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에 시작한 산행
보스톤코리아  2009-11-23, 14:07:44 
나는 지금 뉴햄프셔 3천 피트 산 한봉우리에 올라 광장한 자연을 감상하며 산소에 굶주린듯 큰 숨을 드려 마시고 있다. 호흡기관을 대청소 하는중이다.
그렇게 많은 차량들이 매일 지악스럽게 매연을 내 뿜는데도 이렇게 해맑은 공기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산이 너무 고맙다.

어디 그 뿐인가?
하루에도 수십번씩 오르락 내리락 하는 감정의 변화, 어제 품었던 생각이 오늘 다르고 내일 또 달라지는 변덕 스러운 우리들이지만 산은 한결같이 그 자리에서 삶에 지친 우리들을 반가이 맞아 준다는 것이 새삼 행복하다.
고희(70세) 를 막 넘긴나는 평생 산을 오르지 않아도 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어려서부터 전기장난 취미와 사진 찍는것도 관심이 많았다. 운동은 전혀 않했다.

어쩌다 보스톤산악회 친구 따라 9월중순 산행에 따라 나섰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청바지에 등산화 하나 사 신고 사진기만 잔뜩 짊머진채 3천 피트가 넘는 모나드넉 산을 오르게 되었다. 모든회원들이 정상에 도착한후에도 1시간 이상 늦게 후들거리는 다리로 간신히 정상에 오를수 있었다. 회원들의 격려와 사랑 그리고 노인에 대한 깊은 배려가 너무 고마웠다.

“야 다시 내려올 거 뭐하러 힘들게 기어올라 가니?” 등산은 단순한 만큼 쉽게 질리기 쉬운 운동이다. 하지만 힘든 걸음을 억지로 떼면서 정상에 오르고 나면 멋진 경치와 성취감에 가슴이 더할 나위없이 뿌듯해 지는 것이 등산의 매력이다.

이 매력을 극대화 하고 매너리슴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사진을 찍는 것이다. 개인 불로그를 가꾸고있는 사람은 이 사진들 사이사이에 짧은 산행기를 써 본다면 더 좋은 취미가 될것이다. 산에서 찍어온 사진을 정리하며 멋진풍경들을 다시 감상 하느라면 어느덧 다음 산행을 기대하며 등산화에 눈길을 주고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나는 지난 9월 숨차서 죽을 고비를 넘긴 첫 산행 이후 짧은 6주간에 이미 4차의 산행을 경험하였다. 매번 새로운 얼굴들도 많이 만났다. 몸이 점점 건강해지고 특히 하체가 강해지는 것을 확인할수 있었다. 많은 분들이 산행에 참여하기를 강추 한다. 혼자 또는 가족단위로 산행 하기에는 여러 위험도 따른다. 그러나 경험많은 단체 산행은 우선 안전하다. 처음 참여하는 분들에 대한 극진한 배려와 관심이 크게 돋 보인다.

보스톤산악회는 하나의 거대한 가족이다. 정기산행과 번개산행으로 거의 매주 산행이 있었고 주중에는 인터넷에 들어가 각자찍은 사진들, 산행기, 산우들의 재치있는 댓글 들을 보고 있으면 안 젊어질수가 없다. “여튼 넘 잼난다.”눈앞에 닥치는 겨울산행에 대비하여 대충 새잠바, 모자등 때 빼고 광내는 준비도 했다. 프로급 장비는 훗날 “희말라야 산행” 때 장만하련다.
끝으로 임원들의 노고에 다시한번 감사드린다. 11월7일, 구로동

<산행후기/ 보스톤산악회원 장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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