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AFKN
보스톤코리아  2019-07-01, 10:17:22 
60년대가 끝나가고 있었다. 금성TV였을 게다. 텔레비전 화면에서는 치익 소리와 함께 세찬 물결이 치고 있었다. 안테나가 필요했던 거다. 어머니와 중학생이던 내가 나설수 밖에 없었다. 제법 먼거리를 긴 대나무를 들고 운반해왔다. 어머니는 앞을 잡았고, 나는 뒤를 잡고 걸었다. 대나무 중간은 출렁였다. 

대나무를 세우고, 줄을 매달고, 안테나를 조정해야 했다. 지붕에 올라간건 형이었다. 아버지는 ‘거기, 거기다. 아니 조금만 더 틀어라.’를 여러번 반복했다. 미국에선 1950년대 초인데, 20여년후 한국 중산층에서 TV를 들여놓기 시작했다. 화면은 여전히 흐렸다만, 다른 선택의 여지도 없었다. 아직 흑백이었다.

내 직장 선배가 물었다. 뜬금없는 질문이었다.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언제 가져봤느냐.’ 기억할 수없었다. 가져 본적이 없었으니 말이다. 작은 TV는 가져봤다. 휴대용은 아니었다만, 14인치 흑백이었다. 우리집에도 칼라티비를 구입하면서, 쓰던게 내방으로 옮겨졌던 거다. 

미군방송 AFKN은 이미 칼라였다. 늦은 밤이었다. 많지 않은 채널을 돌릴적 이었다. AFKN에서 영화를 시작하고 있었다. 러시아 해바라기밭이 바다처럼 펼쳐지고 있었다. 곧이어 소피아 로렌이 등장했다. 영화 ‘Sun flower’였다. 자막이 없으니 당연히 알아 들을수는 없었다. 하지만, 대충 줄거리를 짐작할적에 영화에서 눈을 뗄수 없었다. 몰입했고 잠을 잊었다. 

며칠전이다. 인터넷에서 우연히 읽은 글이다. 그대로 옮긴다.

"엄마 영화 해바라기 알아?"
"알지 당연히~ 소피아로렌이 그때 얼마나 인기였는데, 소피아로렌은 다 커. 눈도 크고, 코도 크고, 입도 크고"
"영화는 어땠어?"
"잘 기억은 안나지만, 평생 한남자만 바라본 여인의 이야기잖아~ 그때 다들 그 영화 보고 얼마나 울었는데"

AFKN에서도 6시 뉴스를 전해줬다. 듬직해 보이던 하사관이 아나운서였다. 그의 영어는 물흐르듯 듣기에 삼삼했다. 굵은 목소리에 텔레비전 박스가 울렁였다. 주한미군 방송이라 번역할 수있겠다. American Force Korean Net Work.

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가 대상을 받았다고 했다. 봉준호감독의 ‘기생충’. 한국영화는 양量으로야 많지는 않을 거다. 하지만, 질은 최상인 모양이다. 축하를 보낸다. 이런걸 격세지감이라 하던가. 제목은 징그럽다. 

백성에게 좋은 소식을 전하였으나 (누가 3:18)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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