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부지가 그랬다면
보스톤코리아  2008-03-23, 23:22:47 
지난 2월 10일 저녁 8시 48분경 국보 1호 숭례문이 70세 채종기씨가 토지 보상금 때문에 방화, 재가 되었습니다.

1398년 한양도성 정문이던 610년의 역사가 타버렸습니다. 도산 안창호님은 이조 500년 역사를 당쟁의 역사였고, 변변한 건물 없다고 하셨는데 몇 안 되는 건축물 중 하나가 소진된 것입니다. 건축물을 보고 있으면 그 안에 건축기술, 양식, 사고방식, 조화와 균형이 어우러져 그 시대의 숨결을 느끼게 하는데 아침, 저녁 출퇴근하는 시민들의 눈길이 머물던 곳이 없어졌습니다.

우리가 골동품을 소중히 여기고 아끼는 뜻은 溫故而知新(온고이지신)에 있고, 비록 이 세상에 없다 하여도 오늘에 내가 있음은 조상님이 계셨기에 가능했다는 '孝(효)'의 진리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3次元의 세계가 오늘 나를 있게 한 우리만의 독특한 문화와 문명의 증거가 역사의 흐름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하여 오늘의 나를 비교 분석할 거울이 없어진 셈입니다. 그래서 New York Times는 '한국인은 문화재를 지킬 능력이 없는 민족이다'라고 망발했고, 1905년 체결된 Portsmouth 조약을 서명한 Roosevelt 대통령도 '한국인은 스스로 자립할 수 없는 민족이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역사학자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결국은 1910년 한일합방이라는 치욕의 역사를 마련한 발판이 되었음을 역사는 말하고 있습니다.

정말 우리 한민족은 '나'를 지킬 수 없는 민족입니까? 외국에서는 문화재를 보존하려고 생명까지 내던지고 물심양면으로 노력하고 있는데 어째서 우리는 화풀이 대상으로 함부로 행동하는지, 그 원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되는 지를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야 될 시점에 왔습니다.

문제는 나이예요. 70이면 耳順(이순)인 60을 넘겨 후손을 생각하여 성숙한 나이로 나무도 보고 숲도 보는 지혜의 연령인데, 해야 할 일, 해서는 안될 일, 옳고그름의 판단, 무엇이 가치 있으며 그것을 어떻게 보존하며 지켜야 되는 자를 아는 나이가 아닌가 합니다.

한 사람으로 모든 일을 판단할 수 없지만 고국에 돌아가는 모든 일이 특히 교육면에서 '德(덕)'을 가르치는 全人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게 합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에 가치기준을 두지 않으면 당장은 모르되 10년 20년 뒤에는 반드시 후회할 일이 생기게 된다는 것을 그 '지혜'를 후손에게 물려줘야 합니다. 새로 대통령이 된 이명박 신정부의 교육정책에 이번 사건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두고봐야 하겠습니다.

철학이 없는 민족은 망한다고 했습니다. 역사를 지키는 것은 '나'를 지키는 것이고, 내가 '나를 지키지 못하면 누군가 우리를 제멋대로 가지고 놀 수 있다는 사실을 역사를 통해서 뼈아프게 체험을 했는데, 어찌하여 이런 일이 계속 생기고 가슴이 타고 되풀이 되는지 그걸 막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되는지를 반성 또 반성해야 된다고 봅니다.

누구의 책임인지 가리는 일 보다 '모두 내탓이다'하고, '죽더라도 거짓말을 하지말자'하시던 도산 선생님의 말씀을 좌우명으로 삼고, 내가 변해야 세상이 변한다는 혁신정책을 뿌리로 하여 맑고 밝고 생기 넘치는 세상을 만들어야겠습니다.
모든 지도자님께 부탁 말씀은 '꽃이기 보다 뿌리로 살자' 입니다. 국민 모두가 숭례문을 태운 사람은 채종기 한 사람이 아니라 '내가 태운 것이다' 할 때만 이 비극을 막을 수 있습니다.

서일(역사문제연구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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