분 된 적도 있었다.
이번에도 일본정부는 하원의장과 일본대사를 역임한 폴리를 앞세워 강력한 로비 활동을 전개했지만 금년 1월에 마이클 혼다 의원이 하원외교위원회에 전격 발의한 다음에, 위안부 할머니들(이용수, 김군자, 안루프 오헤른)을 출석시킨 하원 외교위 청문회를 열어 위안부들이 겪은 참상이 뉴욕 타임즈, 워싱턴 포스트 등 주요 신문에 대서특필 되면서부터 여론이 반전되기 시작했다. 때맞추어 아베 총리가 "위안부 강제동원은 증거가 없는 만큼 결의안이 채택되더라도 사죄하지 않겠다." 고 선언한 것이 미국 의회의 양식 있는 의원들의 공분을 사면서 의회는 나름대로 위안부에 대한 사료를 연구 하면서 일본이 커다란 죄악을 범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 것이다.
일본 정부는 미하원 의원들에게 "우리가 여러 차례 사과했고 역사 교과서에 충실히 다루고 있다."는 허위 내용의 서한을 보냈지만 미 하원은 일본이 진솔한 사과를 한적이 없으며, 일본 교과서가 역사를 왜곡한 것이 도를 넘는다는 것을 자체조사 에서 벌써 파악하고 있었다. 워싱턴 포스트에 전면광고를 낸 일본 의원 40인의 보수 우익 성향에 왜곡된 역사 인식까지도 미리 파악하고 있었는데 결의안 지지 발언을 한 의원들의 연설문을 보면 그들이 모든 사항을 자세히 파악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결의안 통과에 수훈을 세운 마이클 혼다 의원은 "역사에는 시효가 없다. 일본정부는 인권유린에 대해 명백한 사과를 해야 한다."
공화당 중진의원 토마스 데이비스(R. 버지니아)는 "성노예 사건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일로 다시는 그런 일이 벌어지게 하면 안된다."라고 말했다.
아세아 태평양 위원회 위원장 에니 파리오 마베가 의원은 "지금까지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과했다는 내용은 모두 개인의견으로 일본정부나 총리의 공식적인 사과가 아니었다. 과거의 잘못을 시인하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하원외교위원회에서 결의안이 통과되자 곧 하원본회의에 결의안을 꼭 상정시키겠다는 다짐을 함으로써 결의안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결의안 통과에 혼다 의원과 함께 큰 역할을 보여준 톰 란토스 하원 외교위원장의 지지 발언은 우리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는 우리와 같은 약소국 헝가리 출신으로 16세 때에 나치의 강제수용소에 수감되어 생명을 잃을 찰나에 탈출에 성공하여 자유의 땅 미국으로 오게 되었다. UC버클리에서 경제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13번이나 연방하원의원에 당선되어 하원 인권위원회에서 공화당의 프랭크 울프 의원과 함께 공동 의장을 맡고 있으며 나치 학살 진상 규명 위원회의 국회측 멤버로 일하고 있다.
그의 나치 수용소 탈출기가 스필버그 감독에 의하며 영화화되어 다큐멘터리 부문 아카데미 상을 수상한 '더 라스트 데이즈' 의 주제가 되었다. 미국 하원에서 인권에 관한 것은 모두 톰 란토스를 거치기 때문에 처음부터 결의안이 통과 될때까지 시종일관 결의안에 지지를 보내준 그의 노고에 감사할 뿐이다.
그는 "어떤 나라도 과거를 무시할 수 는 없다. 독일은 2차 대전 후 과거를 반성하는 올바른 선택을 했지만, 일본은 역사적 망각을 부추기는 태도를 보였다. 종군 위안부 들이 강압 없이 자발적으로 매춘 행위를 했다는 일본측의 주장은 강간이란 단어의 의미를 모르는 강변이다. 역사를 왜곡, 부인하고 희생자들을 탓하는 장난을 일삼는 일본 내 일부 인사들의 의도는 구역질 나는 일이다. 특히 위안부 들이 당시에 자발적으로 매춘 행위에 나섰다는 일본 일부 의원들의 워싱턴 포스트지 의 광고는 분노를 유발한다."면서 결의안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동아일보 전재)
필자는 금번 결의안 통과에 수훈 갑의 공노에 마이클 혼다 의원, 레인 에반스 전하원의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톰 란토스 하원의원, 미주 한인동포들의 노고를 꼽고자 한다. 뉴욕의 미주 한인 유권자 센터(김 동석 회장), 워싱턴 지역 범대책 위원회(이 문형 위원장)등,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서 결의안 지지를 섭외한 이분들의 노고가 결의안 통과의 결실을 보게 한 것이다.
