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티파티, 이해와 오해
보스톤코리아  2012-01-09, 14:13:42 
• 깅그리치, 그리고 공화당 보수층의 티파티
내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의 대선 예비후보군 중에서는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의 지지율이 수직 상승하면서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크게 앞서고 있다고한다. 각종 여론 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치솟는 깅그리치 지지율의 일등 공신은 티파티 회원들 사이에서 늘어난 지지율 덕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무엇이 티파티 회원들로 하여금 깅그리치를 지지하게 하는 걸까? 티파티 그룹하면 즉각적으로 떠오르는 의료보험 개혁 반대, 감세, 작은 정부, 연준 (FRB) 해체 같은 주장들과 깅그리치, 무리 없이 어울리긴 한다.

오바마 집권초기부터 깅그리치는 오바마의 경기부양책을 “사회주의적”이라 공격했다. 그는 지금의 불경기는 결국 실업과 고용 불안의 문제이며,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정부가 아니라 기업이다, 따라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감세 등 기업가들이 기분 좋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는 논지를 펼쳤다.

개인적으로는 오바마의 경기 부양책의 문제점은 미국 납세자들의 미래를 담보로 위기의 원인이자 결과인 월스트리트의 무책임함에 인공호흡기를 달아준 데에 있다고 보기에, 깅그리치처럼 사회주의 운운하는 라벨링에 동의하기 힘들다. 그래도, 깅그리치가 적어도 페일린이나 허커비 같은 인물과는 달리 꽤 논리적인 사람이라는 인상은 강력하다.

어쨌거나 왜 오늘날의 보수층은 티파티라는 이름으로 결집했을까? 감세와, 복지 지출 반대, 작은 정부 등을 내세우는 티파티는 자신들이 “보스턴 티 파티”의 정신을 잇는 시민의 불복종 운동이라고 주장한다.

• 1773년 보스턴 티파티
1773년 12월 16일, 인디언으로 위장한 일군의 식민지 “애국파”, 혹은 상인들과 밀수업자 등이 보스턴 항에 정박해있던 다트머스, 엘리너, 비버 등 동인도회사 소속의 배에 잠입, 배에 실려있던 차 수 백 상자를 부수고 바다에 던져 버렸다. 잘 알려진 보스턴 티파티 사건이다.

식민지와 본국과의 갈등은 보스턴 티파티에 이르자 극에 달하게 되었다. 보스턴 차 사건 이전에 인지세법 (Stamp Act, 1763) 에 반발하여 “대표 없는 과세”를 문제 삼고 식민지 연합회를 이끌었던 곳도 제임스 오티스의 매사추세츠 의회였고, 사무엘 아담스가 “애국의 아들들 (Sons of Liberty)”을 조직한 곳도 이곳 보스턴이었다. 관세 징수를 골자로 하는 타운센드 법에 대한 강력한 반발도 이곳에서 나왔다.

1774년, 영국 정부는 보스턴 티파티에 대한 일종의 응징조치로서 일련의 강제법령 (Coercive Acts)를 실시한다. 여기에는 영국 정부가 파손된 차에 대한 배상이 이루어질 때까지 보스턴 항구를 폐쇄한다는 보스턴 항구법 (Boston Port Act), 중죄를 범한 영국 관리를 미국이 아닌 다른 식민지 혹은 영국에서 재판받게 함으로써 그들을 보호하려는 재판 운영법 (Administration of Justice Act), 그리고 영국 군대가 요구할 경우 식민지인들은 숙식을 제공해야한다는 숙영법 (Quartering Act) 등이 포함되어 식민지인들은 이를 일명 “참을 수 없는 법 (Intolerable Acts. 영국은 Coercive Acts라고 불렀다)”이라고 불렀다.

이로써 식민지인들의 본국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했고, 본국과의 갈등에서 다소 관망자 입장이었던 대부분의 식민지들마저 결집하게 되는, 독립 전쟁의 도화선이 되었다는 사실은, 그리하여 보스턴은 건국의 심장이라는 자부심을 달고 살게 되었다는 것쯤은 누구나 다 안다.

• 보스턴 티파티가 조세 저항운동이었을까?
그런데 그 유명한 보스턴 티파티의 본질이 오늘날의 티파티 그룹이 주장하는 것처럼 조세 저항 운동이었을까? 진실은 정반대에 가깝다. 독립 운동의 여정에서 새로운 종류의 과세에 반대하는 여러가지 저항이 일어났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적어도 보스턴 티파티는 부당한 과세에 저항하는 시민의 불복종 운동과는 거리가 있다.
정확히 말하면 여러가지 요인으로 파산 위기에 놓인 동인도 회사, 그리고 동인도 회사의 대주주로 있는 영국의 특권층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처로서 행해진 1773년 차 조례 (Tea Act)에 대한 즉각적인 반발이었다. 차 조례는 동인도 회사의 차에 대한 세금을 감면하는 것과, 동인도 회사의 재고 물량 차 중에서 이미 지불한 세금에 대한 환급 등을 포함한다. 이로써 영국 의회는 다국적 거대 기업인 동인도회사가 식민지 (그리고 심지어 본국의) 소상인들과의 경쟁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도록 엄청난 입법 특혜를 베풀었던 것이다.

결국 따지고 보면 (기업) 감세는 사실상 동인도 회사와 대주주들을 보호하기 위한 영국 정부의 방식이었을 따름이다. 현재의 티파티 그룹이 주장하는 것처럼 보스턴 티파티가 조세저항이었고, 감세가 식민지 시민들의 저항 방식이었다고 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지나친 진실의 호도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1773년 티파티의 핵심 인물들도 보스턴지역에서는 나름 특권층이었던 상인들이었고, 티파티 자체가 그 그룹의 이익을 방어하기 위해 발생한 사건이었긴 하다만)

다시 깅그리치. 깅그리치는 논쟁에 임할때면 “역사학자로서 내가 보기에”를 내세우기를 즐기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보스턴 티파티를 시민들의 조세 반발 (아니, 과세 반발)처럼 호도하는 흐르에는 입다물고 티파티 그룹의 지지를 즐긴다는 것. 역사학을 공부한 깅그리치는, 티파티의 본질을 이해하고 있을까, 오해하고 있을까?

보스톤코리아 컬럼니스트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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