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숫자 이야기
보스톤코리아  2007-03-30, 15:30:16 
  완전함의 경지 3



  고대 로마에서 3은 완전무결함을 의미한다. 선을 상징하는 1과 악을 상징하는 2의 합인 3은 신성시 되어왔는데, 초기로마의 지배형태인 '3두 정치'가 그 예다. 또 3은 대부분의 종교적 전통이나 철학사상에서 합일을 이루는 개념으로 발견 된다.
  기독교에서 3은 성부, 성자, 성신이라는 삼위일체를 나타냈고, '길이요, 진리요, 생명'으로 표현되는 예수는 이런 세 가지 상징으로 구세주임을 입증했다. 불교에서도 숫자 3은 많은 의미를 갖는다. 법당에는 삼존(三尊)이 있고, 인간의 괴로움은 3욕(식욕, 수면욕, 음욕)으로부터 비롯되며, 이로 인해 빚어지는 3업(입, 몸, 마음)을 벗어나지 못한 중생은 끝없이 사바세계를 윤회하게 된다.
  1이 양을, 2가 음을 뜻하는 숫자라면 3은 음과 양 어느 한쪽에 치우침 없는 완전한 수다. 신화의 세계관이 천지인(天地人)의 3개 구조로 나타나는 것도 완벽한 조화를 추구한다는 뜻이다. 단군신화에서 환인이 하늘을 상징하고 환웅은 하늘과 땅을 연결 하는 존재로, 단군이 땅을 의미하는 인물로 나타나는 것이 한 예다. 단군신화에서 곰이 여자로 변하는 시간을 삼칠일(三七日)로 정한 것도 흥미롭다. 7일이 세 번 겹치면서 동물이 완벽한 인간으로 변할 수 있다는 관념을 반영한 것이다.
  음양이 합해진 3은 새로운 자손의 생산을 뜻하기도 한다. 이는 우리의 삼신신앙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삼신할머니라고 부르는 이 신은 아기를 점지하고 낳고 잘 자라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여기서의 삼신은 세 명의 신을 가리키는 것으로 추측된다. 삼신상에서 밥과 국이 항상 세 그릇 차려져 있는 것이 좋은 증거다. 우리 조상들은 삼신할머니가 있어 아기가 태어날 때 첫째 신은 뼈를, 둘째 신은 살을, 셋째 신은 영혼을 갖게 해준다고 믿었다. 이처럼 3은 완벽하고, 복을 가져다주는 수로 여겨지고 있다.



  죽을 사(死) = 4 ?



  우리나라에서 숫자 4는 죽을 사(死)와 발음이 같아 기피하는 숫자이지만 이슬람교에서 4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슬람교도는 네 명의 부인을 정실로 들일 수 있다. 간통을 범한 자는 네 번 고백할 수 있으며, 품행이 방정한 네 명의 증인이 그 고백을 확인해야 한다. 초기 이슬람시대에는 네 명의 정의로운 칼리프(마호메트의 후계자라는 칭호)가 지배했다. 4는 분명하고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는 기하학적 형태를 구성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각형은 예로부터 완전하고 확고한 형태로 간주되어 왔다. 영어에서는 앞뒤가 꽉 막힌 사람을 가리켜 '스퀘어 맨(square man)'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인간의 삶을 반영하는 수, 7



  중국에서 7은 여자의 일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믿는다. 여자 아이는 일곱 달이 되면 젖니가 났다가 일곱 살이 되면서 빠지며, 다시 7년이 지나 14살이 되면 '음(陰)의 길'이 열린다. 다시 말해 14살부터 여자는 성적으로 성숙해지다가, 7과 7을 곱한 49세가 되는 해에 폐경기를 맞는다. 이러한 과정은 의학적인 견지에서 보더라도 상당히 정확하게 들어맞는다. 게다가 월경은 7×4일을 주기로 하며, 임신 기간도 마지막 월경의 첫날로부터 7×40일 동안으로 잡는다. 또한 중국인들은 임신한 지 일곱 달 만에 낳은 칠삭둥이는 살 수 있어도 팔삭둥이는 살지 못한다고 믿고 있다.
  옛 바빌로니아의 신전은 7층이었다. 마야 인들은 7층의 하늘을 알고 있었으며, 7을 공간 속에서 방위를 나타내는 수로 보았다. 유대교에서 일곱째 날은 하느님이 안식을 취하는 성스러운 날로 간주했다. 구약성서에서도 아담의 7대손인 라멕은 777세를 누리고 죽었으며, 노아의 방주에 짐승들이 들어간 7일 후 홍수가 땅을 덮으며, 노아는 땅에 물이 걷히고 나서도 7일을 기다려 비둘기를 내보낸다. 고대 이스라엘에서는 속죄 의식을 치를 때 피를 일곱 번 뿌렸다. 결혼식도7일, 추모기간이나 큰 축제도 7일간 이었다. 죽은 자의 영혼이 육체에서 풀려나 자유로워지는 데는 일곱 단계의 시간 단위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동양에서도 같아서 7일단위로 모두 일곱 번의 제사를 지낸다. 기독교 신학자들은 7이 보편성을 상징하는 수라고 보았다.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일곱 교회는 곧 교회의 보편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7은 그리스 신화에서도 중심을 이루는 수였다. 아폴로가 세상에 나온 날은 7일이었다. 로마 인들에게 7은 길한 수였고 행운의 수여서 원형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시합에서 많이 쓰였다고 한다. 로마의 건국설화에 따르면 로마는 일곱 번째 올림피아 대제가 열린 첫해에 세워졌다고 한다.
  이란의 수많은 관습에도 사용되는데 결혼식에는 일곱 명이 거드는 것이 의무이고, 병이 나면 일곱 집에서 거두어들인 음식물을 환자에게 주어야 한다. 음식을 만들 때는 일곱 종류의 양념을 쓰고, 일곱 가지의 맵게 절인 채소를 먹는다. 이슬람교에서 기도할 때는 신체의 일곱 부분(얼굴, 두 팔, 두 무릎, 두 발)을 사용한다. 위계질서는 일곱 등급으로 구분되어 있다. 불교에서도 석가모니는 7년 동안 구도의 고행을 했으며, 명상 수행에 들어가기 전에 보리수나무를 일곱 바퀴 돌았다. 극락은 일곱 천계로 되어 있으며, 현세에 성불을 이루기 위해서는 일곱 가지의 종교적 품행이 요구된다.



