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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100배 더 즐기기 49
보스톤코리아  2013-11-25, 11:41:49   
보스턴 박물관 1층 로비에서 바라본 로탄다 천장 벽화
보스턴 박물관 1층 로비에서 바라본 로탄다 천장 벽화


지난 칼럼에서는 보스턴 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존 싱어 사전트의 수채화 특별전(John Singer Sargent Watercolors, 10/13, 2013 – 1/20, 2014)을 소개하였다. 수채화 특별전 관람을 마친 후 사전트의 유명 유화작품도 함께 관람 하길 바라는 관객들을 위해 MFA가 소장한 사전트의 주요 작품 몇 점을 소개한다. 

MFA, Gallery 232
새로 증축된 MFA의 Art of Americas 건물 2층, 유리문을 열자마자 만날 수 있는 이 거대한 캔버스 작품은 사전트 (John Singer Sargent, 1856–1925)의 유화작품 중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 받는 작품 중 하나이다. 

마치 여유로운 한 때 화구와 캔버스를 들고 불쑥 방문한 사전트에게 짐짓 관심을 보이는 듯 보이는 화면 속 네 명의 여자 아이들은 부유한 미국출신의 화가 에드워드 보이트의 네 딸 줄리아 (4세), 메리(8세), 제인(12세), 플로렌스(14세)이다. 보이트는 하버드 법대를 졸업하였으나 법조인의 길을 접고 파리에서 화가로 활동하고 있었고 그의 부인 메리 루이자는 중국과의 무역으로 막대한 부를 축척한 가족의 유산으로 유럽에서의 화려한 삶을 가능하게 하였다. 사전트는 1870-80년대 파리에 머물며 그곳에 거주하는 부유한 미국인 클라이언트들이 주문하는 초상화 작품을 많이 제작하였는데 이 작품도 그 시기 제작된 작품 중 하나이다.

우리는 이 그림을 그룹 초상화라 불러야 할까? 실내의 모습을 그린 실내풍경화라 불러야 할까? 1882년 파리에 있는 보이트의 집에서 제작된 이 그림은 인물이 화면을 차지하는 범위만큼 실내풍경에도 많은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장르를 구별 짓기 애매한 모습이다. 이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초상화 따위에는 관심 없는 듯 등을 돌린 “쿨”한 큰 언니와 큰언니의 유일한 말상대인 둘째 언니가 작가의 시선에서 멀리 떨어진 그늘진 곳에서 자신들만의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나마 작가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은 혼자 인형놀이를 하고 있는 막내 줄리아와 네 살 위 언니 메리이다. 

사전트는 모든 인물이 화면을 바라보며 포즈를 취하는 전통적 그룹 초상화와 달리 색다른 구도의 그룹 초상화를 제작해 보고 싶었다. 이러한 시도는 그가 존경했던 스페인 작가 벨라스케스의 작품 ‘시녀들’ (Las Meninas)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사전트는 이 작품을 여러 번 카피를 하며 기법 연구를 했다고 한다. 그는 이 작품에서 ‘시녀들’에서와 같이 화면 속 인물들을 일상의 한 순간처럼 자연스럽고 독립적으로 배치하고 빛을 교묘히 조절하여 각 인물의 성향을 반영하는 심리적인 요소와 재치를 보였다.

이 그림 속 또 다른 재미는 어른의 키만큼 높은 두 점의 일본 화병인데 실제 그림 속 모델로 사용되었던 화병들이 보이트의 가족들에 의해 기부되어 현재 그림과 함께 전시되어있다. 

MFA 로탄다 천장 벽화, 1921
MFA는 다양한 사전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지만 꼭 관람해 볼 사전트의 대작은 바로 박물관의 중심부 원형 지붕에 그려진 로탄다 천장 벽화이다. 

1916년, 이미 작가로써 커리어의 정점에 올라있었던 사전트는 보스턴 박물관 이사회로부터 박물관 본관 건물의 로탄다 천장벽화 작업 제의를 받는다. 화려한 박물관 건물에 수 백 년간 남을 벽화를 그리는 것은 작가로서 매우 영예로운 일 이었다. MFA로탄다의 구조를 직접 확인한 그는 얕은 양각의 디자인으로 벽면을 장식을 하고 싶었지만 자신의 구상을 실현하기에는 그 공간이 너무 협소하다고 느껴졌다. 그는 벽화를 위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로탄다의 뼈대 구조 변경을 요청하였고 박물관 이사회는 그의 요청을 받아들여줬다. 그는 결국 더욱 확보된 공간에 8점의 벽화와 12점의 양각 그 밖에도 다양한 건축적 장식물을 직접 만들어 천장 벽화를 완성한다. 

그는 젖은 석회벽이 마르기 전에 물감을 칠해 완성하는 전통적 양식의 프레스코 벽화를 제작하는 대신 캔버스 천에 벽화를 제작하여 벽에 붙이는 벽화기법을 선택했다. 따라서 로탄다의 모든 벽화는 사전트의 런던과 보스턴의 사우스엔드 작업실을 오가며 제작되었던 것이다. 

사전트는 박물관의 전통적 건축양식과 다양한 문화의 고대 소장품들에서 영감을 받아 고대 신화 속 인물들을 벽화의 소재로 삼았으며 예술의 수호자로서의 박물관의 역할을 강조했다. 

본관 현관에서 보이는 화려한 대리석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바로 정면의 천장에 보이는 메인 벽화에는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예술과 지혜의 여신 아테나가 보인다. 과거를 응시하듯 고개를 뒤로 향하는 아테나의 동작은 흐르는 시간을 암시하고 그녀의 케잎이 보호하듯 감싸고 있는 세 명의 인물은 각기 회화(오른쪽), 조각(왼쪽) 그리고 건축(중심)을 상징한다. 사전트의 벽화는 1921년 10월 관객들에게 처음 공개되었다.

완성된 로탄다 벽화에 만족한 박물관 이사회는 로탄다 주변의 천장 벽화도 사전트에게 일임하게 된다. 이에 사전트는 자신의 벽화에 대한 구상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로탄다 주변 천장의 구조변경을 요청한다. 

그는 그 후 약 4년에 걸쳐 12점의 벽화, 6점의 양각작업을 마쳤고 완성된 작품은 그의 사후인 1925년 관객에게 공개되었다.


문화/예술 컬럼니스트 장동희
Museum of Fine Arts, Boston 강사 / 보스톤 아트 스튜디오 원장
167 Corey road, suite 205, Boston MA 02135  ph) 857 756 2557
jandonghee@bostonartstudio.com / www.bostonartstudi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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