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130
보스톤코리아  2016-05-16, 11:43:51 
'죽은 진지왕'과 '산 도화녀'의 사랑 이야기, 이 이야기는 삼국유사에 전한다(권1기이2도화녀, 비형량). 진지왕은 살아서는 도화녀와의 사랑을 이루지 못했지만 죽어서는 이루었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는 비형량이라는 아들을 두고 있다. 이것은 진지왕의 사랑이 얼마나 크고 간절한 것인지 보여준다. 복숭아 꽃 같이 아름다운 여인 도화녀와의 사랑 이야기와 그들의 사랑으로 태어난 아들, 귀신을 부리는 비형량의 이야기를 풀어본다. 

삼국유사에 다음과 같이 전한다. 일부를 인용한다. [제25대 사륜왕의 시호는 진지대왕이고, 성은 김씨이다. 왕비는 기오공의 딸인 지도부인이다. 대건大建8년 병신에 왕위에 올랐다<고본古本에는 기해라고 했으나 잘못이다>. 나라를 다스린지 4년 만에 정치가 어지럽고 음란하여 국인들이 폐위시켰다. 

이보다 앞서 사량부沙梁部 서녀庶女의 딸이 자색이 곱고 용모가 아름다워 당시 사람들도 도화랑桃花랑이라고 불렀다. 왕이 듣고 궁중으로 불러들여 상관하려고 하자 여인이 말하기를 "여자가 지킬 일은 두 남편을 섬기지 않는 것입니다. 남편이 있는데 어찌 남에게로 가겠습니까? 비록 만승萬乘의 위엄으로도 끝내 정조는 빼앗지 못할 것입니다"라고 했다. 왕이 말하기를 "너를 죽인다면 어찌 하겠느냐?"라고 하니, 여인이 말하기를 "차라리 저잣거리에서 목을 베일지언정 다른 마음을 가질 수는 없습니다"라고 했다. 왕이 희롱하여 말하기를 "남편이 없으면 되겠느냐?"하니, 여인이 말하기를 "됩니다"라고 했다. 왕이 여자를 놓아 돌려보냈다.

이 해에 왕이 폐위되어 죽었고, 3년 후에 그 남편도 죽었다. 남편이 죽은 지 열흘 후 갑자기 밤중에 왕이 평상시처럼 여자의 방에 들어와서 말하기를 "네가 옛날에 승락했듯이 지금 네 남편이 없으니 되겠느냐?"라고 하니, 여자가 가벼이 허락하지 못하고 부모에게 알렸다. 부모가 말하기를 "임금의 말씀인데 어떻게 피할 수가 있겠느냐?"라고 하며 딸을 방에 들어가도록 했다. 

왕이 7일 동안 머물렀는데, 항상 오색 구름이 집을 덮고 향기가 방 안에 가득했다. 7일 뒤에 갑자기 왕의 자취가 사라졌다. 이것으로 인해 여자가 임신을 해 달이 차서 해산하려고 할 때 천지가 진동하더니 한 사내아이를 낳았는데, 이름을 비형鼻荊이라고 했다].

신라의 제25대왕 진지왕(재위 576 ~ 579)의 이름은 사륜舍輪또는 금륜金輪이다. 그는 진흥왕의 둘째 아들이다. 첫째 아들 동륜銅輪은 보명궁주의 치맛폭을 찾아 월담을 하다가 개에게 물려서 죽었기에 사륜이 왕이 되었다. 사륜이 왕이 된 배경에는, 화랑세기에서는 사도왕후와 미실 등이 정권을 잡기위해 진흥왕의 죽음을 알리지 않고 미실이 사륜에게 색공을 하여 왕후의 자리를 거래하였다. 

또 다른 견해는 죽은 동륜태자의 아들 김백정이 어리기 때문에 즉 '사륜계'의 주동 인물인 거칠부와 김무력이 '동륜계'를 제치고 사륜을 즉위시키고 나서 거칠부는 상대등이 되었다는 설이다. 그리고 폐위에 관해서는 미실과의 약속인 왕후 책봉을 하지 않았고, 다른 많은 여인들과 황음荒淫을 하면서 정치를 어지럽게 했다는 연유다. 

또한 거칠부가 노환으로 578년에 죽으면서 '사륜계'가 세력을 잃었고 이에 '동륜계'가 득세하였기에 진지왕을 폐위하여 죽였다고 본다. 진지왕의 재위 기간 짧아서 삼국사기에는 많은 기록이 없지만 삼국유사의 폐위기록과 도화녀와의 사랑이야기(여기서는 죽은 후의 이야기로 나오지만 진지왕 생존 시의 일일 가능성이 크다. 왕으로서 정사政事는 전혀 돌보지 않고 7일 밤낮으로 정사情事만 했다면 폐위의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그의 정난황음의 일부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화랑세기를 종합해 보면 큰 그림이 드러난다. 

진흥왕은 치세 중 불교의 전륜성왕轉輪聖王 이념을 바탕으로 자식들의 이름도 동륜, 사륜으로 지었고,171) 활발한 정복 활동을 하여 국토를 확장하였다. 사서의 기록 뿐만 아니라 현존하는 진흥왕순수비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171) 전륜성왕은 불법을 펼쳐 세상을 평정한다는 예언된 인물이다. 그는 금륜, 은륜, 동륜, 철륜이라는 네 아들을 두었다. 금륜이 4개국, 은륜이3개국, 동륜이2개국, 철륜이1개국을 다스린다고 한다. 그러니 전륜성왕은 황제였다. 아소카왕이나 백제의 성왕도 전륜성왕을 자처했다. 그런데 진흥왕은 금륜과 은륜이라는 아들이 없으니 혹시 어릴 때 죽은 아들들이 더 있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사륜은 철륜이란 뜻이다. 

참고문헌:삼국사기, 삼국유사, 삼국사절요, 화랑세기–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신라속의 사랑 사랑속의 신라(김덕원과 신라사학회, 경인문화사)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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