  9를 빼고는 중국을 얘기하지 말라



  많은 문화에서 9는 달(月)의 위상과 관련된다. 고대 멕시코 인들은 신월에서 상현과 만월을 거쳐 하현으로 이어지는 달의 아홉 위상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들은 이러한 달의 변화 주기를 바탕으로 우주 전체를 다양한 층위로 나누었다. 그들은 우주에는 아홉 개의 하계와 그 위에 위치한 중간 세계인 지구 그리고 13개의 하늘이 있다고 생각했다. 여기에 세상의 다섯 연대를 나타내는 신성한 수 5를 합하면 28이 되는데, 이것은 바로 달의 주기를 나타내는 수가 된다. 9는 여기서 하계를 나타내는 수이자 여성의 특성을 가진 수이다.
  유럽에서도 작곡가가 아홉 개의 교향곡을 작곡하면 죽는다는 징크스가 있다. 베토벤, 드보르자크가 그러했고, 브루크너는 열개를 작곡했지만 맨 처음 시작품에 0번을 매겨 아홉 징크스에 걸린다.
  오늘날 중국의 북경은 수천 년 전 점성가들의 도움을 받아 하나의 중앙부와 여덟 개의 진입로를 가진 도시로 건설되었다. 따라서 북경은 아홉 구역으로 구획되어 있으면서 3의 제곱수를 기하학적으로 펼쳐 보이는 형태를 하고 있다. 이것뿐만 아니라 중국의 문화유적 곳곳에서 9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중국인들이 9월9일을 길일로 여기고 이날 결혼하는 이들이 많은 것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에서는 짝수보다 홀수를 좋아하고 홀수로서 가장 많은 수인 아홉수는 상서로운 수이다. 중국 묵화에서 대나무를 그린 것을 보면 아홉 마디짜리가 많다. 중국 황제의 용상은 9계단이고 도교에 있어 천상은 아홉 마당으로 999 모서리로 돼있다. 중국 사람의 의식구조를 받치고 있는 "도덕경"이 9x9=81장으로 된 것도 우연은 아니다.
  한데 9는 끝수요 종말을 상징하는 때문인지 햇수만은 9년을 액년(厄年)으로 여긴다. 9자가 겹치는 해를 중대한 고비가 닥친다고 인식한다. 999년은 송나라가 북쪽 오랑캐 거란에 굴복한 해이다. 1599년 누르하치 남침, 1799년 백련교의 반란, 1899년 의화단의 난 등 중국 사상 치명적인 외침이나 내란은 9가 겹친 해에 일어났다. 1999년에 야기될 불안과 위기를 중국서는 "천년충"이라 한다. 밀레니엄 버그를 직역한 것이겠지만 불안한 검은 그늘을 느끼게 하는 천년충이다.
  9는 무언가를 이루기 직전에, 불의의 사건으로 일을 그르침을 두려워하는 데서 연유된 "조심과 긴장"의 숫자라고 봐야 한다.



