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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아시아 최고 청렴국가" 그 다섯가지 비결
보스톤코리아  2007-03-30, 15:28:32   
아시아의 도시국가 싱가포르는 2006년 11월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부패인식지수(CPI) 9.4점을 얻어 세계 5위, 아시아 1위를 차지, 아시아에서 가장 청렴한 국가라는 영예를 안았다.
  싱가포르은 지난해에도 세계 5위를 기록한 만큼 놀라울 것도 새로울 것도 없다. 그러나 한때 청렴하지 못했던 과거를 떨치고 아시아 최고 청렴국가로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 싱가포르는 '부정, 부패는 법과 제도로 척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모범국가로 손꼽히고 있다.
  싱가포르의 청렴국가 건설의 비결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리콴유 싱가포르 전 총리를 먼저 언급해야 한다. 그는 부패척결에 관한 유명한 말과 일화를 남겼다. "부패방지는 선택이 아니라 국가생존의 문제이다. 반부패 정책을 따르지 않는 사람은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굴복시켜야 한다." 리콴유 전 총리는 이같이 말하며 '부패를 국가생존의 문제'로 간주하고 강력한 법을 만들어 싱가포르를 마침내 아시아 최고 청렴국가로 만들었다. 싱가포르는 법과 제도를 통해 아시아에 사회적으로 관행화된 부패도 척결할 수 있다는 모범사례를 만들었다. 한국의 역대 대통령들도 하나같이 '부패 척결을 국정 주요지표로 삼은 것'은 리콴유 전 총리와 같다. 그러나 그 공약을 본인도, 측근도 지키지 못한 데 큰 차이점이 있다. 세계가 인정하는 청렴국가 싱가포르를 보다 자세하게 살펴보자.



