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이 보는 세상 - 휴식
보스톤코리아  2008-07-28, 09:47:38 
김자은(브루클라인 하이스쿨)

누구에게나 휴식은 필요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은 사랑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조그만 유치원생의 아이에게도 과한 에너지소비 때문에 힘든 날이 있을 것이고,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에게도 기말고사에 치이고 바쁜 스케줄에 치여 힘든 날이 있다. 직업 없이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주부에게도 골치 썩는 날이 있고, 회사에 다니는 직장원들에게도 스트레스가 가득 차여 맞게 되는 슬럼프가 있다.

    하루는 모든 걸 벗어버리고 탈출을 꿈 꿔보라는 자우림의 노래 일탈이 있다. 반항과 탈출, 그것들은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나 실현 될 수 있는 꿈과 자유에 가득찬 말도 안되는 휴식이라는 이름의 탈을 쓴 범죄격의 실수일 뿐이다. 영화 속에서의 일탈이니 탈출이니 하는 것들은 언제나 영웅화 되어있다. 현실에서? 말도 안되는 일일 뿐이다.

하루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친구 몇 모아 학교던 학원이던 빼먹고 바다에 놀러가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고... 친구들과 바다에 가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 까지는 좋다. 학교던 학원이던 빼먹고 라는 부분은 용서될 수 없을 뿐이다.

이 케이스에서 무슨 이유던 그것은 변명으로 둔갑이 되버리곤 한다. 일단 이 상황이 성공 되었다고 본다해도, 하루나 빼먹은 학교와 학원이라는 의무는 그 다음날 두배로 불어 돌아오기 마련이다. 학교나 학원, 직장 혹은 어디 어디서든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일탈을 꿈꾸기 보다는 조금 더 건강하면서도 스트레스를 풀어줄 수 있는 방법 또한 많다.

힘들 때에는 무엇이던 초록색을 접하는 것이 좋다. 컴퓨터를 오래 하는 학생이나 직장인에게 많이 추천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초록색은 사람들의 마음을 안정시켜주고 차분히 가라앉히기 때문이다. 컴퓨터의 바탕화면을 초록색으로 해놓는다면 금상첨화. 컴퓨터를 하다가 눈이 피로할 때는 바깥의 나무들을 감상해도 좋다. 물을 한두잔 마시는 것 또한 도움이 될 것이다. 컴퓨터에서의 오랜업무는 목디스크와 경련을 가져다주기 마련이다. 적어도 30분에 한 번은 휴식이 필요하다. 이름만 거창한 휴식이지 그냥 물 한잔 마시고 잠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한다던지 화장실에 손을 씻으려 다녀오는 것 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사소한 일이지만 그래도 실천하는 그 자체에 의미를 두고 꼬박꼬박 한다면 조금이나마 피로에 도움이 될 것이다.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듯 일상은 똑같다고 사람들은 빗대어 말한다. 변함 없이 단조로운 매일의 생활이라면 질릴만도 하다. 사람들은 아이러니하다. 주변인들에게 극도로 강한 면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반면 때때로는 자신도 연약하고 보통 사람들과 틀릴 것 없이 도움과 관심을 필요로 한다는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기도 한다.

그런 행동을 하기까지 생각의 원천이 어디일까 생각해보면 진솔하게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누군가가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 한사람이라 해도 자신이 향하는 곳은 어딘지, 무엇이 나를 괴롭게 하는지, 요새 나의 근황은 어떠한지, 그리고 그런 일들에 대한 나의 생각을 들어주고 이해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애써 노력해 다른이들에게 나를 알리려고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믿음이 사라진 현실을 탓해야하는 것일까. 스트레스의 근원이 아무리 많다지만 결국은 대인관계라는 뿌리에서 뻗어나오는 하나의 줄기가 아닐까 믿어 의심치 않는다.
결국은 마음먹기 나름이다. 부정적이거나 해로운 생각을 하면 기분도 급저하 되기 마련이다. 반면, 내가 좋아하는 것이나 하고싶었던 것이라던지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 나도 모르는 새에 입가에 미소가 잔잔해지곤 한다. 억지로 노력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그리고 쉽고 빠르게 내 아주 가까이의 범위에 있는 내가 즐길 수 있는, 나를 기쁘게 할 수 있는, 잠깐이라도 내가 걱정고민을 다 잊을 수 있게 해줄 것을 생각해보자. 스트레스 그까짓꺼, 시간 지나고 나면 기억 하려 해도 상기 되지 않을 쓰레기 조각일 뿐인데 우리의 고귀한 시간을 이것 따위에 쏟아부을 마땅한 이유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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