  불행의 수 13



  민간에서 13은 불행의 수로 알려져 있다. 사람들은 13명의 손님을 저녁식사에 초대하기를 꺼려한다. 심지어 나폴레옹이나 루스벨트 같은 역사적인 인물조차 13명의 사람들과 함께 탁자에 앉기를 주저했다고 한다. 많은 호텔들은 객실이나 층에 13이라는 수를 붙이지 않는다. 으레 13일은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는 날로 간주되며, 이날이 금요일과 겹쳐지기라도 하면 더더욱 그렇다.
  폴 호프만(Paul hoffman)은 1987년2월 미국의 스미스소니언 협회지에 기고한 '13 공포증 Triskaidekaphobia'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 어려운 이름을 가진 공포증 때문에 미국은 일 년에 결근 내지 결항으로 인한 손해액을 10억 달러나 감수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매달 13일에는 기차나 비행기의 예약이 취소되는 결과가 빈번하고 영업상의 거래액도 감소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13이라는 수에 대해 지니고 있는 이러한 편견과 미신이 17세기에 비로소 형성된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
  13이라는 수에 내포된 부정적인 의미는 부분적으로는 고대의 신화에도 원인이 있다. 그러나 현대인이 13에 대해 갖는 두려움은 역사학적으로 볼 때 비교적 늦게 생겨난 편견이라 할 수 있다. 예수는 자신이 체포돼 사형될 것을 알고 12명의 제자와 함께 만찬을 들었다. 식사 도중 유다가 자리를 떠나 예수를 배반하고 병사들을 불러와 예수는 잡혀갔다. 다음날 예수는 십자가 못 박혀 죽임을 당하였는데, 이날이 금요일이다. 기독교도들은 예수와 12제자를 합해 13명이 모인 곳에서 유다의 배반이 일어났으므로 13이라는 숫자에 배반과 불행이 담겨있다고 믿게 됐다. 그리고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불행이 일어나 날이 금요일이었으므로 이 또한 불길함과 고통을 상장하게 된 것이다.



  만감이 교차했던 "1999년"



  사람들은 두 번째 천년을 겪게 되는 날이 올 것을 반신반의했다. 세기의 '마지막' 해라는 사실에 주목한 나머지 1999년 이후에는 지구가 멸망할 것이라는 예측부터 세상이 확 바뀌어 뭔가 달라질 것을 기대하는 등 너무나 다양한 기대와 우려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었다.
  99라는 숫자는 절대적 일체성에 대립되는 수, 혹은 아직 완전에 이르지는 못하는 수로 간주되었다. 99마리 양보다 잃어버린 양 한 마리가 더 소중하다는 성경의 비유는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기독교에서 99는 신의 일체성으로 이어지는 천사들의 질서와 관련이 있다. 이러한 생각은 이슬람교에서 말하는 신의 가장 아름다운 아흔아홉 이름과 연결된다. 가장 아름다운 아흔아홉 이름도 오직 백 번째 이름에서 완결되는 만유 일체성을 암시하는 것이다. 그 후 이슬람교에서는 예언자 마호메트의 아흔아홉 이름에 대한 사상이 발전되었다.
  99는 100에서 1을 뺀 수이므로 경계가 제한된 수이기도 하다. 6세기 아랍의 시인 임롤카이스는 그의 시에서 먼저 아흔아홉 번의 입맞춤을 요구한 다음 다시 한번의 입맞춤을 요구한다. 그리고 100명의 적을 죽이겠다고 맹세했던 옛 아랍의 영웅 산파라는 그만 아흔아홉 번째 적과 싸우다가 부상을 입고 말았다. 그러나 그는 죽어가면서도 자신의 부러진 뼛조각으로 백 번째 적에게 치명적인 부상을 입힘으로써 결국 맹세를 지켰다.
  한편 1000은 십진법 체계에서 모든 수를 포괄하는 수로 간주되고 있다. <시편>에는 '네 앞에서는 천 년이 하루 같도다'라는 구절이 있다. 중국인들이 어떤 사람의 생일날 '천 번의 봄'을 기원한다면, 이것은 만수무강을 빈다는 뜻이다.
  99라는 숫자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는 밀레니엄에서 한해가 모자란 1999년에 대해 사람들이 두려워하거나 의미를 부여하였던 것에 투영되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99가 사람들에게 의미 있게 다가오는 것은 1000 단위 수라는 '완벽함'에 대한 기대와 1의 부족으로 인해 생기는 안타까움, 조바심이 교차한 복합적인 감정의 소산이 아닐까?



  108의 숨겨진 의미

  108의 의미는 육관 (六官 : 耳(소리), 目(색깔), 口(맛), 鼻(냄새), 心(뜻), 體(감각)]이 서로 작용해 일어나는 갖가지 번뇌가 좋고(好), 나쁘고(惡), 좋지도 싫지도 않은(不好不惡) 평등(平等)의 3가지 인식 작용을 하게 되는데 이것이 곧 3×6=18가지의 번뇌가 된다. 거기에 탐(貪), 불탐(不貪)이 있어 18×2=36가지가 되고, 이것을 과거 (過去), 현재(現在), 미래(未來) 즉 전생(前生), 금생(今生), 내생(來生)의 3世에 36×3 =108이 되어 백팔번뇌(百八煩惱) 라 한다. (코리안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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