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은 글을 빚어 혼(魂)을 가르친다!
보스톤코리아  2007-09-16, 21:58:08 
조 태연 목사 (보스톤중앙교회, 교회협의회장)


이정근의 기독교교육신학 연구논문집 (상), (중), (하)를 읽고...


기독교 교육신학 연구논문집
이정근 박사의 기독교 교육신학 연구논문집 (상, 2000); (중, 2001); (하, 2007)는 저자의 살아온 길과 내력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역작(力作)이다. 여기에는 실로 상상할 수 없으리만큼 많은 연구논문, 논설, 제안, 설교, 신학적 및 목회적 성찰과 수상, 그리고 자전(自傳)이 모여 있다. 내용상 연구논문의 가장 주된 것은 기독교 교육 및 그 정책에 관한 것이지만 교육학 외에도 신학, 철학, 목회학, 종교학, 및 국어학(언어학)을 망라한다.
신학에서 출발하여 목회학과 교육학에 도달하는 신학적 스펙트럼의 풍향계는 실용주의적 가치관이다. 한국문화와 기독교교육, 어린이 전도, 기독교 교육 행정, 교회의 교육구조와 목회 행정, 기독교 교육과 교회성장, 이민교회 교육의 쟁점과 문제, 목회 지도력의 형성, 신앙성장과 교회확장, 교회 갈등의 관리 등 연구과제는 대단히 실천적인 쟁점들이다. 정치한 학문성의 출발점도 지향점도 목회와 교육 그리고 실존의 현장성과 실천성을 전제한 실사구시(實事求是)의 프래그머티즘(pragmatism)에 다름 아니다.
프래그머티스트(pragmatist)인 저자에게 학문적 빛과 통찰을 준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저자의 ‘삶의 자리’(Sitz im Leben)였다. 그것은 이민목회 및 교단의 역사와 미래에 대한 학문적 쟁점들로 나타났다. 미주성결교회의 성장에 관한 연구 등 “성결교회와 교육”에 관한 4편의 논문들(상권 제3편)과 “성결교회의 신학/교리와 기독교교육”에 속한 13편의 연구논문 및 8편의 부록(하권 제2편)이 그 전형이다. 중요한 연구논문을 2편이나 영문으로 집필한 것도 그런 흔적이다(중권 제3편). 저자는 이민교회의 현실을 대단히 중시했으며, 자신이 속한 미주성결교회를 지극히 사랑한 바 무한의 책임감과 지도력으로 지적/신학적 통찰을 발휘한 것이다.
그러나 프래그머티스트의 귀납적 구심력은 다시 연역적 원심력으로 확장되었다. 이민교회의 실천신학과 목회학은 올 봄에 출판된 하권의 제4편에서 “민족교육과 남북통일”의 거대담론으로 지평을 넓혔다. 저자가 이민사회의 지도자로서 본국민의 정신사와 미래를 다룸으로써 민족주의적 가치체계 안에서 현장성의 ‘강’(江)을 건넜다면, 그는 타종교와 미래 선교의 문제를 다룸으로써 신학적 논의에 인종과 문화의 쟁점을 추가하였다. 지평의 확대요 안목의 확장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신(神)은 흙을 빚고, 스승은 글을 빚는다!
저자는 막대한 분량의 글을 같은 범주끼리 다시 분류하여 새롭게 일관된 체계의 틀로 조직하지 않았다. 다만 2000년과 2001년 각각 출판된 두 권의 책에 올 봄 또 하나의 방대한 책을 더하였다. 짐작컨대, 살아온 이력과 소중했던 순간들을 고스란히 기억코자 한 전기적(傳記的) 관심이 더 컸을 터.... 하여, 각권마다 삶을 돌아보고 은총의 나날을 헤아리는 자전적(自傳的) 성찰이 눈길을 잡는다.
1941년 1월 21일 하나님은 흙을 빚으셨다. 일제의 만행이 정점을 향해 치달을 때 생명을 지으사 한 아기를 땅위에 보내신 것이다. 그러나 그 어린 생명은 주권(主權)을 잃은 망국(亡國)의 아이였고, 성경적 탈출과 거룩한 민족(하나님의 백성)의 형성을 소명으로 나누어야 할 시대의 아들이었다.
소년 이정근의 성장과 신앙의 성숙 그리고 살아온 이력(履歷)은 날로 새롭게 빚으시는 창조의 예술이다. 하나님은 사람을 지으시나 사람은 예술을 감상한다. 하나님은 그에게 글 쓰는 은사를 주셨지만, 이정근은 글에 혼을 담는 사상가가 되었다. 하나님은 그에게 가르치는 은사를 주셨지만, 그는 신학을 가르치는 신학자가 되었고 삶을 가르치는 현자(賢者)가 되었다. 하나님은 그를 목사로 부르셨고 그가 응답하였으되, 이정근은 한 교회의 모범적이고 성공적인 목회자를 넘어 교단의 미래를 결정하는 교단의 큰 지도자가 되었다. 하나님은 그를 일평생 연구하고 배우는 감수성 예민한 학생이 되게 하셨고 그가 끝까지 순종하였으나, 이정근은 마침내 연구의 대상(figure)이 되었고 연구자의 사표(師表)가 되었다(1998, Biola University). 생(生)은 가치로 가득하고 실존(實存)은 모범이 되어있다.

하나님은 흙을 빚어 사람을 만드시나, 사람은 글을 빚어 소리에 혼(魂)을 담는다. 문맹(文盲)이 절대다수이던 시절 치열한 삶과 투쟁 끝에 글을 빚어 내면의 울림을 영혼의 메아리로 남기고 마침내 경전(經典)이 되게 한 이는 그저 바울뿐이었다. 또 이같이 예수로 말미암은 영혼의 소리를 글로써 영원의 울림이 되게 한 이도 만(萬)의 하나였다. 시대의 스승만이 글을 빚고, 글에 혼을 담아, 글로써 정신을 소통케 한다. 하나님은 흙을 빚어 사람을 만드시나, 스승은 글을 빚어 후세대에 혼(魂)을 가르친다.
이정근은 실로 시대의 위대한 스승이다. 오늘의 저작은 한평생 복음의 진리를 깨닫고 삶을 성찰하며 바르게 살아온 생애의 꽃이다. 하나님은 일찍이 그에게 말을 알고 글을 다루며 언어를 조탁(彫琢)하는 비범한 은사를 주셨다. 복음의 진리와 삶의 성찰로 얻은 내면의 소리는 글을 입었다. 오늘의 저작은 글을 빚어 그 깨우침의 소리에 혼을 담은  위대한 가르침의 소담한 열매다. 망국의 아이로 태어났으나, 이정근은 글로써 민족과 통일을 논하였다. 불의한 제국의 포로로 자랐으나, 이정근은 글을 지어 복음으로 해방된 거룩한 백성을 꿈꾸었다. 시대는 공허와 혼돈의 바다에 빠졌으나, 이정근은 글을 빚어 하나님의 나라 된 교회와 성결한 삶의 강령을 교회와 세계 안에 영속적(永續的) 가르침이 되게 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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