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영화 다른 생각
보스톤코리아  2007-12-10, 01:00:15 
한동우

<밀양>
2007년 작
감독 : 이창동
주연 : 전도연, 송강호

밀양에 가보신 적 있으세요?
영화 ‘밀양’에서 간접적으로 본 밀양은 하늘이 참 푸르고 볕이 따뜻한 곳이더군요. 영화는 친절하게도 ‘밀양’의 뜻을 알려 주며 시작합니다. ‘신애’는 ‘종찬’에게 묻습니다. “밀양이 무슨 뜻인지 아세요? 비밀 ‘밀’, 볕 ‘양’, 비밀의 햇볕이에요.”
이 영화의 영어 제목은 ‘시크릿 선샤인(Secret Sunshine)’입니다. 결국 영화 ‘밀양’에는 두 가지 의미의 밀양이 있었네요. 과연 신애는 밀양에서 비밀의 햇볕을 보았을까요.
신애는 남편이 교통사고로 죽자, 남편의 고향인 밀양에 내려와 새 출발을 하려 했지요. 하지만 하나뿐인 아들마저 유괴범에게 살해되자 깊은 절망에 빠집니다.
살면서 절망하지 않았다면 그건 거짓말일 것입니다. 물론 정도의 차이나 횟수의 차이는 있겠지요. 그런데 절망이란 것이 아주 주관적인 감정이라 누구나 자신의 것이 가장 크다고 느끼게 됩니다. 자랑거리는 아니지만, 살면서 그동안 이런 저런 사연으로 인해 절망했었고 지금도 그렇다고 얘기하며 은근히 위로 받으려 하지요. 그리고 너무나 상투적인 위로의 한마디가 어느 정도 위안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신애가 절망하는 모습을 고스란히 지켜보며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도우려고 하는 종찬 또한 절망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하지만 종찬 마저 없었다면 신애는 과연 살아갈 수 있었을까요.
사람은 사람으로 인해 상처받고 절망하지만, 한편으론 사람으로 인해 위로받고 용기를 얻는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느껴집니다.
‘바닥을 치다’라는 말이 있지요. 모든 일에는 끝이 있고 그 끝에는 새로운 시작이 있다는 말입니다. 흔히들 갈 때 까지 갔으니 더 이상의 추락은 없다고 스스로 위로하지만 살면서 자꾸만 나락으로 떨어지는 느낌을 받으면 정말 견디기 힘들지요. 하지만 바닥까지 가 본 사람은 깨닫게 됩니다. 이젠 다시 일어서야 할 때가 왔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지금 절망하고 계신 분들을 위해 상투적인 위로 한마디를 하고 싶네요. 주위가 암흑 같다고 너무 절망하지 마십시오. 칠흙 같은 어둠이 걷히면 새벽이 온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먼동이 틀 때, 떠오르는 태양아래 혹시 비밀의 햇볕, 밀양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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