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않은 길에 대한 단상
신영의 세상 스케치 657회
보스톤코리아  2018-08-13, 10:30:22 
계절과 계절의 샛길에서 만나는 설렘은 무어라 표현하기 참 어렵다. 뉴잉글랜드의 사계절은 언제나 새로운 느낌으로 나를 유혹한다. 특별히 예술가나 문학가가 아니더라도 계절마다 만나는 자연을 통해 인생에 대한 깊은 생각과 마주할 수 있어 좋고 잠시 나 자신을 뒤돌아볼 수 있는 사색의 시간이 많아 좋다. 겨울이 좀 긴 느낌이 들지만, 또한 그 겨울을 충분히 즐기고 누리며 만끽할 수 있음도 하늘이 내게 주신 아주 특별한 선물이라는 생각이다. 또 한 가지 덧붙인다면 뉴잉글랜드 지방에는 미국을 대표할 수 있는 자연의 목가적 전원시인이 여럿 있다는 것이다.

전원 목가의 세계적인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 Robert Frost (1874~1963)는 버만트를 중심으로 한 보스톤 북쪽의 시골풍경을 詩로 많이 그렸다. 미국의 문학사상 제일의 여류 시인 Emily Dickinson (1830-1886)은 주로 형이상학적인 주제를 많이 다루었던 시인이다. 또한, 하버드 대학을 졸업했으나 부와 명성을 마다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자연 속에서 글을 쓰며 일생을 보냈던 Henry Davied Thoreau (1817-1862)가 있다. 미국 문학 사상 제일 많이 인용되는 詩로 일컫는 하바드 대학에서 언어를 가르치는 교수였던 Henry Wadsworth Longfellow (1807-1882)가 있다. 이처럼 보스톤 주변의 시인들의 색깔은 남다르다.

가지 않은 길  / 로버트 프로스트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그 중에서도 목가적 시인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은 문득문득 내게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하고 인생에 관해 묻고 또 인간 존재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묻게하는 아주 좋아하고 귀히 여기는 시편이다. 이 시편은 나뿐만이 아니라 각 나라에서 번역되어 수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시편일 게다. 이처럼 내가 사는 고장에 귀하고 자랑스런 시인이 살았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지 않은가 말이다. 그가 지금 여기에 있지 않더라도 그의 작품을 통해 그의 숨결을 그대로 만날 수 있으니 더없이 고맙고 감사한 일이 아니던가.

"로버트 프로스트는 전원시인으로서 유명하다. 그는 많은 경우 자연의 목가와 농촌의 서정을 밑그림으로 삼아 그 위에 비교적 긴 서사를 엮어 넣어서 아름다운 시를 썼다. 그는  미국의 뉴잉글랜드 지방, 그 가운데서도 버만트를 중심으로한 보스톤 북쪽의 시골풍경을 시에서 많이 다루었다. 그런 시를 통하여 그는 인간의 고독과 죽음 그리고 자연의 의미를 이야기하였다. 목가적 서정 속에서 하나의 주옥이 되어 빛나는 인간의 고독, 이것이 그의 시의 전형적인 모습이 아닐까 한다."

특별히 시인 프로스트의 생각을 깊이 만나지 않더라도 우리의 삶은 가끔 '길'과 비유하지 않던가. 우리의 인생은 어쩌면 시인의 말처럼 언제나 숲 속의 두 갈래길에서 망설임의 연속일지도 모른다. 길을 걷다가 두 갈림길에서 멈칫 서서 두 길을 모두 선택할 수 없어 고민하고 갈등하게 된다. 이렇듯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서 하나의 선택이란 참으로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네 인생은 늘 두 갈림길에서의 자신이 선택한 길과 선택하지 못한 길에 대한 아쉬움이나 미련 그리고 후회가 남기 마련이다. 어떤 길을 선택하든 선택하지 않은 길에 대한 아련함이 가슴에 남는 까닭이다.

우리는 인생길을 가면서 항상 옳은 선택만을 할 수 없다. 그래서 아쉬움이나 미련이 남기도 하고 후회가 되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종종 있다. 그것이 어떤 결과로 인해 옳든 그르든 간에 이미 선택 된 것이다. 그것을 우리는 '운명'이라고 하나의 이름을 붙여 놓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어떤 길을 선택했든 간에 나 자신이 선택했다는 것이다. 시인의 마음처럼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풀이 더 있는 길을 선택해 그 길이 아니 내 인생길이 설령 가시밭길일지라도 그 길을 선택했음으로 후회보다는 행복했다는 고백은 아닐까.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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