보스톤도 열심히 노력했다. 뉴잉글랜드 한인회와 보스톤 코리아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탄원서 보내기 운동은 여러 종교단체의 협조로 3천 여장을 보냈고, 연합신문도 독자적인 캠페인으로 주의를 환기시켰고, 시민협회는 지역 연방 하원의원들을 직접 접촉하는 일을 담당 했었다. 여러 단체 개인들이 힘을 합쳐 응분의 역할을 한 것은 축하하고 기릴만한 일이라고 하겠다.
결의안의 내용은
1) 일본정부는 일본 군대가 강제로 젊은 여성들을 '위안부'로 알려진 성의 노예로 만든 사실을 확실하고 분명한 태도로 공식 인정 사과하고 역사적 책임을 질 것
2) 일본 정부는 위안부 강제동원을 부인하는 주장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박할 것
3) 일본 정부는 현 세대와 미래 세대를 대상으로 이에 대해 교육 시킬 것을 요구하고
4) 일본 정부의 위안부 동원을 시인, 사과 방법과 관련 일본정부의 진실성에 대한 의혹이 해소 되도록 일본총리가 공식 성명을 통해 발표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결의안이 통과 된 후에 일본 관방장관은 다른 나라 국회에서 결의 한 것에 관심을 두지 않겠다고 언명하고 있다. 결의안이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20만명이 넘는 수많으 여성들의 인권을 말살한 일본정부의 도덕 불감증을 전세계가 알게 되었고 유엔 인권위원회를 비롯해서 국제사면 위원회, 법률가 협회, 여성차별 철폐 위원회, 국제노동기구 등에서 일본정부의 처사를 규탄하는데 침묵으로만 일관할 수 는 없을 것이다.
1970년에 빌리 브란트 서독수상은 폴란드를 방문해서 나치에 의해 무고하게 생명을 빼앗긴 사람들의 영령을 위해 위령탑 앞에 무릎을 꿇고 참회의 눈물을 흘리면서 진심으로 사과함으로 폴란드 국민들은 물론이고 전세계 인들을 숙연하게 하였다. 그의 사죄로 인하여 폴란드 인들의 한을 풀고 용서와 화해를 이끌어낸 것이다.
아베 신조가 독일과 빌리 브란트에게서 배울 것은 바로 이것이다. 아베 신조의 진심에 찬 사죄로 일본은 파렴치한 국가의 이미지를 탈피해서 문명국으로의 도약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지난 천여 년간 조선과 일본의 관계는 너무나도 일방적이었다. 일본은 항상 가해자였고 수탈자였으며 조선은 피해자로 항상 손해만 보는 쪽이었다.
고려 말과 조선 초에 걸쳐 정권의 안정을 위태롭게 까지 한 왜구의 횡포와 노략질이 얼마나 악명이 높았으면 민중놀이 집단인 남사당의 꼭두 놀음에 등장하는 흉악한 영노(탈쇠)가 바로 현해탄을 건너온 일본인을 지칭 하겠는가.일본은 조선에 수많은 해악을 끼치면서도 한번도 사과다운 사과를 한적이 없다.임진왜란 후에 도쿠가와 이에야쓰는 조선과의 국교재개를 원하면서도, 자신은 임진왜란 때 관동지방에 있었기 때문에 조선침략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발뺌 하면서 대마도주가 위조한 국서로 조선을 무마하려 했는가 하면, 한일 회담 때 일본 수석대표 구보다는 36년 조선 침략의 과오를 조선의 교육과 산업을 발전시킨 것으로 상쇄하려는 발언을 거침없이 하고 있었다. 정말로 몹쓸 사람들이다. 다만 일본정부의 분별 있는 행동을 기대해 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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