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를 잊지 말자
보스톤코리아  2009-07-01, 14:03:30 
유월은 온갖 초목들이 다투어 싱그러운 생의 신록을 자랑하는 아름다운 계절이지만, 59년 전에 북한의 공산군이 쳐들어와, 처절했던 6.25전쟁을 회상하면 나는 금세 우울해진다. 300만명이나 되는 동족상잔의 비극 안에 내 아버지도 들어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를 위해 싸운 미국을 비롯한 유엔군의 피해도 엄청난 이 전쟁을 잊어서는 안된다.

1950년 6월 25일 일요일이었다. 북한의 인민군은 탱크를 앞세우고10만 대군이 파죽지세로 서울을 삼일만에 점령할 때 우리 국군은 이를 격파할 무기가 없어서 휘발유를 넣은 맥주병을 껴안고 몸을 탱크에 던졌으니 그 처참한 영웅의 죽음을 누가 기억이나 할까!

숫자상으로 불리하고, 작전상 국군과 유엔군은 낙동강 방어선으로 후퇴하고, 왜관, 다부동, 창녕, 영산,마산, 포항 등의 참혹한 방어전 중에,맥아더 장군이 지휘하는 9.15 인천 상륙작전은 간, 만조 등 여러가지 조건으로 실현 불가능을 가능으로 성공시킨 쾌거였다.

이어서 9월 28일 서울을 탈환할 때 나는 참전용사로서 영천고개에서 교전중이었다. 그때 복부에 관통상을 입고 쓰러져서 "mom,mom'하던 전우 죠(Joe)의 목소리가 지금도 내 귀에 생생하다.

전진하여 독립문 광장에 이르렀을 때 잔연이 모락 모락 오르고, 전쟁의 잔해들 속에 적군의 시체 삼 사십구는 하나같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군복이 터질 것 같았다.

악취가 코를 찌르는 가운데, 적십자 병원 뒤 언덕 밑으로 갔더니, 100여명이나 되는 민간인들을 줄로 묶은 채 적군이 총살을 한 것으로 보이는 꿈 같은 현장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10월 하순으로 접어들어 중공군이 마치 개미떼처럼 몰려오는 바람에 38선을 넘어 진군한 아군들이 적지 않게 적의 포로가 되었고, 인천에서 서울로 이어진 국도는 네 차례나 주인이 바뀌었으며 철의 삼각지(철원, 금성, 금화)육박전, 특히 작은 동산에 국군 500명이 공격하여 고지를 점령했을 때는 고작 36명만이 살아 남았다는 고성전투의 전보를 들었을 때는 콧등이 시큰했다.

이렇게 치열한 전투와 1953년 7월 27일 종전 아닌 휴전을 했을 때까지 국군 전사자 15만 7530명, 미군전사자54,246명이었다. 자유 민주주의를 위해서 아무 이해 관계가 없는 동방의 작은 나라, 한국의 자유를 위해 크나큰 손실을 보면서도 도와준 혈맹인 미국은 진정으로 고마운 나라이다.

6.25전쟁은 세계2차 대전과 월남전쟁의 중간에 끼어 있기 때문에 그 관심이 무디어져서 잊혀진 전쟁(The forgotten war)으로 불리었지만, 한국이 잘 살게 된 무렵부터 미국시민들은 스스로 'forgotten no more, Freedom is not free"를 외치며 타운마다 경쟁이나 하는 듯이 6.25참전 기념비를 세우고 있는 가운데 특히 조지아주 콜럼버스시에 있는 미 육군 보병학교 내에 한국전쟁 전시관을 6월19일에 개관했고, 6.25전쟁 휴전일 (7월27일)을 국가 기념일로 정하려는 법안이 미 하원에 제출 된 것은 실로 고무적이다.

또한 6.25참전기념 행사를 각 타운마다 하고, 한인동포사회에서도 한인회와 한인 재향군인회 등 각기 다른 여러 단체들이 기념행사를 가지며, 참전용사들은 여러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미국은 6.25전쟁을 잊지 않겠다는 각오와 결심을 갖는다. 하지만 참전용사로서 멀리 고국을 바라보면 탄식이 나올 때가 있다.

역사적인 6.25전쟁을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을뿐더러, 이를 아는 국민이 50%도 안된다고 하니, 걱정스럽고, 과거 10년 동안에 70억달러라는 막대한 자금을 북한을 위해서 썼는데 북한은 이를 무기 개발과 핵과 미사일 등을 만드는데 사용하였다고 하니, 평화를 위한 우리들의 의지를 저버리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
6.25전몰장병들의 혼이 통곡을 할 것이다. 과거에 대해 무지한 자는 미래로부터도 버림을 받게 된다고 한다. 6.25를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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