  싱가포르는 인구 442만 명의 작은 도시국가로 2005년 통계에 의하면, 실질국민소득(GNI)이 2만4220달러에 달한다. 이 나라는 원래 말레이시아의 자치주로 연방 체제를 유지해오다 1965년 독립했다. 독립 당시 싱가포르는 혼란과 빈곤 속에 아시아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평범한 도시국가에 불과했다. 불세출의 지도자 리콴유 전 총리는 싱가포르를 세계에서 법 집행이 가장 강한 나라, 아시아 최고의 청렴국가로 만들었다.
  싱가포르의 청렴국가 비결에 대해서는 많은 부패국가들이 연구 중이다. 한국 국가청렴 위원회 자료에 의하면, 부패행위조사국의 뛰어난 역할과 강력한 부패방지법 운영 덕분이라고 한다. 싱가포르는 1952년 반부패 총괄기구로 부패행위조사국(CPIB: Corrupt Practices Investigation Bureau)을 설치했다. 이 기구의 권한을 강화하기 위해 1960년 부패방지법 제정과 함께 강력한 수사권과 사법권을 부여했다. 외부의 간섭을 배제하기 위해 총리 직속의 독립기관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뚜렷한 부패척결의 성과를 보지 못하자 리콴유 총리는 1989년 강력한 부당이득 환수법을 제정했다. 1999년에는 부정, 부패, 마약거래 및 기타 중범죄에 관한 법률을 더욱 강화했다. '부패는 척결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국가지도자들은 부패문제에 대해 체계적으로 접근하여 반부패기구에 강력한 권한을 부여했다. 이와 함께 부패신고를 활성화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지도자의 확고한 의지와 함께 철저한 내부 고발자 보호를 중시했다.
  청렴위 자료에 의하면, 싱가포르 부패행위조사국의 주요 권한은 한마디로 막강하다. 한국 같으면 위헌소지 운운하며 또 다른 혼란과 갈등을 초래할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부패행위조사국은 공직자의 부정행위뿐만 아니라 민간부문의 부정행위까지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이 법적으로 부여돼 있다. 부패수사 등은 주로 공직자에 한정된 경우가 많은데 싱가포르의 경우 민간부문까지 수사하여 강력하게 부당이득을 환수한다. 또한 부패행위 조사국은 강력한 수사권을 발동할 수 있다. 부패방지법이 규정한 범죄와 관련된 정보가 입수되거나, 상당한 혐의가 있을 경우에는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돼 있다. 또한 은행계좌, 주식 지분, 동산구입, 지출상태 등을 조사할 권한까지 보장받고 있다. 이와 관련한 기록, 물품의 제출을 요구할 권한이 있다. 수사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혐의자의 재산과 서류를 압수, 수색할 수 있는 포괄적이고도 강력한 권한이 주어져 있다. 이처럼 막강한 권한까지 부여하면서 부패척결에 나선 이유는 싱가포르의 경우 동서교통의 요지이자 세계적인 기업의 중심지로 '부패하면 국가의 미래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부패척결을 국가존립의 주요변인으로 보고 국가지도자가 작심하고 나선 것이다.
  리콴유 총리는 재임기간(1959년6월~1990년11월) 중에 단계적으로 부패방지법을 개정, 강화했다. 1960년 개정 때는 부패행위조사국을 설립하고 수사관에게 수사권과 증인출석 요구권을 부여했다. 1963년에는 뇌물을 받지 않았더라도 받을 의도를 드러냈거나 이에 준하는 처신을 했을 때에도 범죄가 성립되도록 했다. 그 이후에는 해외에서 뇌물을 받거나 비슷한 부정을 저질러도 처벌할 수 있도록 개정했다. 또 1981년 개정에서는 뇌물수수자에 대해 형벌과는 별도로 받은 뇌물 전액을 반환토록 하되 반환능력이 없을 때에는 그 액수에 따라 징역을 더 부과하고, 최고 5년의 징역에 병과 되는 벌금도 1만 싱가포르달러까지 올렸다. 싱가포르의 부패척결을 위한 조사기구도 원래 경찰국 내 반(反)부패부라는 작은 기구로 설치됐었다고 한다. 그러나 1950년대에 부패가 만연하자 반부패부의 능력은 한계에 이르렀다. 리콴유 총리는 1960년 부패방지법 개정을 통해 부패행위조사국을 독립적으로 발족, 진화시킨 것이다. 싱가포르가 아시아 최고 청렴 국가로 변신한 데는 대략 5가지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첫째, 싱가포르의 경우 무엇보다 부패척결에 대한 정치지도자들의 의지가 확고했다. 리 전 총리는 자신의 친구였던 건설교통부터 장관의 뇌물사건에 대해서조차 '선처'의 의사를 보이지 않았다. 터 장관은 끝내 자신의 목숨을 끊어 부패의 결과에 대해 책임을 졌을 정도였다. 비리에 연루된 측근들에게조차 대통령 사면권의 특혜를 남발하는 나라에서 부패척결 운운은 그래서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한다.
  둘째, 이런 정치 지도자의 의지는 실효성 있는 부정부패방지법의 제정과 개정을 통해 현실에 엄격하게 적용됐다. 뇌물을 실제로 받지 않았지만 받을 의도를 드러내거나 이에 준하는 행위만 하더라도 처벌할 정도였다. 법이 행위 결과를 처벌하는 데 한정되는 한계를 넘어 그 의사를 보인 것만으로도 죄가 성립되도록 강력한 부정부패방지법을 운영한 것은 이례적이다. 한국에서 거액의 금품과 뇌물을 받고 향응 접대, 골프접대를 받고도 '직무관련성' '대가성 없다' '떡값' 운운하며 무혐의 처리하는 식으로는 싱가포르 흉내조차 내지 못한다. 싱가포르에서는 간단한 선물조차 값을 지불하고 받도록 공직자 윤리강령에 규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부패행위조사국의 막강한 수사권한도 싱가포르의 부패를 척결하는 데 일조했다. 조사국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자유롭게 수사할 수 있도록 권한이 보장됐으며 총리조차 간섭할 수 없도록 했다. 조사국의 정치적 독립과 공정한 수사는 최고권력자의 의지가 바탕이 될 때 가능해지는 법이다.
  또한 부패행위조사국의 저인망식 부패방지활동의 일상화도 한몫했다. 부패행위조사국 을 통해 상시적인 부패방지 활동을 전개해 '송사리 부패'는 물론 '권력형 부패'도 발 붙이지 못하게 했다. 그야말로 부정부패에 관한 한 뿌리를 뽑는다는 철저한 저인망식 수사가 주효했다.
  셋째, 이를 위해 내부 고발자 보호를 철저하게 했다. 익명으로도 부패신고를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고발인이 고발사건의 민형사재판 증인으로 설 수 없도록 보호조치를 취했다. 고발인이 고의로 허위신고를 했을 경우를 제외하고는 어떤 처벌도 받지 않도록 보호에 만전을 기했다. 여기서 싱가포르 부패방지법의 특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싱가포르의 부패방지법(The Prevention Of Corruption Act)은 처벌을 강화한 부분이 두드러진다. 1970년대에는 뇌물을 받을 경우 5년 징역에 벌금 5,000달러를 징수하도록 했다. 당시 이 정도의 처벌은 강력한 것이었으나 부패의 근절은 쉽지 않았다. 이 총리는 다시 1981년 개정 이후 1989년 부패재산몰수법을 통과시켰다. 법원에 부패사범들이 획득한 각종 재산을 압류하고 동결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부여한 것이다.
  넷째, 싱가포르는 이러한 강력한 법과 집행과는 별도로 공무원 부패예방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모든 공무원이 따라야 하는 부패예방제도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모든 공무원의 무(無)채무 선언이다. 모든 공무원은 무담보채무가 월급의 3배를 넘을 수 없도록 했다. 개인적인 채무관계가 결국 부정, 부패로 이어지는 핵심고리라고 판단한 것이다.
  다섯째, 이와 함께 모든 공직자의 재산을 공개하도록 했다. 공무원의 경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자신은 물론 배우자를 포함한 재산공개를 의무화시켰다. 재산공개 과정에서 설명할 수 없는 재산축척에 대해서는 몰수가 가능하도록 했다. 모든 공직자들은 선물을 수수하지 못하도록 했다. 또한 모든 공무원은 원칙적으로 선물을 주고받지 않도록 규정했다. 선물과 뇌물 사이의 고민, 개념의 혼란 등을 원천봉쇄했다.
  아시아적 문화, 가치기준으로는 지나치게 야박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으며 엄격한 법적용으로 사회가 너무 살벌하다는 일부의 비판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법과 원칙을 총리는 물론 고위공직자들이 앞서서 실행함으로써 싱가포르는 아시아 최고 청렴국가로 자리매김했다. (정리|코리안프레스)

부패인식지수(CPI)란?  기업인과 국가분석가 등이 인식하고 있는 개별국가의 부패정도를 의미한다. 0-10의 범위 내에서 점수를 부여하여 0에 가까울수록 부패가 심각하다고 느끼는 것. 국가간 부패정도의 차이를 드러낼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기때문에 전문가들의 경험과 인식을 조사 비교해 이를 계량화한 뒤 국제투명성기구가 해마다 순위와 점수를 발표한다.

기사제공 : 코리안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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